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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현재 한국예술종합학교 영화과에 재학 중인 학생입니다.
전문분야 자기소개서예체능독후감/창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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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판매자 표지 한국예술종합학교 영화과 2021년도 2차 스토리텔링 기출문제 합격작 복기
    한국예술종합학교 영화과 2021년도 2차 스토리텔링 기출문제 합격작 복기
    문제 1. 등장인물 A 와 B 가 각각 어떤 사람인지 기술하시오(한 인물 당 100 자, 총 200 자)A 는 46 세로, C 예술고등학교의 피아노과 교사이다. 유명한 피아니스트가 되는 것이 꿈이었지만, 5 년 전 사고로 15 살이 된 딸과 손가락 한 마디를 잃으며 교사가 되었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에 권태감을 느끼고 있다.B 는 C 예고의 신입생으로, 입시 당시 천재적인 연주실력을 보여주며 A 의 시야에 들어온다.동시에 A 는 죽은 딸과 아주 닮은 B 에게 기묘한 감정을 느끼면서도 제자인 B 의 엄청난 실력에 열등감을 갖게 된다.
    학교| 2024.03.24| 2페이지| 10,000원| 조회(1,0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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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판매자 표지 이치카와 사오 <헌치백> 독후감상문/서평
    이치카와 사오 <헌치백> 독후감상문/서평
    소설의 도입은 독자가 어떤 태도를 가지고 이 소설을 읽어야 할 지를 결정하게 한다. 우리가 물에 들어가기 전 심장 주변부를 조금씩 적시는 것처럼, 소설의 ‘톤 앤 매너’를 뇌리에 적셔가는 과정이다. <헌치백>의 도입부에서 우리가 마주하게 되는 건 누군가가 워드프레스에 휘갈겨 놓은 ‘해프닝 바’ 기사 전문이다. 철저히 음담패설에 잠식된, 넷상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을 법한 야한 이야기에 불과하다. 하지만 ‘해프닝 바’라는 공간을 절묘하게 묘사한 잠입 취재 형식의 글로 이 이상한 공간이 어떻게 살아 숨 쉬고 있는지 피부로 와닿게끔 쓰여 있기도 하다. 그렇기에 독자는 해프닝 바에서 일어나는 야릇한 일들을 상상하며 음담패설을 즐기는 소비자의 위치에 처하게 된다.
    독후감/창작| 2024.02.24| 4페이지| 1,500원| 조회(6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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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여선 <손톱> 독후감상문
