‘빙점’을 읽고 ◆줄거리 미우라 아야코의 소설 빙점의 시대적 배경은 2차 세계대전 직후인 1946년에서부터 시작된다. 쓰지구치 병원에 병원장인 게이조에게는 미모의 아내 나쓰에가 있다. 둘 사이에 어린 남매를 두고 행복한 결혼 생활을 이어 오고 있었다. 불행한 사건을 만나기 전까지. 나쓰에는 쓰지구치 병원의 안과의사 무라이의 유혹에 마음이 흔들렸다. 게이조가 출장을 간 사이 집을 방문한 무라이는 나쓰에를 향한 열렬한 사랑 고백을 한다. 어린 딸 루리코가 성가시다고 느꼈던 나쓰에는 밖에 나가서 놀라고 한다. 다음날 루리코는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되었다. 게이조는 루리코가 유괴범에 의해 죽임을 당하던 날 무라이가 게이조의 집에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나쓰에 목덜미에 키스 자국을 발견하고 배신감에 사로잡히고 시간이 흘러 입양하기를 원하던 나쓰에에게 의도를 숨긴 채 루리코를 죽인 유괴범의 자식인 요코를 입양하게 친구인 의사 다카기에게 부탁한다. 요코가 일곱 살이 되었을 무렵 다카기에게 부치지 못한 게이조의 편지를 읽고 나쓰에는 배신감에 치를 떨지만 내색하지 않는다. 나쓰에는 요코의 급식비를 일부러 주지 않는 등 지능적으로 요코를 괴롭힌다. 하지만 총명하고 의지가 강한 요코는 항상 상황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 게이조와 나쓰에 사이의 장남 도오루가 둘 사이의 언쟁을 엿듣고 요코의 비밀을 알게 되지만 도오루는 요코를 사랑한다. 도오루는 자신의 감정을 숨기고 친구 기다하라에게 요코를 소개해 준다. 기다하라와 요코는 서로 사랑하게 되고 기다하라가 게이조 부부의 집을 찾아와 결혼을 허락받으려는 순간 나쓰에는 요코가 살인자의 자식임을 폭로한다. 기다하라는 사실이라고 해도 요코를 사랑하는 마음에 변함이 없다고 단호하게 말하지만, 요코는 자신이 살인자의 자식이라는 사실이 살아갈 힘을 잃게 되는 빙점이 되었다고 말하며 부친의 죄를 용서해 달라는 유서를 남기며 루리코가 살해당했던 강가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다. 기다하라는 다카기를 통해 요코가 루리코를 죽인 살인범의 자식이 아니라 불륜으로 태어난 사생아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요코가 의식을 되찾으면서 소설을 끝이 난다. ◆느낀 점 가장 놀라웠던 것은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시련에 굴하지 않는 요코의 굳센 성격이었다. 요코가 열 살 무렵 계속해서 나쓰에가 급식비를 주지 않자 우유 배달 일을 시작한다. 보급소에서 부부의 대화를 엿듣고 자신이 친딸이 아님을 알게 되지만 당당함을 잃지 않는다. 중학교 졸업식에서 대표로 답사를 적어 놓았던 글을 나쓰에가 몰래 백지로 바꾸지만, 순발력을 발휘해서 멋진 졸업식 답사를 한다. 우울증으로 인해 자살한 직원 얘기를 하는 장면에서 요코는 죽은 직원을 향해 자신이 사랑받는 존재이고 누군가에게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알았다면 죽음을 선택하지 않았을 것이라 말하는 장면은 사실 요코 자신의 솔직한 심정 같아서 마음이 아팠다. 씩씩한 척했지만, 마음 한구석은 항상 외롭고 쓸쓸했을 것이다. 자신도 부모님에게 사랑받는 소중한 사람이 되고 싶었을 것이다. 