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경청은 누군가에겐 기적이 될 수 있다.○도서명/저자: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 히가시노 게이고오랜 시간 베스트셀러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책이라서 읽지 않았어도 제목은 접해본 사람이 많으리라 생각하는 유명한 책이다. 나 또한 제목만 접해본 그런 사람이었다. 그러나 이 책을 접하게 된 계기는 엉뚱하게도 군대 생활과 관련이 있었다. 2020년 12월. 훈련소를 수료하고 막 전입을 왔을 때, 전역을 앞둔 병장 선임들과 함께 생활하게 된 적이 있었다. 낯선 환경에 적응하지 못했고, 많이 힘들었던 때가 있었다. 그런 때에 알게 된 책이 바로 이다. 사실 나는 소설을 안 읽은 지 꽤 오래됐다. 군대에 입대하며 다짐한 것은 “무엇이라도 더 발전하자.”였다. 그래서 훈련소 등, 군대에서는 자기계발 서적만 주야장천 읽었다. 소설과 시집을 좋아하며 류시화 시인을 존경하던 그때의 나와 비교될 정도로 다른 사람이 된 것 같다. 비현실적인 것을 좋아하던 내가 감성이 메마른 것일까, 아니면 동심이 이제는 없어진 것일까? 싶었다. 그러나 난 이 책을 읽으며, 나의 감성은 아직 살아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틈틈이 시간을 내어 나의 감정을 쏟아내면서 나미야 잡화점에 점점 빨려 들어갔기 때문이다.나는 책을 고를 때, 제목을 유심히 본다. 제목에서 독자에게 빼앗는 시선은 크기 때문이다. 그래서 표지는 거의 신경 쓰지 않았다. 그러나 은 표지가 예뻐서 더 흥미가 생겼었다. 나미야 잡화점만의 독특한 그림이 날 사로잡았다.책의 줄거리를 소개한다. 이야기는 작중 ‘환광원’이라는 보호시설 출신의 고아 3인방이 도둑질하다가 간판도 잘 보이지 않는 허름하고 오래된 가게에 숨게 된다. 바로 나미야 잡화점이다. 그들은 집에 훔칠만한 물건이 있나 뒤져보던 중, 낡은 잡지에서 고민 상담을 해주는 나미야 잡화점을 읽고 접하게 된다. 40년 전의 나미야 잡화점을 말이다. 그러던 중 그들은 어떤 소리에 이끌려 우유 상자 앞으로 향하게 됐다. 그리고 상자에선 덩그러니 떨어져 있는 편지 한 통을 발견하게 된다.그날 밤, 도둑들은 신기하고도 특별한 일을 겪는다. 바로 과거에서 온 편지를 받게 된 것이다. 올림픽 출전인 자신의 꿈과 불치병에 걸린 남자친구의 투병 사이에서 고민하는 한 여성의 고민 편지부터 받기 시작해, 생선가게 뮤지션, 유부남의 아이를 가져버린 여성 등 여러 인물의 고민 편지들에 하나씩 답장하며 이야기를 풀어낸다. 여기서 흥미로웠던 부분은 바로, 이야기들을 이어주는 매개체인 나미야 잡화점이다. 과거에서 미래로, 미래에서 과거로 보내는 편지를 이어주는 곳인 게 수상하다면 수상했고, 신기하다면 신기했다.나미야 잡화점에서 원래 고민을 들어주던 인물은 인자하고 자상한 ‘나미야 할아버지’였다. 그러나 30년 뒤, 현재인 미래에서는 돈을 훔치고, 차를 훔치는 고민 상담과는 거리가 멀어도 한참 먼 좀도둑들이 이런 무거운 고민을 들어주는 것에 대하여 의문을 가지게 됐다. “이런 사람들이 고민을 들어줘도 되는 걸까?, 말도 험하게 하고 편지를 보낸 이에게 막말하는 이런 사람들이?”라는 생각을 말이다.하지만 내 생각은 틀렸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옛 사회는 어땠을지 모르겠지만, 현 사회는 머리 아프고 복잡하게 돌아가는 일들이 너무나도 많다. 이 책이 출간된 연도는 2012년이다. 2011년에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 이후의 출간인데, 많은 이들의 마음에 상처를 입혔을 일이 발생하고 난 직후이다. 또한, 책을 읽으며 인상 깊게 읽었던 구절이 있다. 나미야 할아버지의 대사 중. “내가 몇 년째 상담 글을 읽으면서 깨달은 게 있어. 대부분, 상담자는 이미 답을 알아. 다만 상담을 통해 그 답이 옳다는 것을 확인하고 싶은 거야. 그래서 상담자 중에는 답장을 받은 뒤에 다시 편지를 보내는 사람이 많아. 답장 내용이 자기 생각과 다르기 때문이지.”라는 구절이다. 책에서 나오듯 등장인물은 제각각 모두 다른 아픔을 경험하였고, 그 고민을 겪었다.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고민을 상담해주는 도둑들도 있었다. 이것들을 모두 생각해보면 책 속의 시대인 40년 전, 30년 전, 책 속의 현재. 그리고 우리가 사는 현시대까지 모두 고민이 존재하는 것을 다시 깨달을 수 있었다. 은 모든 시대의 이런 모습들을 잘 꼬집었다.