    , 권여선소희는 언어를 박탈당한 주인공이다. 본희도 그러하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들의 엄마도 같은 상태에 처해 있다. 이 셋의 침묵, 메세지와 말들에서 드러나는 오탈자들은 그에 대한 반증이자 가난의 연장선일 것이다. 메세지 하나 제대로 쓸 수 없으면서 휴대폰 요금은 착실하게 나간다. 소희는 자신의 꿈을 휴대폰 매장에 가서 찾는다. 비극도 이런 비극이 없다.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은 없다고 했다. 누군가는 숭고한 가치를 들먹이며 해당 전제를 부정할 것이다. 그러나 나의 경우, 그런 세상에 도달했다고, 또는 도달해가고 있다고 느낀다. 소희의 일상은 계산할 수 있다. 시간은 돈이다. ‘시급’이라는 개념이 있는 이상 이는 당연하다. 소설의 언어는 온통 계산으로 점철 되어있다. 가계부가 따로 없을 정도. 소희 또한 가계부를 쓰는 동안 살아있음을 느낀다고 소설은 묘사하고 있다.‘상의’는 해당 소설의 초반부에 상당히 큰 비중을 차지하는 단어이다. 육상을 하고 싶다는 아이의 꿈에 대고 어른은 ‘그거 하려면 돈이 얼마나 드는데’ 라고 말한다. 소희는 그 대화가 상의였는지 곱씹는다. 묵살의 근거는 돈이다. 돈이라는 근거는 설득력을 가진다. 현실과 직결되기 때문에. 아이의 미래는 비용을 기준으로 점쳐지고 계산되어 일정한 결과값으로 도출된다. 안된다는 결과값.사람의 생명도 그러하다. 소희의 아버지는 돈을 벌다가 돌아가셨다. 멀리서 아무것도 할 수 없이, 죽어가는 동료를 구할 수 없다. 한 푼 두 푼, 갚지 못한 부채에 잠겨가는 사람들을 보아도 구해줄 수 있을 리가 만무하다. 돈이 없는 자를 구원하는 것은 더 많은 양의 돈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소희의 가족들은 돈이 그들을 삼켜갈 때 즈음에는 모두 자신의 언어를 잃고 말이 없는 사람이 되었다. 못된 사람이 된 것이다. 본희는 왜 엄마가 말이 없는 것이 못된 것이라고 생각했을까? 말을 하지 않으면 소통도 할 수 없다. 자본주의에 언어를 박탈당한 인간들은 소통을 박탈당한다. 소통을 박탈당함과 동시에 관계도 박탈당하며, 그에 이어져 자아까지 잃어버린다. 자아가 없이 숫자놀음이 전부인 삶에는 맥아리가 없다.무난하게, 무가치하게 사는 삶이라도 잘 팔기만 하면 재주가 된다. 자본주의의 논리 하에 이루어지는 제1의 가치는 ‘합리성’이다. 합리적이지 못한 행동을 하면 생각이 없는 사람이 된다. 계산이 안되면 멍청한 사람이 된다. 이것만큼 인간성을 빼앗긴 사고 방식이 또 있을까 싶었다.‘그깟 손톱 없어도 된다’해방감을 느끼게 하면서도 이유 모를 두려움에 휩싸이게 하는 문장이었다. 사실 나의 주요 발제는 이 문장에서 이루어진다. 이 외침은 탈출인가, 회피인가? 본인은 아직도 잘 모르겠다. ‘여자는 얼굴 다음이 손이다’ 라는 바보같은 사회적 통념을 벗어나 자신을 찾게 되는 첫 번째 발걸음인 것일까, 혹은 통념에서 벗어나지는 못한 채로 체념하고 그저 심판을 기다리는 위치에 서게 되는 것일까? 소희의 이 결의에는 답을 내릴 수 없다. 우리의 삶이 대체적으로 그런 것이 아닐까 싶다. 도피면서도 도약이고, 절망이면서도 희망이고. 나는 이 소설의 비관이 좋다. 낙관주의가 설득력을 가지는 가장 좋은 방법은 비관론을 포용하는 것이니까. 그 간극에 자리하고 있는 글이었다고 생각한다.글의 마지막에 등장하는 할머니와 소희의 교감 또한 그러하다. 약자와 약자의 연대가 가지는 힘은 크지 않다. 그저 서로를 바라보며 조용히 웃어줄 수 있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동시에 매우 아름답다. 황무지에서 돋아난 싹은 작더라도 아름답다. 그까짓 손톱 없이도 살아가는 것에는 지장이 없다. 그 점이 슬프면서도 좋다.
