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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타자에서 주체가 된 존재, 구미호 - 천년여우 여우비, 메이플스토리 미호에 나타난 구미호 분석
    타자에서 주체가 된 존재, 구미호Ⅰ. 서론고전이란 문학의 역사에서 그 위치가 인정되는 작품을 말한다. 또한, 참된 의미의 고전이란 그 질적인 가치가 인정될 뿐만 아니라 후세 사람들에게 끊임없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작품이다. 현대에 들어서 영화, 애니메이션, 게임 등 다양한 미디어가 발달하여 인간의 상상력을 시공간의 제약 없이 구현할 수 있게 되면서, 고전은 콘텐츠를 구성하는 데 주요한 자원으로 사용되고 있다. 구미호 전설은 많은 신화와 전설 중 빈번하게 사용되는 소재 중 하나이다. 누구든 매혹적인 모습으로 인간을 유혹한 뒤 간을 빼먹으려는 구미호에 마음을 졸이며 TV를 본 기억이 있을 것이다. 이전부터 구미호는 인간이 되기 위해 남성의 기를 빼앗고 간을 빼먹는 섹시하고 매혹적인, 팜므파탈의 정형화된 이미지로 나타났다. 과 같이 구전되는 이야기뿐만 아니라 현대의 영화, 게임에서도 여성 혐오적인 생각을 바탕으로 구미호를 그려내는 작품이 존재한다. 하지만 최근 이러한 전형적인 이미지를 탈피하고 자신의 정체성을 고민하고 타자와 화합하기 위해 노력하는 존재와 같이 구미호를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보고자 하는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 본고에서는 고전에 나타난 구미호의 이미지와 그 의미를 살펴보고, 전형적인 구미호의 이미지를 탈피하여 다른 측면을 새롭게 조명하는 작품을 찾아 분석하고 그 의미를 알아보고자 한다.Ⅱ. 고전적인 구미호 이미지구미호는 아홉 개의 꼬리를 가진 여우 또는 천년 묵은 여우 등 신비한 능력의 여우를 통칭하는 말이다. 구미호는 한국,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에 널리 퍼진 전설로, 고대에 인간이 자연을 해석하는 과정에서 시작되었다. 자연은 인간이 살아가는 삶의 터전임과 동시에 모든 것을 파괴하는 힘을 가진 공포의 존재였다. 인간은 자연재해처럼 원인을 정확히 규명할 수 없었던 사건에 대한 공포를 요괴와 귀신이라는 존재를 만들어 해석하였고, 이러한 자연에 대한 경외심은 애니미즘, 토테미즘의 형태로 발전되어 자연물을 숭배의 대상으로 만들었다. 경남 울주군 암각화 널리 퍼짐으로써 구미호는 점차 본래의 지위를 잃어갔다. 구미호는 남성을 유혹하여 그들이 이성적인 판단을 할 수 없는 무능한 상태로 만드는 존재이자 요괴임에도 ‘감히’ 인간이 되고자 하는 마음을 품은 부정적인 존재가 되었다. 인간을 돕는 신성한 존재에서 인간의 이성과 합리적 사고를 흩뜨리는 사악한 존재로 왜곡된 것이다. 이렇게 구미호는 인간과 철저하게 분리되었다. 인간에게 도움을 주며 조화를 이루는 존재가 아니라, 경계 바깥에서 인간의 삶을 위협하는 존재가 되었다. 사람이 되기 위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결국 실패한다는 서사는 구미호가 인간과 구분되는 타자임을 명백히 드러낸다. 이는 고전 설화 중 『여우구슬』 설화와 『여우누이』 설화에서 찾아볼 수 있다. 『여우구슬』 설화는 한 남성이 여우와 입을 맞출 때 여우 구슬을 물고 놓지 않아 뛰어난 능력을 얻게 되었다는 이야기이다. 이 설화에서 여우는 매혹적인 여성의 모습으로 나타나 남성의 기를 빼앗아 죽음에 이르게 하는 존재로 그려지는데, 이는 여성이 남성의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사고를 방해하는 존재임을 말하는 것이다. 한편, 『여우누이』 설화는 한 가족의 딸로 태어나 가족을 해친 여우를 막내아들이 죽이는 이야기이다. 여기서 여우는 간절한 기도를 통해 얻은 귀한 딸로 나타나는데, 어렵게 얻은 딸이 집안을 해체하고 아들이 다시 그 질서를 회복한다는 이야기의 이면에는 딸이라는 존재가 집안을 어지럽힌다는 가부장적 사고가 반영되어있다. 이처럼 구미호는 신성을 가진 초월적 존재로 탄생하였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인간과의 경계가 뚜렷해져 타자가 되었다. 타자화된 구미호는 당시 또 다른 타자였던 여성과 결합하여 그 부정적인 의미가 강화되었다. 그렇게 구미호는 매혹적인 모습으로 남성을 유혹하여 파멸에 이르게 하는 여성의 모습으로 정형화되었다.하지만 현대에 들어서서 구미호의 고전적인 이미지를 탈피하고 구미호 서사의 의미를 주체와 타자의 관계로 해석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작품 속에서 구미호는 매혹적인 여성의 모습으로 남성을 유혹하지 않의 나이로는 이제 막 10살인 어린 여우이다. 여우비는 지구에 불시착한 외계인 요요 6명과 살고 있으며, 구미호 사냥꾼에게 쫓기는 신세이다. 요요들은 고향으로 돌아가기 위해 우주선을 수리했지만 ‘말썽요’라는 외계인의 실수로 계획이 무산되었다. 화가 난 요요들은 말썽요를 내쫓았고 말썽요는 인간 마을로 내려가게 된다. 여우비는 이 말썽요를 찾기 위해 마을로 내려가는데, 그곳에서 만난 인간들과 어울리고, 특히 ‘황금이’라는 아이를 좋아하게 되면서 점차 인간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가진다. 여우비 앞에 나타난 그림자 탐정은 사람이 되려면 인간이 사랑에 빠졌을 때 나타나는 푸른 영혼을 빼앗아야 한다고 말하며 여우비에게 영혼 상자를 건넨다. 