한 가정에 엄청난 불행이 있었고 불행을 딛고 다시 행복한 가정이 되지 못한 이유에는 소통과 대화의 부재에 있다고 생각한다. 루리코가 죽던 날 무라이와 무슨 일이 있었는지 대화를 통해 깊은 관계로 이어진 것이 아니라고 밝혀졌다면 그리고 무라이에게 마음이 잠시 흔들렸던 나쓰에가 게이조에게 진심으로 용서를 구했다면 오랜 세월 서로를 미워하며 살게 되거나 요코가 불행을 겪지 않았을 것이다. 나쓰에라도 친구인 다카기에게 사실을 토로했더라면 더 빨리 진실을 알게 되었을 거라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상대방이 자신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할 때 사람들은 꼭 말로 해야 알겠냐고 하지만 이해가 되지 않는 상황에서는 충분한 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가족이라도 자신이 잘못했다고 느낄 때는 진심 어린 사과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애지중지 키운 요코가 루리코를 죽인 살인자의 딸이라는 사실을 알고 괴로워하는 나쓰에를 보고 싶었다는 게이조는 아내의 불륜을 의심해서 복수하고 싶었는데 아내를 향한 복수의 칼날은 자신도 다치게 했고 도오루와 요코도 불행하게 만들었다. 자신은 강물이 아니므로 폐수에도 물들지 않겠다고 다짐하던 요코처럼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신념이나 가치관이 퇴색되지 않는 삶을 살고 싶다. 소설은 ‘원수를 사랑하라’라는 성경의 가르침을 화두로 던진다. 사람이기 때문에 원수를 사랑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울 만큼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게이조와 나쓰에에게도 어려운 일이었을 것이다. 나에게도 원수를 사랑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원수를 사랑하진 못해도 내 가족을 사랑하고 친구를 사랑하는 좁은 의미의 사랑에서 점차 사회로 그리고 내가 사는 이 나라까지 내 안에서 밖으로 뻗어가는 사랑을 하고 싶다.
「지구에서 한아뿐」을 읽고◆줄거리「보건교사 안은영」의 저자이기도 한 정세랑 작가의 「지구에서 한아뿐」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소장하고 있던 옷을 리폼하는 업사이클링 가게를 운영 중인 한아는 남자 친구 경민과 오랜 연인 사이이다. 둘 사이에 애정이나 열정은 이미 식어 있었다. 경민은 이직이 잦았고 한아를 두고 혼자 해외여행을 가는 등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였다. 그렇다고 한아를 만날 때라도 살갑게 챙기거나 마음을 표현할 줄 아는 다정함도 없었다.경민은 캐나다로 유성우를 보러 간다는 말을 남기고 훌쩍 떠나버렸다. 여행에서 돌아왔을 때 분명 경민의 모습이 맞는데도 한아는 경민이 아니라고 느낀다. 여행에서 돌아온 경민은 예전에 한 적 없던 행동들을 했다. 한아에게 직접 음식을 만들어 주거나 다정한 말과 행동으로 사랑을 표현했고 친구 유리와 프러포즈 할 계획을 함께 의논했다.사실 캐나다에서 돌아온 경민은 경민과 외모만 똑같은 외계인이었다. 우주에서 한아를 지켜보았고 한아를 사랑하게 된 외계인과 경민은 우주 자유 여행권과 경민의 신체 정보와 한아에 대한 정보를 맞바꾼 사실을 알게 된다. 