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족으로 희생된 여성들의 삶내가 처음으로 전족을 알게 되었던 건 초등학교 사회 수업이었다. 그때 교과서에서 본 전족은 아주 작고 무늬가 화려한 신발이었다. 크기가 너무 작아 인형이 신는 신발 같았지만, 전족의 겉모습만 봤기에 어린 시절의 나는 전족 문화는 단순히 발이 작은 여성을 선호하는 문화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은 중국에 관한 영화와 드라마를 보며 생각이 달라졌다. 전족에 대해 잘 몰랐던 어린 시절 기억을 떠올리며 “전족-10cm 발에 갇힌 여자의 운명”을 읽게 되었다. 이 책은 전족으로 유명한 동씨 가문에서 일어나는 한 가족의 이야기이다.주인공인 향련은 부모를 일찍 여의고 7살 때 할머니에 의해 전족을 하였다. 이때 전족 행위를 설명하는 과정이 매우 자세하게 표현되었다. 향련의 할머니는 다정하였으나 손녀가 전족을 무서워하며 거부하자 강압적으로 변하였다. 닭의 배를 칼로 가르고 향련의 발을 넣어 부드럽게 만든 다음 엄지발가락을 제외한 나머지 발가락의 뼈를 부러뜨려 발바닥 쪽으로 모아 천으로 고정했다.이 과정에서 향련은 매우 큰 고통을 느꼈지만 이건 단순히 준비 과정에 불과했다. 천으로 고정해도 스스로 걸으면서 꺾인 발가락을 짓밟지 않으면 전족 모양이 완성되지 않았기에 불타는 듯한 고통을 참으며 매일 억지로 걸어 다녀야만 했다.전족을 만드는 과정을 읽으며 그 잔인함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할머니는 향련을 위해서라며 손녀를 붙잡고 억지로 전족을 시켰지만 아이가 무서워하며 우는데도 강압적으로 발을 꺾어 만드는 것이 정말 손녀를 위한 행동인지 이해하기 어려웠다.주인공이 전족을 받으며 고통스러워하고 눈물을 흘리는 장면에서는 향련이 안쓰럽고 차라리 혼자 멀리 도망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이후 향련이 전족을 하고 처음으로 대문 밖으로 나간 날, 비슷한 또래 여자아이의 작은 발을 보고 질투하며 할머니에게 천을 더 꽉 해달라고 요청하는 장면이 나왔다. 이때 난 허탈하면서도 저런 마음이 든 향련이 이해되는 복잡한 감정이 들었다. 이미 발이 망가져서 되돌아갈 수 없다면 오히려 더 미의 기준에 적합하도록 노력하는 것이 향련의 상황에서 그나마 괜찮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잠시 들었기 때문이었다.향련이 전족을 받는 동안 동네 철없는 아이들이 전족 행위를 구경한다며 대문을 두드리는 모습이 묘사되었다. 책에서는 아이들의 성별은 나타나지 않았지만, 저 중 남자아이가 있다면 그건 남자는 전족을 하지 않아 자신들과 관련 없는 일이니 남이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구경거리 삼는 것 같아 불쾌했다.이후 향련은 동씨 가문에 며느리가 되는 신분 상승을 누리게 된다. 집안에서 열리는 전족 대회에 1위를 차지하며 위상이 높아지게 된다. 그러나 혁명이 일어나며 동가의 며느리들은 전족이 아름답기로 유명하기에 반전족파의 표적으로 삼아진다. 반전족파의 회장과 만나게 되고 향련은 맞서 싸우는데 사실 반전족파 회장은 향련이 전족을 시키지 않기 위해 떠나보낸 자신의 딸이었다. 결국 향련은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향련이 전족 하나만으로 동씨 가문 며느리가 되었다는 건 그 시절에 전족은 권력 그 자체였음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가난한 집 딸에서 유명 가문 며느리로 신분 상승을 한 향련을 보고 전족을 하는 여자아이가 더 많아질 것이란 생각이 들어 한숨도 나왔다.집안에서 전족 경연 대회가 열린다는 것도 의아했지만 대회의 평가 기준이 발의 크기가 작을수록 점수가 높다는 게 예상이 가면서도 놀라웠다. 겨우 발의 크기로 집안의 위상과 권력을 얻을 수 있다는 건 정말 믿기지 않았다. 사람마다 고유 기질이 달라서 어느 분야에 더 뛰어난 사람이 있을 텐데, 동씨 가문은 며느리들의 심성이나 지혜로움, 지식 등 그 사람의 장점을 전혀 주의 깊게 보지 않고 오로지 전족을 한 발의 크기로 정해진다는 것이 우습게도 보였다.“전족-10cm 발에 갇힌 여자의 운명”을 읽으며 전족은 여성만을 대상으로 하는 잔혹한 문화라는 생각을 했다. 전족을 하면 뛸 수가 없어서 위험한 일이 생길 때 도망을 가지 못하고 뒤뚱뒤뚱 걸어야 됐다. 또한 전족은 청소하고 바깥 일을 할 때와 같은 생활에서의 많은 걸림돌이 생기게 하였다. 그런데도 고작 남성들이 선호한다는 이유만으로 당시 여성들의 70%가 전족을 시행하였다는 점이 안타까웠다.책에서 인상적인 장면은 향련에게 전족을 해주기 전날 밤 할머니가 잠들지 않고 옆에 앉아 향련의 발을 하염없이 쓰다듬고 입술을 대는 장면이었다. 당시 향련의 나이인 7살은 뼈가 부드럽지 않아 전족하기 늦은 시기였다. 책에서도 향련의 비명을 들은 동네 주민이 이미 전족 시기를 놓쳤으면 생긴 대로 살게 두라며 할머니를 말리러 오는 장면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