그러던 어느 날, 학교에서 현장체험학습을 가던 중 버스 사고가 나고, 여우비는 자신의 정체가 들킬 것을 감수하고 신비한 힘으로 아이들을 구한다. 정체를 들킨 여우비는 숲으로 숨어들었고 황금이는 그런 여우비를 찾아가 자신의 마음을 고백한다. 그림자 탐정이 준 영혼 상자가 푸른색으로 변한 황금이의 영혼을 거두려고 하자 여우비의 뒤를 쫓던 사냥꾼이 이를 저지한다. 구미호 사냥꾼은 이를 여우비가 한 짓으로 오해하고 공격한다. 황금이는 사냥꾼에 의해 공격받은 여우비를 안고 도망치다 영혼 세계 카니바에 빠져 영혼을 잃어버린다. 여우비는 황금이를 살리기 위해 자신의 영혼을 황금이의 영혼 대신 카니바에 바친다. 시간이 흐른 뒤 여우비는 인간으로 환생한다.2. 에 나타난 구미호 이미지 분석는 구미호 전설을 모티프로 하여 만들어진 영화이다. Ⅲ-1.에서 인용한 영화의 첫 장면에서 알 수 있듯이 구미호가 아홉 개의 꼬리를 가지고 사람의 영혼을 훔쳐 인간이 된다는 점에서는 고전과 유사하다. 하지만 영화에서 구미호의 특성이 어떻게 이용되는지, 영혼과 관련된 서사가 어떻게 전개되는지는 고전과 차이가 있다. 영화는 구미호 전설의 중심을 인간이 아닌 구미호에 맞추고 있다. 인간이 되기 위해 사람을 해치는 여우를 물리치거나 살해하여 신비한 능력을 얻는 기존의 이야기이가 명확히 드러난다. 여우비가 인간이 되고자 하는 점은 고전의 구미호 서사와 유사하지만, 인간이 되고 자 하는 이유와 과정, 결과 모두에서 차이가 있다. 고전에서 구미호가 인간이 되고 싶어 하는 이유는 명확히 제시되지 않지만, 영화는 사람과 화합하기 위해 인간이 되고자 한다는 ‘구미호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여우비는 구미호 사냥꾼을 피해 산속에서 요요들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 그들은 서로를 의지하며 살아가지만, 인간 세상과 단절된, 분리된 존재들이다. 산속에서 숨어 살던 여우비가 인간 마을로 내려와 사람과 어울리고, 나아가 황금이를 좋아하게 되면서 여우비는 자신이 인간으로부터 분리된 타자임을 깨닫는다. 그렇게 자신의 정체성을 깨달은 여우비는 타자에서 벗어나 주체가 되기로, 인간이 되기로 마음먹는다. 또한, 고전에서 구미호는 인간이 되는 과정에서 기를 빼앗고 간을 먹는 등 타인에게 위해를 가했지만, 여우비는 영혼을 빼앗으라는 그림자 탐정의 말도 무시하고, 오히려 자신의 영혼을 대신 바치는 등 인간이 되고 싶음에도 불구하고 타인에게 위해를 가하지 않았다. 여우비는 자신보다 타인을 먼저 생각하고 그들을 위해 행동함으로써 내적인 성장을 이루어내었다. 이야기의 마지막에서, 고전의 구미호는 인간이 되기 위한 노력의 결과로 정체를 들키고 산속에 숨어 살거나 죽임을 당했다. 이는 인간의 생존과 질서 유지를 위해 구미호라는 부정적 존재가 퇴치된 것을 의미하며, 구미호는 끝까지 인간과 어울리지 못하는 타자로 남게 된다. 반면, 여우비는 인간을 위한 죽음을 선택함으로써 환생하여 인간으로 태어나는 데 성공한다. 영화는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거쳐 자기 삶의 주체가 되고, 스스로 미래를 개척해나가는 여우비를 통해 주체가 된 구미호를 이야기하고 있다.이처럼 여우비가 인간을 사랑하고, 인간이 되기 노력하는 서사는 분리되고 고립된 상태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타자의 바람을 담고 있다. 여우비는 외계인 요요들과 함께 숲속 깊은 곳에서 사회의 주류를 이루는 인간과 분리되어 살고 있었다. 여우 여우비가 인간 마을에 내려갔을 때 황금이의 앞에서 ‘종이’의 모습으로 변했던 것은 자신을 지키기 위함이었고, 담임 선생님 앞에서 성인 여성의 모습으로 변신한 이유는 말썽요를 구하기 위함이었다. 또한, 현장 체험 학습을 가던 중 버스 사고가 났을 때에는 버스를 하늘을 나는 거대한 물고기로 변신시켜 친구들을 구해주었다. 이처럼 여우비의 변신 이유는 타인에게 해를 가하는 형태가 아닌 무엇인가를 지키기 위함이었고, 나아가 인간과 화합을 이루기 위함이었다. 여우비의 변신에는 타인과의 공존을 추구하려는 노력이 내포되어 있는 것이다.Ⅳ. 게임 의 캐릭터 ‘요미’에 나타난 구미호 이미지1. 게임 와 아랫마을 캐릭터 ‘요미’의 소개 요미의 생김새 구미호 요미를 보고 놀란 흥부 인간 요미, 구미호 요미는 게임 속 인물을 플레이하고 성장시키는 MMORPG 형태의 게임으로, 2003년 출시된 뒤 지금까지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가 현재까지도 많은 유저들을 보유할 수 있는 이유는 게임 속에 풍부한 서사가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종 보스인 ‘검은 마법사’를 둘러싼 이야기부터 시작하여 하나의 마을, 하나의 캐릭터에 부여된 서사가 플레이어의 감성과 상상력을 자극하고 성취감을 느끼게 한다. 그중 ‘아랫마을’은 한국의 전통문화와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토속적인 마을이다. 아랫마을의 배경은 조선 시대로 초가집과 기와집, 마구간, 우물 등의 건축물들이 있고, 뺑덕어멈, 박첨지, 사또 등 전래동화의 등장인물들이 NPC로 등장한다. 플레이어는 아랫마을의 캐릭터 ‘요미’를 도와 퀘스트를 수행한다. 아랫마을의 전체 서사를 구성하는 큰 축은 ‘구미호의 인간 되기’가 아닌 ‘죗값 치르기’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구미호는 아랫마을에서 사람과 함께 살아가고자 했으나 구미호를 두려워한 마을 사람들이 회피하자 절망한다. 구미호는 사람이 되기 위해 7대 죄악이 담긴 옥석을 훔쳤지만, 옥석은 구미호를 사람으로 만들어주지 못했고 오히려 마을에 큰 재앙을 가져온다. 구미호는 죄책감을 느끼며 울다 쓰러지아간다.