한아는 서서히 외계인 경민의 진심을 알게 되고 프러포즈를 받아들여 둘은 행복한 결혼 생활을 이어간다.십 년의 시간이 흐르고 경민이 우주여행을 마치고 돌아온다. 경민은 외계인 경민이 알려준 방법을 따르지 않고 무리하게 우주여행을 감행한 탓에 처참한 몰골로 한아 앞에 나타난다. 한아가 경민을 간호해 줄 수 있게 외계인 경민은 잠시 여행을 떠난다. 건강에 치명상을 입은 경민은 한아의 보살핌에도 결국 세상을 떠난다. 외계인 경민은 다시 한아의 곁으로 돌아오고 둘은 2085년이 될 때까지 행복하게 살다가 한아가 숨을 거두기 전 외계인 경민은 한아의 새 몸을 우주에 이식하겠다고 말한다. 앞으로 우주에서도 둘은 행복하게 살 것이다. 먼저 가서 기다리고 있는 친구 유리 부부와 함께.◆ 느낀 점리폼하는 일이 크게 돈벌이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수입과 상관없이 매일 행복하게 일하는 한아였다. 비 오는 날 보도블록으로 올라온 지렁이를 화단으로 옮겨 주는 등 작은 생명체까지 애정을 가지며 환경을 생각해 저탄소 생활을 실천하는 한아를 우주에서 지켜보다 사랑에 빠져 이만 광년을 달려 한아에게 왔다고 고백하던 외계인 경민이다.외계인 경민은 실제 경민과는 다르게 교류가 없었던 경민의 새어머니를 주기적으로 찾아뵙고 취미를 함께 했고 경민을 못마땅하게 여기던 유리의 마음도 얻어서 외계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도 든든한 지원군이 되었고 서먹서먹하던 유리 남편과도 가까운 사이가 되었다. 또 경민의 장례식을 치르고 힘들어하는 한아를 위해 손수 북엇국을 끓이던 다정함으로도 알 수 있듯이 마음은 주고받는 것이어서 내가 먼저 좋은 사람이 되어 있어야 상대방의 마음도 받을 수 있다고 느꼈다. 그리고 한아를 평생 사랑으로 대하는 외계인 경민을 보면서 사랑하는 사이에도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선택의 갈림길에 섰을 때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는 것은 둘 다 가질 수 없다는 뜻이고 하나는 포기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새로운 하나를 가지기 위해 내 주위에 당연한 듯 존재해서 소중함을 몰랐던 하나를 잃을 수도 있다. 우주 자유 여행권을 선택할 때 11년을 만난 여자 친구는 경민에게 고려의 대상이 아니었다. 우주의 끝까지 가서야 한아를 떠올렸다고 한다. 소중한 것을 너무 늦게 깨달은 경민을 보면서 지금 내게 당연한 듯 존재해서 소중함을 잊고 있던 가족과 친구 그리고 소소한 일상을 잠시 감사한 마음으로 떠올렸다.
‘가짜 모범생’을 읽고1. 줄거리17살 황선휘의 쌍둥이 형 건휘가 석달 전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자살했다.형의 죽음 이후 정신과 약을 복용 중이며 심각한 콜라 중독 증상과 형의 환영을 보는 등 우울증과 정신적인 문제를 겪고 있다.엄마는 형제에게 전교 1등을 강요했고 훈육이라는 미명 아래 어릴 적부터 목봉으로 상습적인 구타를 자행해 왔다. 장래의 꿈마저 엄마가 정해버리고 특권층이 되기 위해 형제에게 공부를 강요했다. 엄마의 등쌀에 취미생활도 마음대로 할 수 없었던 형제는 중3이 되도록 친구도 없고 엄마의 학대로부터 서로를 의지했다.