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장 독후감 :: 살아야 하는 이유살아야하는 이유가 뭘까요? 인생의 의미라면 행복 추구아니겠어?라고 막연히 첫장을 넘기던 전 죽은 아들 이야기로 시작하는 서문부터 심장이 덜컹하고 내려 앉았습니다. 피와 눈물로 쓴 듯한 서문은 죽은 망자에게 보내는 전언 같이 제 마음 속에 울려퍼졌고, 놀랍게도 기억 한켠에서 망각되어 가고 있던 후쿠시마 원전 사고에 대한 놀람과 충격도 죽은 시체마냥 다시 일어서 걷기 시작했습니다.우디 알렌은 말했습니다. 인생에는 두가지 종류가 있는데 비참한 인생과 끔찍한 인생이 그 것이라는 것인데요. 비참한 인생들은 팔다리 하나씩은 없을 끔찍한 인생을 보며 위로 받는다지만, 그런 끔찍한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은 어떠할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그리고 저희들이 살아야하는 이유는 정말 뭘까요?동서양을 넘나들며 문장을 이어가는 저자의 박식함에도 불구하고, 책을 내려놓는 뒷맛이 개운치 않았습니다. 저자 마저 수긍하지 못하고 확신하지 못하는 그 무언가가 저를 불안케 했던것 같은데요. 한참 휘저어 놓은 흙탕물 덕에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은 감사하게도 흐릿해졌던것 같습니다. 시간을 두고 앙금이 가라앉길 기다려야겠지요.위로를 주기에는 표지의 딱딱한 작가 표정만큼 건조한 감이 없지 않지만, 속지를 열었을때 공백이던 저자의 주변이 화분들로 가득차듯이 그는 분명 자상한 아버지였고 절망 속에서 희망을 그리고 기적을 누구보다 꿈꾸어 왔을 것 같습니다. 수긍과 체념은 다른 것임을 알기에 조용히 마지막 페이지를 덮으며 주변을 그리고 세상을 관조해 봅니다.
:: 한장 독후감 :: 탁월한 아이디어는 어디에서 오는가평소엔 멀리 두다가도 책을 손에 들게 되는 때가 있다. 상황이 어렵고 힘들수록 사람들은 책을 손에 쥐게 된다. 모든게 잘 될 때 보다 걱정도 쌓이고 근심에 가슴 한켠이 아릿할 때 빳빳한 책장을 넘기며 빠듯한 인생살이에 대한 지혜를 치열하게 찾게 된다. 책은 그런 존재다.혁신의 혁은 가죽이라고 한다. 가죽을 벗겨 바꾼다는 뜻이다. 생살을 잘라내 새살이 돋아 날때 까지 기다리기 까지의 과정에는 칼 같은 단호함과 극심한 고통, 그리고 지루한 기다림이 필요하다. 애초에 자기 가죽을 벗겨낸다는게 정상적인 생각은 아닐것이며 보통 용기가 없이는 힘들기 때문이다.그런 의미에서 금번에 읽은 혁신도서인 '탁월한 아이디어는 어디에서 오는가'의 기저에는 그간 당연시 여기던 경직된 조직문화에 메스를 대는 근본적인 도발이 있다.저자는 강변한다. 탁월한 아이디어는 처음부터 완벽하게 구성되어 나올 수 없다. 모호함에서 시작하여 긴밀한 연결을통해 다듬어진다. 형체없이 별들이 산재해 있는 밤하늘을 바라보며 무질서의 점들을 이어 하나의 형체인 별자리를 구성하는것 과 같은 것이다. 직선적으로 문제를 하나씩 해결하는 프로세스가 아니라, 공생의 프로세스 속에서 밑그림이 없는 혼란이 오히려 다양한 그림을 얻을 수 있는 발판이 되는 것이다.최상의 결과물을 위해, 통상적으로 조직에서 요구하는 단기간의 성과와 완벽한 결과물에 대한 기대심리를 한 켠으로 미루고, 오히려 모호함과 채워놓지 않은 수많은 빈칸들로 남겨 두기를 독자에게 호소한다. 하나의 예감이 그 빈칸을 성공적으로 채워줄 다른 예감을 우연히 만날 때, 아이디어가 뜻밖의 방식으로 다른 아이디어와 연결되고 새롭게 결합할 수 있을 때 혁신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선 자유로운 공간에서 넘치는 정보를 공유하는 개방된 네트워크에서 생산적으로 충돌할 수 있는 제반 환경이 필요하다.하지만 최상의 부분들이 합쳐진다고 해서, 전체의 합 또한 최상의 결과물일순 없다. 오히려 초반의 번뜩이고 기발한 아이디어가 각 사슬의 단계를 거치면서 수많은 제약에 부딪혀 깍여나가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창조성에는 나쁜 영향을 미칠수도 있는 것이다. 좋은 아이디어가 결과적으로 시덥잖은 제품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또한 빠른 시장의 움직임에 유동적으로 대응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기획 시점과 출시 시점의 간극은 모터쇼에서 본 멋진 컨셉트카가 시장에 나올때 쯤이면 그저 평범한 차로 변해 있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반면에 동시생산 혹은 평행생산이라 불리는 접근법은 디자인팀, 제조팀, 엔지니어링 팀, 세일즈팀 등 모든 집단이 제품개발 사이클 내내 모든 집단이 끊임 의견 교환을 한다. 