    인문/어학| 2022.06.08| 7페이지| 3,000원| 조회(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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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툰 한여름밤의꿈 신화적 상상력과 문화 분석
    에 담긴 신화적 상상력 분석과 감상Ⅰ. 서론웹툰은 인터넷을 뜻하는 ‘웹’과 만화를 의미하는 ‘카툰’이 합쳐져 만들어진 신조어로, 포털 사이트나 블로그 등 인터넷상에서 볼 수 있는 만화를 뜻한다. 초기의 웹툰은 일상의 사소한 해프닝을 그려내는 만화가 대부분이었지만, 2003년부터 대형 포털 사이트들이 웹툰 사업을 시작하면서 탄탄한 서사를 가진 연재만화들이 등장했다. 그중에는 로맨스, 드라마, 스릴러 등 다양한 장르 안에서 신화적 요소를 활용하여 스토리에 재미를 더해 독자들의 이목을 끄는 웹툰들이 존재한다. 한국의 무속 신화를 활용하여 큰 인기를 끌고 각각 영화와 드라마로 제작된 , 가 대표적인 그 예이다.<그림 1> 한여름밤의 꿈 (2012)위의 도 신화를 활용한 웹툰이다. 와 같이 신화의 서사구조를 따라 전개되는 것은 아니지만 작품에 반영된 다양한 신앙과 신화들이 독자들의 흥미를 끌고 상상력을 자극한다. 이처럼 신화는 시공간을 초월하여 소설, 영화, 웹툰 등의 작품을 만들어내는 하나의 자원이 되었다. 수백, 수천 년 동안 사람들의 입을 거쳐 전해져온 신화에는 시절 사람들의 생활과 사고방식이 반영되어 있다. 작가는 이러한 신화를 바탕으로 다양한 서사를 구성하여 독자들에게 전달하고, 독자들은 작품을 통해 교훈을 얻거나 상상력을 발휘한다. 이에 본 레포트에서는 작품 속에 어떠한 신앙과 신화가 활용되었고 어떠한 상상력이 반영되었는지, 그리고 그것이 어떤 의미인지 분석해보고자 한다.Ⅱ. 본론(1) 의 소개와 줄거리은 다음 만화속세상에서 2012년 5월 24일부터 2013년 1월 10일까지 연재된 김용회 작가의 웹툰이다. 가족과 사랑과 관련된 개개인들의 서사로 이루어져 있지만 크게는 자연 개발과 보호 간의 대립을 말하고 있다. 중심인물인 ‘견우’는 중학생 소년으로, 다른 지역으로 돈을 벌러 간 엄마와 떨어져 시골 외숙모댁에서 같이 살고 있다. 견우의 엄마는 무슨 일을 하는지, 새로운 사람을 만난 건지 소식을 알 수 없고 견우를 보러 오지 않으며 술을 마신 날에만 전화를 한다. 그렇게 매일 똑같은 시간을 보내던 중, 비가 오던 어느 날에 견우는 숲속에서 한 여자아이를 만난다. 여자아이는 자신이 어디에서 왔고 이름은 무엇인지 알지 못했다. 나중에 알게 된 아이의 이름은 ‘연’이었다. 연은 식물을 성장시키고 생물의 상처를 치유하는 등 신비한 능력을 지니고 있다. 연은 견우의 집에 머물면서 많은 사람에게 정서적인 위안을 준다. 늙고 병든 할머니에게 활기를 되찾아주고, 큰엄마의 딸 민경의 이별로 인한 상처를 치유했으며, 어렸을 때부터 억눌러왔던 견우의 감정을 터뜨려 성장할 수 있게 도왔다.한편, 필용 아버지는 땅을 팔아 돈을 마련하고 필용의 일자리를 만들어주기 위해 건설사 소장과 함께 마을 개발 동의서를 얻기 위해 노력한다. 필용 아버지는 마을 사람들에게 마을의 이익을 위해 땅을 복합단지로 개발해야 한다고 설득했지만, 마을 사람들은 신비한 능력을 가진 연의 등장을 성황신의 뜻으로 여겨 반대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사장은 용역을 불러 마을 개발을 단행하고 연을 없애기 위해 필용을 이용한다. 주민들이 힘을 합쳐 이를 막고자 했으나 역부족이었으며, 도망친 연도 결국 성황당에서 용역에게 붙잡힌다. 위험에 처한 연을 구하기 위해 견우가 몸을 날렸지만, 사장이 휘두른 둔기에 머리를 맞고 쓰러진다. 이때 연은 분노하며 자신의 능력을 사용한다. 연은 견우를 치료하고 용역들을 마을 사람들로부터 분리하여 마을을 위험에서 구한다. 덕분에 마을은 다시 평화를 되찾았지만, 능력을 모두 사용한 연은 사라져 자연으로 돌아가게 된다.(2) 에 반영된 한국의 민속신앙은 성황신, 도깨비, 마고 등 한국의 민족 신앙과 신화를 활용하여 스토리를 전개하고 있다. 먼저, 당산나무에 대한 민속신앙을 활용하였다. 당산나무는 마을을 지키는 신이 깃들어 있는 나무, 혹은 마을을 지키는 나무 그 자체를 뜻하며 실제 위치와 관계없이 심리적으로 마을 사람들 사고의 중심에 놓여 있는 존재이다. 작품에서 당산나무가 병들자 마을 사람들이 이를 걱정하며 성황신에게 제사를 지내는 것도 그들의 중심이 사라지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다. 또한, 마을 사람들은 당산나무를 신격화하여 세계, 우주의 중심이자 하늘과 땅을 잇는 우주수로 여긴다. 