현대 사회를 사는 모든 사람이라면 일말의 고민이라도 가지고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아무 걱정 없어 보이는 어린아이들부터 인생을 많이 경험한 노인들까지 아마도 고민이 없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우리는 종종 고민이 생기면 부모님, 친구 등 가까운 사람에게 고민을 토로할 것이다. 그러나 나의 고민에 공감하지 않고, “더 힘든 사람도 있을 것이다.”, “누구나 고민은 있다.”라는 식의 답변이 돌아온 적이 있을 것이다. 혹시 “슬픔은 나누면 반이 된다.”라는 말을 들어보았는가? 나는 이런 상황에서는 슬픔을 나누면 공격을 받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도둑과 할아버지의 관계, 공통점은 없어 보일지 모르지만 사실 가장 가까이에 있을지 모른다. 바로 누구인지도 모를 사람들의 편지를 진심을 담아 읽고, 답장해주었다는 것인데, 이것이 우리가 여태껏 누군가의 고민을 들을 때에 놓치고 있던 것일 거다. 고민 편지를 보냈던 모든 인물은 상담 결과에 대하여 만족했고, 불만을 표하지 않았으니까. 우리는 상대방에게 고민이 생기면 고민을 ‘해결’ 해주려고 애쓴다. 정작 고민의 당사자는 해결이 아닌 ‘위로’와 ‘공감’이 필요한 게 아닐까? ‘힘들었겠다, 괜찮니?’ 등의 따뜻한 한마디로 누군가의 고민을 상담해준다니! 우리 모두 할 수 있겠다고 생각하게 되었다.좀도둑 3인방은 고민을 상담할 때 꾸중하기도 하며, ‘배부른 소리 하지 말라.’ 등의 조언을 했다. 그러나 나미야 할아버지는 경청하여 답변했다. 그들의 모습 중에서 감명 깊었던 장면은 장난으로 날아온 엉터리 편지 30장에 하나하나 답장을 해주는 모습이었다. “그런 수고를 하고서도 답장을 원하지 않는 사람은 절대로 없어. 그래서 내가 답장을 써주려는 거야. 물론 착실히 답을 내려줘야지. 인간의 마음속에서 흘러나온 소리는 어떤 것이든 절대로 무시해서는 안 돼.”라는 말을 했다. 뒤통수를 망치로 맞은 것 같았다. 나는 나와 생각이 같은 사람에겐 호의적으로 대했다. 그리고 나와 의견이 잘 맞지 않거나 생각이 다른 사람에겐 무시하거나 나의 의견을 밀어붙였다. 이 구절을 읽고 지나오며 행했던 행동들과 생각이 부끄러웠다. “이제부터라도 주위를 둘러보고 경청하는 자세를 가져보자.”라는 다짐을 갖게 했다.책을 읽고 느낀 점은, 소설 속 이야기처럼 모르는 사람의 이야기를 경청하여 고민을 상담해줄 수도 있다. 그러나 나는 아직 부족한 부분도 많은 사람이기에 우선, 내 근처에 있는 소중한 사람들에게 무슨 일이 있나? 관심을 주며 나의 소중한 것들을 아끼며 사랑해야겠다. 힘든 현실을 말해오는 사람들도 모두 큰 용기를 낸 사람들이니까.현재 나는 군인 신분이고, 많은 전우와 함께 생활한다. 분명 나와 마음이 잘 맞는 전우가 있을 것이고 그렇지 않은 전우가 있을 것이다. 새롭게 깨달은 점은 나미야 잡화점의 고민 상담 방법처럼 나와 다른 의견을 갖고 있다고 해서 무시하거나 배척하지 말아야겠다는 깨달음을 얻었다. 많은 사람이 모이는 공동체일수록 경청하고 이해한다면 화합하여 좋은 방향으로 가는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나에겐 긍정적인 성장의 기회가 될 수 있음을 생각해볼 수 있었다.마지막으로, 이 책을 읽으며 내 주변을 돌아보는 계기가 됐고 평소 나의 행실도 돌아볼 수 있었다. 요즘 고민이 많던 나에게도 큰 위로와 공감을 주었다.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는, 길을 잃은 이들에게 잠시 쉬어가는 휴식처가 되어준 소중한 이야기였고 관계의 소중함과 따스함을 알려준 책이다. 이 이야기는 누군가의 무거운 고민은 나의 공감으로 들어줄 수 있음을 나미야 잡화점을 통해 전달하였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작가는 “ 나미야 잡화점에 등장한 인물들의 삶이 연결됐던 것처럼 우리의 모든 삶도 언제 어디서 어떻게 연결될지 모른다. “라는 이야길 하고 싶었던 게 아닐까? 싶었다. 내가 남기고 싶은 솔직한 말은 우리는 어떻게 이어질지 모른다. 그러니 겸손해야 하고, 서로가 언제든지 도움을 받을 수 있으며 또한 내가 도움을 줄 수도 있다. 소중한 것과 특별한 것은 그렇게 멀리 있지 않을 것이다. 우리의 생각보다 훨씬 더 가까운 곳에 숨어 있을 것이다. 어쩌면 내가 상대방이 기다려온 기적일지도 모르겠다.2021 양구군 온라인 독서경진대회 군인 부문 수상작입니다.도움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