전교 1등에 명문고 진학을 앞두고 영재 코스를 밟아온 형이었지만 억눌린 감정은 ‘분노 조절 장애’로 나타났고 농구를 하다가 동급생과 싸우다가 화를 참지 못하고 동급생의 목을 졸라 의식을 잃게 하는 사고를 저질렀다. 다행히 며칠 뒤 피해자는 의식을 찾았지만, 엄마는 형 대신 경찰서에 가서 자수하라고 한다. 하지만 피해자는 형이 한 것이라고 진술한다. 형은 소년원에 가기 전 죽음을 선택했다.형의 죽음 이후에도 선휘의 엄마는 변하지 않았고 공부만을 강요했다. 선휘를 자신의 방식으로 지배하려 했다. 고1이 되고 같은 반 여학생 은빈과 가까워지면서 공부가 아닌 생활 체육 지도사가 되고 싶은 꿈을 가지게 된다.성적은 점점 떨어지고 자신의 말을 따라주지 않는 선휘와 엄마는 학업 문제로 심각하게 대립한다. 엄마와 말다툼 중에 형의 환영을 본 선휘는 자신도 모르게 베란다에서 떨어지려고 하다가 엄마의 저지로 정신을 찾는다. 엄마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극적으로 엄마와 화해한다. 엄마의 잘못된 교육에 침묵했던 아빠도 선휘에게 사과했다. 선휘는 해외로 배낭여행을 떠나기 전 추모공원에 들러 형에게도 작별인사를 고한다.2. 느낀 점실제로 소설과 비슷한 사건이 있었다. 2011년 11월 엄마를 살해하고 8개월 동안 시신을 방치하다가 연락이 되지 않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아버지의 신고로 범행이 드러나게 된 사건이었다.당시 고3이던 피의자 김군의 어머니는 김군에게 살해되기 전 사흘 동안 잠을 못 자게 하고 공부를 강요했다. 정신력을 길러야 한다며 밥도 굶겼다. 사건의 변호사에 따르면 김군은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엄마를 살해한 시점까지 엄마에게 맞았다고 한다. 한번 매를 들면 50대씩 때리는데 날이 새도록 맞았다고 한다. 실제로 매를 맞을 때마다 갈아입는 바지는 피로 얼룩져 있었다고 한다. 주로 왼쪽 귀를 맞았다고 하는데 이명이 생기기도 했고 야구방망이, 골프채, 홍두깨 등으로 맞았는데 구타는 10시간 동안 이어졌다고 했다.김군의 엄마는 전교 1등이 아닌 전국에 1등을 원했고 고1 때부터 성적이 떨어지자 엄마가 무서워 전국 60등으로 성적을 위조하기도 했다고 한다. 엄마의 꿈은 아들이 서울대에 가서 외교관이 되는 것이었다고 한다. 위조된 성적표에도 엄마는 만족하지 못했고 범행 전날 깜빡 졸았다는 이유로 골프채를 들고 50대씩 세 차례 이백대를 구타당했다고 한다. 사흘 동안 잠도 못 자고 밥도 굶으며 공부만 했다. 다음날 학부모 총회가 예정되어 있었는데 위조된 성적이 들통나서 엄마에게 맞아 죽을까 두려웠다고 범행동기를 밝힌 실제 사건이 있었다.소설과 실제 사건의 공통점이 있다면 아이 본인의 장래의 꿈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엄마가 아이의 미래까지 강요하고 있으며 성공한 특권층이 되기 위해 우수한 성적을 강요하고 따라주지 않으면 폭력을 행사하는 등 심각한 학대를 저질렀다는 점이다.실제 사건에서도 김군의 아버지는 집을 나와 연락이 끊긴 지 5년이 지났다고 한다. 소설 속에도 선휘의 아버지도 쌍둥이들에게 가해지는 학대에 대해 알고 있었지만 관여하지 않는 방관자였다. 소설과 실제 사건 모두 엄마의 폭력성을 막아줄 수 없는 아버지의 부재가 나타난다.