마을 사람들이 개발 허가를 놓고 고민하고 있을 때, 연의 등장을 당산나무의 계시로 여기며 개발에 반대하게 되는 이유도 당산나무를 하늘과 땅을 잇는 매개로 인식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당산나무는 마을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에 영향을 끼치면서 공동체의 사고와 정체성을 형성한다. 이같이 자연물을 신격화하는 민속신앙은 옛사람들의 생활상에서 비롯되었다. 농경을 중심으로 생활했던 옛사람들은 자연환경에 절대적으로 의지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비, 바람, 해 등 자신의 삶에 절대적 영향을 끼치는 삶의 조건인 자연은 점차 숭배의 대상으로 발전했고, 이런 자연 숭배는 공동체의 규모가 커지고 사회가 발전함에 따라 그 집단이 필요로 하는 신앙으로 세분화되었다. 당산나무는 이러한 신앙이 나타나는 대표적인 예 중 하나이다.연의 존재 또한 한국의 민속신앙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연은 작품 안에서 다양한 이름으로 불렸다. 견우의 할머니는 연을 ‘천지신명’으로 불렀고, 마을 사람들은 당산나무 ‘성황신의 현신’으로 불렀으며, 도깨비는 ‘신령’이자 ‘마고’라고 불렀다. 여기서 천지신명이란 하늘과 땅의 신령으로 천지조화를 주재하는 존재이고, 성황신은 토지와 마을을 수호하는 신이다. 또한, 신령은 신으로 받들어지는 영혼 또는 자연물이지만 산신령, 조상신 등 구체적인 쓰임이 있으며, 마고는 여성 창조신이자 무속의 최고 신으로 전해진다. 작가는 이러한 한국의 민속신앙들을 활용함으로써 연의 존재와 능력의 신묘함을 강조하고자 했다. 작품을 처음 봤을 때는 비슷한 맥락을 가지지만 차이가 있는 단어들이 모두 연이라는 존재를 설명하기 위해 쓰여 연이 어떤 존재인지 명확하게 설명되지 않는다는 점이 아쉬웠었다. 하지만 작품을 두 번, 세 번 읽어보면서 이 또한 작가가 의도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땅을 만들어낸 창조자이며 마을을 보호하는 수호신인 연의 존재 자체를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듯이 연을 그저 그런 존재, 자연스럽게 존재하는 그 자체로 받아들이길 바랐던 것 같다. 이 이외에도 도깨비, 귀신 등 한국의 민속적인 신화와 신앙은 시골이라는 자연과 미지가 가득한 공간의 특성과 공명하여 신비롭고 환상적인 분위기를 형성하는 데에 도움을 준다. 한국에서 자라고 성장하면서 어디에선가 듣고 보았을 법한, 시골에 가면 당장이라도 눈 앞에 펼쳐질 듯한 이야기들을 시각적으로 제시함으로써 독자들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당산나무 산신당 도깨비(3) ‘연’에 반영된 신화와 상상력연은 ‘자연과 사랑’이라는 작품의 주제의식을 구현하는 데에 있어 가장 중요한 인물이다. 연의 존재 자체는 자연을 개발하려는 사람들과 대비되어 그들의 폭력성을 효과적으로 강조하며, 재생과 치유의 능력은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정신적 고통을 치유한다. 먼저, 연의 이름의 의미는 정확히 제시되지 않았지만, 나는 연의 이름이 ‘자연’에서 비롯되었다고 생각했다. 연은 어느 날 갑자기 생겨나 우연히 견우와 만나게 된다. 어떠한 특별한 계기로 태어난 것이 아니다. 견우가 사는 곳과 이름을 물었을 때 연은 ‘여기’가 집이고 자신의 이름은 ‘연’이라고 대답한다. 연이 정확한 장소를 말하지 않고 ‘여기’라는 포괄적이고 추상적인 단어로 이야기한 것은 연이 자연 그 자체였기 때문이다. 연을 신령이나 성황신 등 자연을 신격화하고 의인화한 형태로 불리는 장면들은 연이 자연을 상징하고 있다는 것을 뒷받침한다. 한편, 연의 존재에는 동양의 사고방식이 반영되어 있다. 연은 재생과 치유의 능력을 사용할 때마다 어린아이의 모습으로 변해간다. 보통 어려진다는 것은 시간을 되돌려 젊음을 되찾는 재생의 의미라고 해석된다. 의 고델이 마법으로 시간을 돌려 젊음을 유지하는 것이 그 예이다. 하지만 연이 견우를 살리고 마을을 보호하기 위해 능력을 모두 사용했을 때 연은 아이의 모습을 거쳐 세포로, 세포에서 무로 돌아갔다. 이를 보았을 때 이 작품 안에서 어려진다는 것은 곧 죽음을 의미함을 알 수 있다. 자신의 능력을 사용함으로써 대상을 재생시키는 반면 자신은 죽음을 향해가는 연의 모습에서 생명과 죽음의 공존하는 동양의 일원론적 사고관을 발견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은 완전한 소멸이 아닌 태초의 상태로의 회귀이다. 봄이 가면 여름이 오고, 여름이 가면 가을이 오듯 생명의 순환을 뜻한다. 이러한 탄생과 죽음의 과정은 순환론적 사고관이 반영