아이디어와 해결책을 교환하고, 가장 급한 문제에 대해 전략을 짜고, 그 과정에서 다양한 관점을 논의 한다. 자신의 역할을 했다고 더 이상 제품개발 단계에서 격리되어 지켜만 보는게 아니라 지속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반영하고 당면한 문제 해결을 위해 참여 한다. 결과로 가는 과정은 느리고 시끄럽지만 충분한 공감 속에서 보다 좋은 방향을 위해 항상 최선의 방식을 탐색하게 된다. 단계별 산출물이 아닌 최종 결과물을 향해 움직일때 전조직원들은 몰입하게 되고, 뜻밖의 결과를 성취할 수 있다.고객의 요구사항을 받으면서 부서의 성과경쟁과 아이디어에 대한 제안 보상을 위해 공개냐 비공개냐를 매번 고민하던 경험이 있어 저자의 개방형 네트워크에 대한 얘기도 인상적이었다. 때론 부모의 지나친 보호가 아이를 망치듯 지나친 아이디어에 대한 보호는 오히려 창조성의 토양에 해가 될수도 있다. 아이디어는 보호보다 연결이 더 가치있는 유동적 네트워크에서 생성 되기 때문에 연구개발실이 오히려 아이디어의 금고 역할을 한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 한장 독후감 :: 이방인 by 알베르 카뮈이방인은 여러가지 면에서 독특한 소설이다. 주인공 뫼르소의 이름이 그러했고, 그의 생각이 그러했다. 참고로 뫼르소는 '메르(mer, 바다)'와 '솔레이으(soleil,태양)'의 합성어라고 한다. 뜨거운 태양이 내리 쬐는 해변에서 아래서 부조리한 삶과 이별하는 주인공의 모습이 담겨있는 듯 하다.사실 뫼르소는 윤리적 허영 보다는 욕망에 충실한 솔직한 사람이다. 그는 거짓말을 하지 못한다. 연인 마리의 끊임없는 사랑 확인에도 그는 담담하고 솔직하다. 그는 사랑보다 그녀의 육체에 더 집착한다.이점이 그를 사회로 부터 이질적인 존재로 만든다. 낯설다.더불어 번역된 문장의 문체까지 퍽 친숙하지 않은 표현법들이다. 마침표와 쉼표가 일반적이지 않은 곳에 배치되어 있다는 느낌이었다. 이는 카뮈의 독특한 문체 때문인데, 사르트르는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각개의 문장은 그 전의 문장들로부터 이미 얻은 힘을 이용하기를 거부하며 저마다의 문장은 항상 새로운 시작이다." 이렇듯 이방인은 각 문장이 독립적이기 때문에 '박웅현'씨는 장편소설 읽듯이 스토리를 이해하며 죽 읽지 말고 문장 하나하나 끊어서 읽어보라고 권하기도 했다.이방인은 1부와 2부로 구분된다. 사실"오늘 엄마가 죽었다."라는 꽤 인상적인 문장으로 시작하는 1부에선 흥미와 기대감이 금방 사그라 들었다. 심지어 문학작품의 권위와 명성에 압도되어 있는 것은 아닌가?라고 자문하기도 했다. 생각도 행동도 낯선 주인공의 모습에 이입하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이 컸다. 단지 1부의 마지막 표현이 여러모로 정말 멋졌다.“그것은 마치, 내가 불행의 문을 두드리는 네 번의 짧은 노크 소리와도 같은 것이었다.”1부의 마지막 문장이면서, 2부를 여는 문장이기도 하고, 주인공 뫼르소의 불행을 암시하기도 했다. 더불어 총성을 노크소리에 비유하기도 했다. 프랑스 작가다운 멋스러움이 있었다.노크로 비견되는 네발의 총성과 함께 1부의 문이 닫히고 2부의 열린 문 속에는 흡사 깊은 심해로 천천히 침잠하듯 감옥 안에서 끊임 없이 사색하는 뫼르소가 있었다. 그는 광대노릇 같은 재판을 거쳐 시회적 윤리에 기댄 무자비한 법의 폭력 속에서 사형수가 되어 죽음을 기다린다. 특히 사제와의 대화로부터 시작해 마지막 장을 덮는 순간까지 넘실거리는 뫼르소의 분노와 함께 약동하는 에너지가 엔딩을 향해 발사된다. 그리고 마지막 문장.“모든 것이 완성되도록, 내가 덜 외롭게 느껴지도록, 나에게 남은 소원은 다만, 내가 사형 집행을 받는 날 많은 구경꾼들이 와서 증오의 함성으로 나를 맞아 주었으면 하는 것뿐이었다.”이게 과연 단두대에 목이 설컹 잘릴 남자의 마지막 소원이란 말인가? 첫 문장 만큼이나 강렬했던 마지막 문장이었다. 태양이 강렬한 여름날 다시 한번 읽어보고 싶은 소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