    독후감/창작| 2023.01.30| 2페이지| 2,000원| 조회(2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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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룰루 밀러 독후감상문
    독후감상문저는 실존주의의 정신을 동경하던 학생이었습니다. 많은 학생들이 그렇듯, 시지프스의 이야기를 경외 시 했고요. 그러니까, '파괴되지 않는 것'에 대한 순수한 믿음을 항상 지니고 있습니다. 키르케고르가 말한 '믿음으로부터의 도약'을 줄곧 마음에 새기고 있는 것이지요. 덕분에 책의 초반부에서 묘사되는 데이비드 스타 조던의 꾸준함은 저를 탄복하게끔 했습니다. 자신이 쌓아 올린 모든 것이 무너져도 다시금 쌓아 올릴 수 있는 의지란 경이로운 것입니다. 저는 그렇게 믿어왔고, 책의 작가가 초반부에 가리키는 방향 또한 그 경이를 향해 있었습니다.그러나 이 책은 그 절대적 믿음, 인생과 세상의 가변성과 취약함을 알고서도 앞으로 나아가려는 의지를 마냥 긍정적으로 묘사하지는 않는다는 점에서 가치를 획득합니다. 이 경이로운 힘은 우리를 망가뜨립니다. 우리는 진리를 공부하고 인식한다고 느끼겠지만 그것은 착각에 불과합니다. 우리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것은 언어라는 견고한 가벽 위에 올라 서있는 통념들이죠. 그 사실을 인식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따라서 우리의 삶은 결국 시지프스 그 자체로 일축할 수 있습니다. 절대 우리는 돌을 그 언덕 위에 올려놓을 수 없습니다. 문제는 그것을 알고 있음에도 돌을 굴리는 것이 우리에게 이로운가, 의 영역에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우리의 목표가 만약 장대한 진리와 명예에만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면, 그 결말은 보장 받지 못할 것이라고 작가는 말합니다. 파괴되지 않는 것에 의해 파괴될 수 있는 인간. 카프카의 인용을 담은 편지를 마주한 순간 저는 제가 믿어왔던 견고한 철학이 무너졌음에도 설명할 수 없는 기쁨을 느꼈습니다. 작가가 데이비드 스타 조던의 몰락을 바라보며 느꼈던 기분이 이런 것일까, 싶을 정도로 말입니다.그동안 제가 숭고한 의지라고 믿어왔던 그것은 결국 인간의 '자기기만'에 지나지 않다는 것도 재차 확인 받았습니다. 한편으로, 기만하는 힘은 필요합니다.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말할 때 자기자신만큼은 일말의 가능성이 존재함을 믿으며 그 믿음을 실천으로 옮기는 용기는 크나큰 힘입니다. 그것이 제가 살아온 방식이었으며 그것은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저는 자기기만을 나쁘게 생각하는 편이 아닙니다. 이 책은 자기를 과신하는 행위가 곧 자기파괴와 직결 되어있다고 경고하고 있기도 하지만요. 물론 맞는 말입니다. 하지만 저는 이런 믿음의 지속을 쉽사리 포기하고 싶지는 않습니다.이 나라는, 혹은 이 세계는 성과주의에 절여져 있습니다. 엄격한 공교육 시스템 치하에서 청소년기를 보낸 대부분의 학생들의 뇌리에는 이 성과주의가 혈을 타고 흐를 것입니다. 성적 순으로 나열되는 지위와 능률 순으로 배정받는 호의를 당연시 여기는 공간에서 자라온 것입니다. 따라서 저는 제 능력을 인정 받거나, 그것으로 말미암아 얻어진 성과들에 지나칠 정도로 집착하는 면모를 보입니다. 이제는 퇴색되고 객관화되었으나 오래된 버릇들은 정념의 형태로 남아 저를 괴롭히고는 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저는 성과를 내기 위해 정진합니다. 망가지더라도, 이 과정에서 누군가를 망가뜨리더라도 아마 정진하게 되겠지요. 데이비드 스타 조던에게 분류학이 자아실현의 의미를 가지듯, 저의 경우 성과를 내고 그것을 타인에게 인정받는 것이 인생 최대의 목표 쯤 되시겠습니다. 뒤틀린 원동력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슬프다고 말한 들 어쩔 수 없습니다. 저는 이 책이 저에게 해주는 모든 말들을 뒤로 하고도 기꺼이 망가질 준비가 되어있습니다.저는 알고 있습니다. 저는 너무도 평범한 인간이기 때문에 제가 원하는 만큼의 인정을 결국은 얻어내지 못할 것이라는 사실을 말입니다. 그리고 자신이 특별하지 않은 인간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는 것은 참 가슴 아픈 일입니다. 