    독후감/창작| 2022.05.29| 4페이지| 2,000원| 조회(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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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령왕릉에서 발견할 수 있는 백제의 타국 문화 수용
    무령왕릉에서 발견할 수 있는 백제의 타국 문화 수용- 중국 남조를 중심으로Ⅰ. 서론과거 고대인들은 죽음의 이유를 명확히 알 수 없었기 때문에, 그들에게 죽음은 두렵고 신비로운 것이었다. 그들은 사후세계 준비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했고, 조상의 무덤을 만들고 매장하는 데 각별한 정성을 쏟았다. 그래서 고분에는 당시 사람들의 사상과 관념을 비롯한 정치, 외교 등 모든 것이 담겨 있다. 무령왕릉은 충청남도 공주시 송산리 고분군에 위치한 백제 제25대 무령왕과 왕비의 능으로, 1971년 7월 5일 송산리 제6호 벽돌무덤의 배수 공사를 하던 중 발견되었다. 무령왕릉은 지석에 의해 주인이 밝혀진 몇 안 되는 무덤 중 하나이자, 무덤의 양식과 유물을 통해 당시 중국, 일본뿐만 아니라 동남아시아까지 교류를 넓혔던 백제의 문화와 국제성 등을 엿볼 수 있는 귀중한 고분이다. 본고에서는 그중에서도 백제에 가장 많은 영향을 끼친 남조에 집중하여 무령왕릉의 건축양식과 부장품을 분석하고 중국 남조와의 관련성을 살펴보고자 한다.Ⅱ. 백제 고분 무령왕릉 분석1. 무령왕릉의 건축양식[그림 1] 무령왕릉 [그림 2] 송산리 6호분에서 발견된 벽돌무령왕릉은 묘실 전체를 벽돌로 만든 벽돌무덤으로, 무덤 방으로 들어가는 널길과 시신이 안치된 널방으로 이루어진 한칸무덤에 아치 형태의 천장을 가지고 있다. 널길의 길이는 2.9m, 높이 1.45m, 너비 1.04m이며, 널방은 남북의 장충면이 4.2m, 동서의 길이가 2.72m에 가장 높은 곳은 3.14m이다. 무령왕릉은 벽돌과 벽돌을 밀착시켜 서로의 인장력을 이용해 쌓는 공적법이 사용되었다. 공적법은 벽돌의 크기가 일정해야 한다는 조건이 따라 더욱 까다롭고 어려운 기술으로, 천장 일부에서만 진흙을 접착제로 쓴 흔적이 보이고 나머지는 모두 공적법으로 축조되었다. 무령왕릉에는 크기, 형태, 무늬가 다른 28종류의 벽돌이 사용되었다. 무늬가 없는 벽돌, 문자가 새겨진 벽돌, 무늬가 새겨진 벽돌 등 각각의 벽돌을 사용한 무덤을 만들기 위해서는 사전에 종류별로 몇 점의 벽돌이 필요한지 정확히 계산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무령왕릉이 정확하고 치밀한 설계도를 바탕으로 축조된 무덤임을 추측할 수 있다. 벽면은 천장부가 시작되는 일정 높이까지 연꽃 모양이 양각된 벽돌 표면이 바깥쪽에 노출될 수 있도록 뉘어쌓기와 세워쌓기를 반복하는 사평일수 방식으로 쌓았는데, 이때 벽돌 2매가 조합되어 하나의 연꽃 모양이 되도록 하였다. 아치형 천장을 만들기 위해서는 한쪽 면을 작게 만든 사다리꼴 모양의 벽돌을 사용하여 조립하였다. 벽면과 천장에 박힌 15cm의 쇠못을 보면, 나무틀을 세우고 그 위에 벽돌을 쌓아 구조를 만든 뒤, 틀을 제거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졌다고 추측할 수 있다. 무덤의 벽면에는 작은 무덤을 밝히기 위한 등불을 올려놓는 복숭아 모양의 등감을 동서쪽 각 벽면에 2개, 북쪽 벽면에 1개 등 총 5개를 설치하였다. 이러한 무령왕릉의 건축양식은 그동안 한반도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이례적인 형태이다. 낙랑군과 대방군이 있었던 서북 지방에서 벽돌무덤 양식이 보였지만, 고구려가 이들을 몰아낸 뒤로 그 양식을 발견할 수 없었고 일반적으로 돌, 흙, 나무 등으로 제작되었다. 백제의 무덤에서 벽돌무덤 양식이 나타난 이유는 바로 중국 남조와의 긴밀한 교류가 있었기 때문이다. 백제는 초기부터 해양 무역을 통해 동아시아의 문화와 문물들을 전해주는 교역로 역할을 했는데, 그중 중국 남조 양나라와 깊은 관계를 맺었다. 남조와의 교류는 백제의 건축, 천문, 공예 등 여러 방면에 영향을 미쳤고, 무령왕릉은 이를 나타내는 존재이다. 먼저, 무령왕릉의 입지와 구조가 남조 무덤의 입지와 유사하다. 백제 한성기를 비롯한 고구려, 신라의 왕릉은 평지에 위치한 것이 일반적이다. 백제 한성기 왕릉 석촌동 돌무지무덤군은 한강 주변 평지에 입지하며 신라의 4~5세기 왕릉 경주 시내 돌무지덧널무덤도 마찬가지로 평지에 위치한다. 하지만 웅진기와 사비기의 백제 왕릉은 높은 산을 등지고 평야를 앞에 둔 배산임수 풍수지리설을 기반으로 묘지를 선택하였다. 