광장에서 과일을 파는 아저씨 이야기가 잠깐 나오는데 개 두 마리가 밤늦은 시간까지 짧은 목줄에 묶여 한 걸음도 움직일 수 없었고 짖어대는 개들에게 아저씨는 나무 막대기를 휘두르기도 했는데 학대가 아니냐고 우려하는 사람들에게 잘 돌보고 있다며 상관하지 말라고 했다. 선휘의 엄마도 쌍둥이들에게 정신적인 탯줄을 아직 끊지 못하는 사람 같았다. 아이들의 목에 줄을 아주 짧게 쥐고서 놓지 않는 것, 아이들이 자라서 성공한 특권층이 되기 위해서 일거수일투족을 간섭하고 따라주지 않으면 폭력을 행사하는 것을 사랑이라 생각했다. 엄마의 잘못된 사랑으로 인해 아이들은 숨 쉬는 것조차 벅차다는 것을 형을 잃을 때까지도 깨닫지 못했다.
구미호 식당 2 : ‘저세상 오디션’을 읽고1. 줄거리열여섯 살 나일호에게 6월 12일 그날은 일진 사나운 날이었다. 아침부터 여동생과 티격태격 다퉜고 골목에서 몰래 담배 피우는 모습을 아버지에게 들키고 점심시간엔 하지도 않은 일을 담임 선생님이 오해해서 꾸중을 들었다. 하굣길에는 건물 옥상에서 뛰어내리려는 같은 학교 동급생 나도희를 구하려다 도희와 함께 죽음을 맞았다.죽음을 맞아서 간 저승의 상황도 만만치 않았다. 이승에서 주어진 시간을 다하고 온 사람은 이승과 저승 사이의 강을 건너 저승으로 갈 수 있지만 스스로 생을 마감한 자들은 심판을 받는 곳까지도 갈 수 없다고 저승사자 마천이 단호하게 말했다.그곳에는 도희와 일호 말고도 스스로 생을 마감한 열한 명의 어른들이 더 있었다. 일호는 자신은 스스로 죽음을 선택한 것이 아니라 도희를 구하려다 죽은 것임을 저승사자에게 말하지만 믿어주지 않았다. 이 길을 지나려면 오디션에 통과해야만 지나갈 수 있다고 했다. 무엇을 하든 심사위원이 눈물을 흘리면 오디션에 합격할 수 있다고 했다. 합격하지 못하면 이곳에서 오랜 시간을 떠돌아야 한다고 했다.도희는 오디션 프로그램에 나가 우승을 한 래퍼였다. 팬들도 많고 팬 카페도 있었다.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심사위원이 극찬한 가사가 사실은 본인이 쓴 것이 아니라는 폭로성 글이 팬 카페에 올라오고 여러 확인되지 않는 글들이 인터넷상으로 퍼지면서 악성 댓글로 마음의 상처를 입은 도희는 죽음을 선택했다. 가사는 동급생 정호가 쓴 것이었다. 도희는 자신의 잘못으로 인해 사람들이 자신을 미워하게 되는 것이 두려웠다고 했다.일호에게 오류가 있다는 사실을 파악한 저승사자 마천과 사비는 일호를 사람들 모르게 다시 이승으로 보낼 계획을 세웠지만, 사람들이 알게 되어 계획은 무산되었다. 열세 명의 오디션 심사위원은 바로 자신의 영혼이었다. 일호는 동생에게 예전의 잘못을 진심으로 사과했고 영혼이 눈물을 흘려서 아홉 번째 오디션에서 겨우 합격할 수 있었다.오디션에 합격한 일호는 높은 분에게 가서 오류가 있었음을 말하고 다시 이승으로 돌아가게 되었고 도희는 일호가 돌아가면 팬 카페에 랩 가사는 정호가 썼다는 사실을 알리고 사과문을 자신이 쓴 것처럼 올려달라고 부탁한다. 마지막 오디션을 앞둔 도희에게 오디션 팁을 알려주고 사람들에게도 알려주라고 말하며 저승을 떠나 이승으로 돌아온다.2. 느낀 점죽음 이후의 세상은 우리가 모르는 것이기에 생각만 해도 무섭고 두려운 것인데 스스로 생을 마감한 사람들은 오디션에 통과해야만 저승으로 갈 수 있다는 저승사자 마천의 말에 사람들이 항의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항의에 사람들이 동조하는 장면이나 손을 들어 사사건건 질문하는 일호, 오디션 볼 때 반주를 틀어주고 마이크에 인이어까지 요구한다거나 마천의 말에 자다가 남의 허벅지를 긁는 소리라고 투덜거리는 사람, 티격태격 다투기도 하는 상황 등 스스로 생을 마감하고 저승으로 온 사람들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만큼 일상적인 대화는 죽음을 맞은 슬픈 상황임을 잊게 하고 웃음 짓게 만들며 우리가 모르는 세계에 대한 두려움까지도 잊게 한다. 