아직까지는 여차 저차, 내가 조금은 특별할 수는 있겠다는 착각을 붙들고 놓지 않으려 노력 중입니다. (이것이 저의 시지프스 신화입니다) 저에겐 아직 시간이 있으니까요.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 믿고 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 모든 것을 이루지 못하고 보통의 존재가 되어 살아가야 한다면 어떻게 할까요. 저는 그것에 대한 두려움이 마음 한 켠에 너무 크게 자리 잡혀 있었기에 불안에 시달리기 일쑤였습니다. 이것이 인간사를 바라보는 것에 있어 너무나도 편협한 시각임을 알고 있고, 나의 이런 사고관이 곧 99% 의 삶을 무의미한 것으로 만들고 있다는 것도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미래의 한 지점의 저는 젊은 시절, 지금의 저에게 비웃음을 사고 있을 지도 모른다는 사실이 아주 많이 두려웠습니다. 제가 이루려는 것이 무가치한 성과이고 실체 없는 성취라고 한들 이루는 행위 자체가 중요한 저에게 포스트 모더니즘적 사유는 타격을 주지 않습니다. 개인의 욕망이 병적인 집념으로 응축되어 있을 경우에는 더욱. 그것이 전 생에 걸친 학습에 의한 것이라면, 더더욱.속으로는 수천번을 고민합니다. "왜 평범한 사람의 삶은 가치가 있을까?" 이것은 저의 인성적 딜레마를 해결해줄 단 하나의 물음, 제가 무엇을 해도 풀지 못할 숙제처럼 자리 잡아 있었습니다. 타인은 나를 비추는 거울이라는 실존주의자의 말을 곱씹으며, 나의 가치를 결정하는 것이 타인이라면 나는 무가치한 존재로 남을 수도 있겠다는 공포에 휩싸인 채로요.그 와중에 마주한 이 책은 나름의 작은 구원처럼 다가왔습니다. 룰루 밀러의 '우리는 중요하다'는 외침은 위로였습니다. 내가 만약 평범한 존재로 남더라도, 모든 것을 성공시키지 못하더라도, 나의 곁을 지켜주는 친구들과 가족들 사이에서는, 혹은 내가 살면서 마주할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는 어떠한 그물망을 형성하겠지요. 그리고 그것은 이 사회를 뒷받침할 견고한 막이 될 것입니다. 텅 빈 언어들의 종탑과는 다른, 더욱 단단하며 아름다운 무언가가 되어있을 겁니다. 정말 사소하고 즐거운 기억들을 떠올려 보았습니다.친구의 자취방에서 공상에 젖은 채로 나눈 몇 마디를 떠올리고, 예상치 못한 선물을 받고 기뻐하던 기억을 떠올리며, 예상치 못한 선물을 준비하며 설레었던 기억을 곱씹어보았습니다. 민들레 홀씨들을 하나하나 헤집어본 것입니다. 인간이 사는 방식은 이렇게도 작고 한편으로는 슬프지만 아름다운 순간들 투성이라는 사실을 오랜만에 복기했습니다. 책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작가가 자신의 현재 연인과 스노클링을 하며 결혼을 결심하는 장면입니다. 곱슬 머리 남자와 결혼할 줄 알았건만 7살이 어린 여자와 결혼하게 된 이야기. 인생은 하나도 예상대로, 궤도에 맞게 돌아가지 않지만 그것 나름대로 정말 아름답다는 이야기. 거시적인 역사에 족적을 남기기 보다는 미시 역사의 한 부분을 장식하는 경이로운 순간들에 남자는 작가의 호소는 깊이 위로가 되어주었습니다.그 어떤 영화도 인간의 삶을 바꿀 수 없다고 했던 모 평론가의 말처럼, 이 책이 제 인생을 뭐 송두리 째 바꿨다거나 하는 거짓말은 하지 않겠습니다. 저는 여전히 파괴되지 않는 것에 의존하며 그놈의 '성취'를 해볼 수 있을 때까지는 해볼 심산입니다. 그러나 일정한 수준의 순수함을 잃지 않겠다는 다짐은 매번 되뇌이려고 합니다. 영화와 이야기에 대한 순수한 애정을 놓지 않고, 경이를 인식할 줄 아는 사람이 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그리고 지금의 내가 '당장' 할 수 있는 것이기도 합니다. 막연한 미래를 향해 비틀대며 도약하는 것도 좋지만, 함께 뛰어 줄 사람들을 찾는 것도 그만큼 중요합니다.'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는 이 책의 제목입니다. '물고기'라는 분류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 조금은 놀라웠습니다. 분류-라는 것은 의미를 정립하는 것입니다. 이는 모든 학문의 의무입니다. 그리고 이것들은 무용합니다. 의미를 정립하는 것은 무용하나 소통을 위해서는 필요합니다. 그러나 정립된 의미들로 완벽한 소통을 할 수 있는 것은 또 아닙니다. 아이러니 합니다. 세상은 너무 복잡하고 말로 옮길 수 없는 것 투성이입니다. 그러니까 케케묵은 라벨들과 진리의 가면을 쓴 통념에서 벗어나, 삶의 작은 순간들이 가지는 혼돈을 즐깁시다. 언어화할 수 없는 기쁨들을 누립시다. 그것은 영원하지 않겠지만 뭔들 그렇겠습니까? 장엄함은 생각보다 가까이에 있는 것 같습니다.