풍수지리설은 남조 장례 문화의 가장 큰 특징으로, 산을 등지로 평야를 바라보는 묫자리가 가장 좋은 곳임을 뜻한다. 웅진, 사비 시기 백제의 왕릉을 비롯한 돌방무덤들이 좌우에 구릉을 낀 산 사면에 위치하는 것을 보아, 남조의 풍수지리설이 무덤의 위치 선정에 영향을 끼쳤음을 알 수 있다. 또한, 무령왕릉에 쓰인 벽돌을 통해 남조의 영향을 받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무령왕릉 바로 옆에 위치한 송산리 6호분 벽돌에 쓰인 ‘梁官瓦爲師矣’라는 명문은 양나라 관청에서 만든 벽돌을 모방하여 만들었다는 뜻으로, 벽돌을 만드는 기술이 남조 양나라의 관영에서 왔음을 알려주고 있다. 이를 미루어보았을 때, 무령왕릉을 비롯한 백제의 왕릉을 만드는 남조 양나라의 관영 공방에서 벽돌을 굽던 사람이 직접 제작에 참여했을 가능성이 크다. 더불어 무령왕릉을 가득 채운 연화문과 복숭아 모양의 벽감들, 대방, 중방과 같이 벽돌의 규격을 명시한 명문전 등은 양나라의 대형 묘에서 보이는 것들로, 다른 요소들과 마찬가지로 남조의 영향을 받은 것임을 나타낸다.2. 무령왕릉에서 출토된 유물[그림 3] 무령왕릉의 진묘수 [그림 4] 흑갈유사이병무령왕릉에서는 진묘수를 비롯하여 금관, 토기, 유리구슬 등 모두 108종 2,906점의 많은 유물이 출토되었다. 출토된 유물은 당시 백제의 뛰어난 문화와 기술뿐만 아니라, 동아시아를 비롯하여 인도-태평양까지 교류했던 백제의 국제성을 보여준다. 진묘수는 널길의 중앙에서 무덤 입구를 바라보는 방향에 위치한다. 높이가 30cm, 길이가 47.3cm으로, 통통한 몸통에 짧은 다리, 뭉툭한 코와 벌린 입, 돌출된 눈과 돼지 모양의 귀와 앞다리 상단의 날개, 정수리에 꽂힌 쇠뿔 등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진묘수는 외부로부터 들어오는 침입자나 사악한 기운을 막고, 사자의 영혼을 승선시키는 존재로서 무령왕릉에서 묘지석 바로 뒤에 배치되어 그 역할을 했다. 이러한 진묘수 또한 중국의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중국 전국시대 초나라에서 나무로 만든 사슴뿔이 달린 진묘수를 무덤에 부장하는 풍습이 성행했다. 진묘수의 관념이 점차 확산되어 머리에 하나의 예리한 뿔이 달린 동물의 형태로 정형화되어 갔는데, 명실공히 진묘수라고 부를 수 있는 동물상은 후한대부터 나타났다. 후한의 진묘수는 전실 입구의 중앙에서 입구쪽을 바라보고, 긴 뿔로 무덤의 침입자를 위협하는 모습을 하고 있다. 이후 중국 남조 무덤에서 발견된 진묘수들은 무령왕릉의 것과 크기가 비슷하고 돌이나 흙으로 만들어졌다. 물소, 돼지, 악어 등 다양한 동물을 모티프로 만들어졌는데, 이 중 돼지와 악어 모양의 진묘수를 합성하면 무령왕릉의 진묘수와 비슷한 형태가 나타난다. 이때, 중국에서 머리의 뿔이 하나인 독각계 진묘수는 죽은 자를 서왕모가 사는 곳으로 인도하여 승선을 도와주는 안내자의 역할을 한다. 즉, 하나의 뿔을 가진 진묘수는 도교적 사고 반영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무령왕릉의 진묘수 역시 하나의 뿔을 가지면서, 형태나 세부 표현에 있어서 중국 남조의 진묘수와 다르지 않아 남조의 영향을 받았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무령왕릉의 진묘수와 남조의 진묘수 모두 오른쪽 뒷다리가 부러져있다. 이와 관련해서 진묘수의 뒷다리를 부러뜨린 것이 중국의 전족과 같은 이유에서 행해졌다는 주장이 있다. 전족은 여자가 귀했던 중국에서 어려서부터 발의 성장을 막아 여자가 멀리 도망가지 못하게 할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무령왕릉과 중국 남조의 진묘수 다리를 부러뜨린 이유는 진묘수가 멀리 도망가지 못하고 망자인 왕과 왕비를 영원히 지켜줄 것이라 믿었기 때문이다. 한편, 무령왕릉의 부장품 중 흑자 병은 중국에서 수입한 것으로, 당시 백제와 중국의 교류를 보여준다. 당시 중국 양나라에서는 청자를 최고급 부장으로 취급하여 황제나 귀족 무덤에만 부장할 수 있었다. 청자를 주로 만들었던 곳은 지금의 절강성 해안 일대인 ‘월’로, 월에서 만든 청자를 ‘월요’라고 불렀다. 월요에서 만들어지는 다양한 청자 중 가장 독특한 것은 덕청요에서 구운 검은빛의 자기였다. 4세기 후반부터 생산되기 시작한 이 흑자는 도자기를 만드는 흙 속에 철분 함유량이 많아 짙은 간장색을 띤다. 백제는 한성기부터 덕청요 흑자를 수입했는데, 무령왕 머리맡에 부장되었던 흑자 병도 역시 덕청요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이처럼 무령왕릉의 진묘수와 흑자를 통해서 백제와 중국 남조의 교류가 긴밀했음을 알 수 있다.