박현숙 작가의 명랑만화와 같은 감성이 좋았다.「도희의 팬 카페에 댓글은 시간이 갈수록 더 험해졌고 칼날처럼 날카롭고 서늘했다. 언제 베일지 모르는 아슬아슬한 시간은 꽤 오래 지속 되었다. 나도 댓글을 달았다. 별생각은 없었다.」일호가 기억하는 도희의 상황이 그려진 소설 속의 문장을 가져와 보았다. 악성 댓글을 다는 사람은 ‘나’라는 사람을 모르는 곳에 가면을 쓰고 등장한 사람과 같다. 누구도 자신을 알지 못하기에 행동은 대담해지고 죄책감도 없는 것 같다. 자신의 말이 누군가를 아프게 했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할 것이다. 과연 사람에게 해가 없을까? 악성 댓글로 인해 우울증을 겪다가 죽음을 선택한 가수 구하라, 설리의 경우만 보아도 도를 넘는 비난이 비수처럼 가슴에 꽂히는 언어라는 화살의 무서움을 알 수 있다.
「독후감」 죽이고 싶은 아이1. 줄거리박서은이라는 열일곱 살의 여고생이 학교 뒤 공터에서 벽돌에 머리를 맞아 사망하는 사고가 다니는 고등학교에서 일어났다. 타살 용의자로 지목된 사람은 중학교에 다닐 때부터 절친이었던 지주연이라는 학생이다. 경찰은 사건 현장에서 주연의 지문이 묻은 벽돌과 사고 당일 보낸 카톡 메시지에서 공터로 나오라는 마지막 메시지를 서은에게 보낸 시간과 사망 추정 시간이 맞아떨어져 정황상 주연을 용의자로 지목하고 있다. 주연은 사고 당일 싸운 것은 사실이지만 그날의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다. 기자의 보도로 알려져 온 국민의 공분을 사는 사건이 되면서 서은과 주연의 이야기는 TV 프로그램에도 방송되었다.내성적인 서은이는 초등학교 때 왕따였던 사실이 중학교에 가서도 따라다녀서 친구를 잘 사귀지 못했는데 주연이 대신 싸워 주고 서은의 편에 서서 둘은 친해졌다. 서은이는 엄마와 단둘이 살았고 가정 형편이 어려웠다. 존재감이 없는 서은과는 달리 주연은 부유한 가정에 공부도 잘하는 학생이었다.중학교 3학년 때 같은 반 학생의 인터뷰에 다른 증언이 나왔다. 둘은 친구라기보다 서열 관계가 있는 듯해 보였다고 했다. 서은이는 주연이 시키는 대로 했고 주연도 서은이랑만 놀았고 다른 애들과 놀면 주연이 난리를 쳐서 다른 애들을 사귈 수 없었다고 했다. 이상한 점은 주연이 화를 내면 서은이는 벌벌 떨며 미안하다고 했다. 심지어 놀아도 되는 애를 주연이 정해주기도 했다는 것이다. 주연에게 휘둘리는 이유를 물었더니 처음 사귄 절친이고 자기한테 잘해준 게 많아서 고마워서라고 말했다고 한다.주연의 담당 변호사는 주연에게 불리할 수 있으니 그날 서은이가 늦게 나타났고 화가 나서 서은이를 두고 혼자 집으로 와서 잘 모른다고 증언하라고 시켰다. 경찰의 주장과는 달리 벽돌이 여러 조각으로 부서진 점으로 미루어 보아 엄청난 힘으로 벽돌을 내려쳤다는 것인데 50킬로그램의 여고생이 범행을 저지르기에는 불가능하다는 것이다.서은에게 남자친구가 생겼는데 편의점에서 함께 일하는 대학생이었다. 같은 반 아이의 말에 의하면 남자친구가 생긴 후로 둘의 관계가 서먹해졌다. 어려운 형편 탓에 기죽지 말라며 주연이 비싼 옷과 가방을 선물해주기도 했는데 하루는 데이트할 때 입어야 한다며 주연에게 옷을 사 달라고 했고 영화 보러 간다며 용돈을 달라고 요구한 적도 있다고 했다. 