    독후감/창작| 2023.01.30| 3페이지| 2,000원| 조회(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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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조주의적 관점에서 본 부부싸움의 치유론> 에세이
    구조주의적 관점에서 본 부부싸움의 치유론이는 얼마 전 야간 아르바이트를 끝내고 와서 목격한 부부싸움에 대한 단상이다. 아침 8시부터 목이 터져라 울부짖는 부모님을 마주하기란 여간 골 아픈 일이 아니다. 서로의 치부를 들추며 자식에게 그를 고발이라도 하려는 듯 목소리를 높이는 것은 자식으로서 참 곤란하다. 잠든 척하고 있는 동생의 방문을 닫아주고나서 내 방문도 걸어 잠갔다. 그렇게까지 했는데도, 굳이 알고 싶지 않은 속사정들이 문틈새로 튀어나왔다. 나는 나의 곤란한 처지를 비관하지 않으려 곧 시작될 글 모임에 있어 좋은 소재가 나왔다고 생각하려 애썼다. 부부싸움은 아동학대이다. 이는 아동심리학계에서는 자명한 사실처럼 여겨진다. 애석하게도 이 사실을 들이밀고 싶어도 동생이 20살이 됨으로써 우리 집엔 더이상 아동이 없다. 가장 아동처럼 굴고 있는 것은 이제 곧 환갑을 앞둔 부모들이고. 근데 이 60세 아동들의 비명에는 그 어떤 어린아이도 알지 못할 비정함이 녹아 있다. 그리고 나는 이 모든 비정함과 속사정들을 듣고도 모른 척 할 수 있을 정도로 어리지 않다. 레비나스가 말한 ‘타인의 고통에 응답할 의무’가 생겨버린 것이다. 이들은 내가 까마득히 어릴 시절부터 이 행동을 반복해 왔음으로, 부모라는 존재가 모두 응당 그렇듯 ‘가해자’이다. 원래 인간 간의 관계에서는 한쪽이 상대방에게 너무 큰 영향력을 행사할 때 그 존재는 필연적으로 침략을 저지른다. 이 ‘가해’는 너무도 필연적인 것이라 사랑하는 가족에게 차마 심판의 잣대를 들이밀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내가 뭘 할 수 있는 게 있겠나. 글이나 쓰면서 이들이 왜 여기까지 왔는지 이해해보려는 노력을 기울일 뿐이다.약자의 입장으로 살아온 모든 인간(지상에 거주하는 대부분의 인간)에게는 늘 싸워야 할 상대가 존재했다. 흑인에게는 백인이, 프롤레타리아에게는 부르주아가, 2001년에 태어난 22세 여성 아나키스트에게는 586이 있고, 남성과 정치가가 있다. 현 시대 젊은 투쟁자들도 이 여성과 같은 궤에서 자신의 뜻을 지키고 있겠지 싶다. 그러나 이 여성은 2001년에 태어났다. 이 시대 대부분의 2001년을 전후해 태어난 사람들은 죄다 무산계급이다. 그럼에도 이들은 실제로 전쟁도, 혁명도, 겪어본 적이 없다. (우크라이나, 이란 등의 나라를 제외) 현재 텍사스에 거주하고 사냥을 즐기는 레드넥들이 노예선을 운용했는가? 실질적으로 주변에서 보는 586들 중 기득권처럼 보이는 이가 하나라도 있던가? 대부분 가정을 마저 부양하느라 허덕이고 시대를 따라가느라 허덕이지 않는가? 여성혐오를 저지르는 젊은 남성들은 기득권인가? 