    인문/어학| 2022.05.26| 4페이지| 2,000원| 조회(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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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2년생 김지영 감상문
    82년생 김지영의 삶은 타인의 삶인가-을 읽고은 책이라기보다 다큐멘터리 같았다. 물론 아직 사회생활을 경험해보지 못했기 때문에 책에서 다룬 모든 일을 겪은 것은 아니지만, 그동안의 나와 주변 사람들의 삶을 떠올려보면 김지영의 모습에 내가 투영될 수밖에 없었다. 초등학교 시절 남자아이들은 운동장에서 축구를 하던 나에게 여자애는 축구를 하는 게 아니라고 말했다. 남녀공학 중학교에 다닐 때 나는 남자아이들이 다른 친구를 괴롭히는 것을 막았다가 기가 세다는 이야기를 들었으며, 고등학교 시절 야간 자율학습이 끝난 뒤 밤에 누군가에 쫓겨본 경험이 있다. 지금에서는 “여고 다녔어요? 어쩐지. 뭔가 그런 티가 나더라.”라는 소리를 듣는다. 김지영의 이야기는 모두가 겪어본 것은 아니어도 많은 여성이 겪은 일들이었다.책을 읽으면서 제일 많이 들었던 생각은 ‘여성은 타인을 위한 존재인가?’이다. 김지영의 어머니 오미숙 씨는 오 남매 중 넷째로 태어났다. 하지만 초등학교를 졸업한 이후 공장에 취직하여 언니와 함께 집안 남자들의 학비를 마련하기 위해 일했다. 오미숙 씨와 언니가 번 돈으로 남자 형제들은 공부할 수 있었고 사회적으로 성공했다는 인정도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오미숙 씨와 언니에게 돌아오는 것은 없었다. 오미숙 씨는 남자 형제들과 달리 제대로 된 교육을 받을 수 없었다. 오미숙 씨가 공부를 못했기 때문이 아니다. 오히려 오미숙 씨는 형제 중 공부를 가장 잘했다. 오미숙 씨가 서울 공장에서 일했던 이유는 그 시절에는 오미숙 씨와 언니가 일해서 남자 형제들을 뒷바라지하는 것이 당연했기 때문이다. 오미숙 씨의 이야기처럼, 가정을 위한 여성들의 희생은 당연한 것이었다. 누군가는 요즘에는 오미숙 씨와 같은 사람은 많지 않다고 말한다. 하지만 아직도 가족, 가정을 위해 여성의 희생을 강요하는 일이 존재한다. 여자이기에 가정을 위해 집안일을 해야 하고 아이를 가져야 하며, 아이를 위해 회사를 그만두어야 하지 않겠냐는 압박을 받는다. 여성은 왜 가정을 위해 일해야 하고 자기 자신을 포기해야만 하는 걸까. 왜 이 일들은 여성이 하지 않으면 비난받는 걸까. 여성이 누군가를 위해야 한다는 프레임은 단순히 가사노동뿐만이 아니다. 내가 느끼기에 우리 사회는 여성에게 항상 누군가를 위해, 누군가의 만족을 위해 한다고 말하고 있는 것 같다. 사회에서 여성이 예쁨받으려면 날씬해야 하고, 얼굴이 예뻐야 하며, 애교가 많아야 하고 너무 나서서 행동해서는 안 된다. 도대체 누구를 위해 ‘몸매 좋다’소리를 들을 정도로 살을 빼야 하고, ‘예쁘다’소리를 듣기 위해 매일 아침 화장을 해야하며, ‘성격이 좋다’는 소리를 듣기 위해 목소리를 죽여야 하는 것일까? 분명 자기 자신을 위한 일은 아닐 것이다. 타자의 시선과 생각에 맞추기 위해 자신을 조각하고 깎아내리려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가, 하는 의문이 든다. 한편, 여성은 자신이 원하지 않아도 누군가의 ‘소비재’가 된다. 김지영 씨는 고등학생 시절 같은 학원을 다녔을 뿐인 남자에게 친절하고, 웃어줬다는 이유로 흘리고 다닌 나쁜 여자가 되었다. 그렇게 흘리면서 사람을 착각하게 만들면 안 된다며 쌍욕까지 들었다. 그렇다면 김지영 씨는 남학생을 어떻게 대해야 했을까. 아무런 표정도 짓지 않고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은 채 지냈어야만 했을까? 만약 그랬다면 분명 ‘쟤는 여자애가 너무 쌀쌀맞더라’하는 이야기를 들었을 것이다. 또한, 김지영 씨는 대학생 시절 선배에게 ‘씹다 버린 껌’이라는 소리를 들었다. 여자가 남자와 사귀고 헤어지면 씹다 버린 껌이 되어버린다. 현실에서도 이런 말을 흔히 들을 수 있다. 여러 여자와 성관계를 맺은 남자는 능력자가 되고, 여러 남자와 성관계를 맺은 여자는 걸레가 된다. 실제로 중학교 때 나의 친구는 오로지 남자친구가 자주 바뀐다는 이유로 남자들 사이에서 걸레로 불렸다. 여자가 많은 남자를 만난다는 이유뿐이었다. 이를 바탕으로 보면, 사회는 여자를 소비재로 보는 것이 분명하다. 여성은 남성의 연애를 위한 존재이며, 처음이 아닌 여자는 상품 가치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한편, 강혜수 씨는 직장에서 불법 촬영물 피해자가 되었다. 건물의 보안 요원이 여자 화장실에 카메라를 설치하여 직원들의 모습을 촬영했고, 그것을 성인 사이트에 올렸으며, 남자 직원들은 그 사진을 돌려보았다. 불법 촬영물이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보안 요원과 남자들은 조사를 받게 되었다. 하지만 남자 직원들은 자신들의 행동을 반성하지 않았다. 자신들은 사진을 찍지 않았고, 성인 사이트의 사진을 유포만 한 것인데 무엇이 잘못되었냐고 한다. 나는 N번방 사건이 떠올랐다. N번방 사건이 뉴스에 보도되고 범죄자들이 속속 잡히면서 네이버 지식in에 자신은 호기심에 들어가 본 것뿐이고, 호기심에 영상을 본 것뿐인데 처벌을 받게 되냐고 묻는 사람들이 겹쳐 보였다. 이 사람들은 평소에 여성을 자신의 성적 욕구를 달래줄 하나의 도구로 생각하고 있었을 것이다. 이처럼 여성은 가정을 위해 일해야 하고, 타인의 시선에 맞추기 위해 자신을 조각해야 하며, 자신이 원하지 않아도 누군가의 욕망의 대상이 된다. 여성은 이 중 아무것도 바라지 않았다.