서은이의 남자친구 또한 말리기는커녕 돈을 더 받아오라고 시켰다는 것이다. 그 얘기를 들은 반 친구들은 서은이와 거리를 두게 되었다. 담당 변호사와 주연의 대화를 통해 주연이 낸 악의적인 소문임을 알 수 있었다.남자친구가 생긴 것을 알았을 때 주연은 처음에는 기뻐했지만, 자신과 함께 하는 것보다 남자친구와 함께 하는 게 행복해 보이는 서은에게 화가 나서 알바를 그만두라고 한다. 남자친구와 자신 중에 선택하라는 말까지 한다.서은의 남자친구는 인터뷰에서 주연은 음료수 마실 때도 서은이에게 빨대를 가져오게 시키고 카페에서 화장실 갈 때도 먼저 가서 위치나 청결 상태를 확인해 보라고 시켰는데 남자친구인 자신이 싫어할 것을 알고 악의적으로 행동했다고 증언했다.사건 당일 주연이 학교 뒤편에서 뛰어왔고 쫓기는 사람처럼 가방 지퍼도 제대로 잠그지 않은 채 황급히 나갔다는 담임 선생님의 결정적인 증언이 1차 공판에서 나왔다. 주연과의 의견 다툼으로 담당 변호사가 그만두고 국선 변호사가 사건을 맡게 된다. 국선 변호사인 장 변호사에게 주연은 서은이가 자신을 떠날까 봐 두려웠고 욱하는 마음에 벽돌을 집어 들긴 했지만 내려치지 않았다고 말한다.사건 당일의 목격자가 법정에 나타난다. 같은 학교에 다니는 학생은 교실에 숨어서 지켜보았으며 주연이가 교실에서 서은이 서 있는 창밖을 향해 벽돌을 던졌다고 증언했다.사실 그날의 진실은 화가 난 주연에게 서은은 주연을 친구로 생각한 적이 없었으며 사실은 주연을 이용한 것이라고 한다. 놀란 주연이 뒷걸음치며 밖으로 뛰어갔고 주연은 서은과의 마지막 대화를 잊기로 한다. 이 광경을 교실에서 숨어서 지켜보던 법정에서 주연이가 서은이를 향해 벽돌을 던졌다고 증언했던 학생이 주연이 창틀에 올려둔 벽돌을 보지 못하고 자신의 가방에 부딪히는 바람에 서은이의 머리를 맞아 사망한 사건이었다. 서은이를 죽게 한 학생은 하느님을 향한 독백을 통해 진실을 말하지만, 죄책감을 전혀 느끼지 않았으며 사건의 진실은 밝혀지지 않고 끝이 난다.2. 느낀 점방송 인터뷰가 주를 이루어서 내용이 전개되다 보니 언어의 포장지를 없앤 듯한 필터링 없는 솔직한 십 대들의 입말은 다소 충격적일 때도 있었다.서은이를 죽이지 않았음을 수없이 말하지만, 주연의 부모조차 사실대로 말하라고만 할 뿐 너를 믿는다는 따뜻한 말 한마디를 해주는 사람은 어디에도 없었다. 주연의 아버지는 설령 실수로 서은이를 죽였다고 한들 사실로 밝혀져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으며 살인자의 아버지로 낙인이 찍혀 실패한 인생이 될 것을 두려워했다. 담당 변호사도 사건의 진실보다는 자신의 경력을 위해 재판에 이기는 것에만 관심이 있었다.프로파일러에게 주연이 했던 고백이 떠오른다. 부모님은 자신에게 관심이 없었고 남에게 보여줄 때 빼고는 혼자 있게 했다고 자식에 대한 사랑이라 믿었던 것들 하지만 물질로 사랑을 채우지 못했다. 주연은 부모님에게 부족한 것 없이 지원을 받았지만 바쁜 아빠와 남들에게 보여주는 것에만 관심이 있는 엄마로 인해 주연이의 마음의 방은 텅 비어 있었다. 서은이는 어릴 적부터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서 둘은 외로움이라는 공통분모로 가까워졌다. 서은이를 보면 자신을 보는 거 같다는 주연이의 외로운 마음의 방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