    독후감/창작| 2022.05.26| 3페이지| 1,000원| 조회(1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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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각의 형태를 깨부수다 - 영화 the shape of water 감상문 (신화, 소수자)
    생각의 형태를 깨부수다- 영화 의 인물을 중심으로물은 정해진 형태가 없다. 그릇에 담으면 담기는 대로, 온도가 바뀌면 바뀌는 대로 물의 형태는 자유자재로 변한다. 는 이러한 물의 특성을 주제로 하여 세상에 고정되어 있던 생각과 경계를 허무는 영화이다. 영화는 사회에서 소수자로 분류되는 이들을 주인공으로 설정하고 기득권층과의 대립구조를 그림으로써 여성과 소수자에 대한 인식을 재고하고 있다. 본고에서는 지금부터 새로운 형상의 인어 ‘크리쳐’와 악역 ‘스트릭랜드’를 분석하며 영화가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자세히 알아보고자 한다.먼저, 영화는 주인공 ‘크리쳐’를 통해 기존의 인어 이미지를 비판한다. 크리쳐는 인어이지만 기존의 인어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 아름다운 모습은커녕 생김새만으로는 물고기인지 파충류인지, 혹은 인간인지 명확히 정의할 수 없으며, 겉으로 보기에 성기가 존재하지 않아 성별 역시 알 수 없다. 영화는 이런 낯선 존재인 크리쳐와 인간 엘라이자의 아름답고 초월적인 사랑을 보여주며 관객들에게 기존의 인어의 모습과 이야기가 과연 이상적이고 정상적인지 의문을 던진다. 인어라는 존재를 생각해보면 대부분은 긴 머리에 관능적인 몸매, 아름다운 얼굴을 한 여성의 모습을 떠올릴 것이다. 이들은 당연하게 목소리를 잃은 채 아무 말도 할 수 없으며, 왕자의 도움으로 마녀에게서 벗어나 자유를 얻고 사랑을 이루게 된다. 이렇게 아름답고 수동적인, 여성을 대상화하여 만든 낭만적인 신화는 “남성들에게 제시해줄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욕망과 환상이라는 측면에서 최고의 가부장적인 가치”가 실현된 것이다. 지금까지의 인어는 대부분 그러했다. 하지만 는 이를 완전히 뒤엎는다. 영화는 새로운 형태의 존재와 그의 사랑 이야기를 통해 여성을 대상화했던 기존의 인어 이미지를 무너뜨리고, 이상에서 벗어난 존재들을 배척했던 기존의 사고방식을 비판한다.한편, 영화는 또 다른 주인공 ‘스트릭랜드’를 통해 소수자 차별과 혐오에 대한 각성을 촉구한다. 백인 남성인 스트릭랜드는 기득권층의 폭력성을 상징하는 인물로, 끊임없이 자신과 타인을 구분, 배척하여 권력을 유지하고 우월성을 확인하고자 한다. 그는 흑인 여성 젤다에게 인간의 모습인 신이 자신과 더 닮았을 거라며 젤다와 자신의 인종을 구분하여 비하했고, 남미의 강에 살던 크리쳐를 억지로 끌고 와 실험체로 사용하였다. 이러한 스트릭랜드의 사고와 행동은 비단 영화 속에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여성, 장애인, 유색인종, 동물 등 우리 현실 사회의 많은 존재가 주류와 분리되어 소외되고 차별받고 있다. 그들의 고유한 삶과 생각, 존엄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류에 의해 비정상정인, 무언가 결핍된 존재로 규정된다. 박종천 교수의 「현대 영화에 나타난 신비주의적 상상력 - 〈라이프 오브 파이〉와 〈셰이프 오브 워터〉를 중심으로-」에서도 알 수 있듯이, 영화는 스트릭랜드를 통해 인간과 괴물, 남성과 여성, 백인과 흑인 등 끊임없이 소수자를 왜곡하고 환원하는 정치 권력을 비판하고 있다. 이어 권력과 차별의 상징인 스트릭랜드가 크리쳐에 의해 죽임을 당하는 장면에서 스트릭랜드와 크리쳐의 권력 구조를 전복함으로써 존재를 구별하고 배제하는 행위가 얼마나 무의미한지를 강조하고, 이에 대한 반성을 촉구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독후감/창작| 2022.05.26| 2페이지| 1,000원| 조회(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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