편협한 구조 속의 책임을 감당 하지 못한 채 키보드만 두드리고 있는 것이 진정 기득권의 형상 같아 보이는가? 20살부터 다니던 기업체의 사장님께 농담으로 ‘사장님은 자본가시잖아요’ 한 마디 했다가, 자기한테 자본이 도당체 어디 있냐며 얻어맞을 뻔했다. 언제부터인가 나는 이 시대의 ‘기득권’을 진지한 혁명 대상으로 보고 있지 않았다. 오히려 그들에 대한 연민을 갖게 되었달까. 그들이 말하는 ‘역차별’은 단순한 백래쉬가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번도 ‘기득’한 적이 없는 자신에게 ‘적폐’ 딱지가 붙는 것에 부당함을 진정으로 느꼈으리라.부부싸움이랑 이 장황한 이야기가 무슨 상관이냐고 물을 것이다. 깊은 관련이 있다. 이 글은 마음에 절절한 피해를 입은 자녀의 입장에서 쓰여졌다. 가해자의 입장을 이해하려 이 문제를 사회의 영역까지 끌고 나온 것이다. 그들은 단지 부모였기 때문에 나에게 상처를 주었다. 부모가 자식에게 주는 상처는 그저 그가 ‘부모’이기 때문에 발생한다. 막말로 부모로부터 상처 안 받은 인간이 세상에 어디에 있겠는가? 그리고 이 시대의 모든 기득권은 ‘후손’의 위치에 있다. 그들의 죄가 있다면 그것은 그 신분으로 세상에 태어난 원죄일 뿐이다. 그러니까, 우리가 싸워야 할 대상은 어쩌면 ‘사람’이 아닐 지도 모르겠다. 그 사람을 둘러싼 시스템을 향해 투쟁해야 하는 시대가 왔다. 자본가가 아니라 자본 그 자체를 대상으로 한 싸움, 여성 또는 남성이 아닌 잘못된 성별 구조를 향한 적의.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구조를 파악하는 눈이다. 지금 벌어지는 모든 진흙탕 싸움은 구조를 보지 못한 채 투기만 남은 시민들끼리 머리채를 잡고 있는 일에 불과하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지만 우리에게는 악당도 영웅도 주어지지 않았다. 기적적인 무언가를 바라고 있는 대부분의 미디어 답습자들에게는 비극이 아닐 수 없다. 이태원 참사 당시 대중의 반응 중 가장 충격적이었던 것은 영웅과 악당을 색출하려는 시도였다. 이 참사의 책임 소재가 ‘누구’에게 있는 지. 또 ‘누가’ 이 참사의 의인인지. 서사의 동물인 인간의 특성 상 이러한 시도는 이상한 현상은 아니지만, 드라마틱한 전개를 바라는 마음들에 진실이 잡아 먹히는 모습을 보는 것은 꽤나 고통스러운 일이었다. 그러나 일개 개인에게 이 거대한 구조를 모두 파악하는 눈을 가질 수 있기를 바라는 것은 지나친 요행이다. 구조를 보는 자만이 도덕적으로 무결하다면 엘리트주의라는 또다른 구조가 판을 칠 테니 말이다. 또 피해자들에게 용서라던가 이해를 종용하고 싶은 마음이 눈곱만큼도 없는 것도 있지만.나는 내 부모를 사랑한다. 진심으로 그들이 행복하기를 바란다. 그러니까 나는 어떻게 하면 그들을 ‘악당’의 위치에 돌리지 않을 지 고민하고 있다. 대신 그들이 그렇게 행동하게끔 만들었을 구조의 가닥을 가느다랗게 추론해볼 뿐이다. 이유는 단순하다. 가족 구성원이니까. 엄마를 저렇게 소리 지르게 만든 능력주의와 학벌주의, 아빠를 저렇게 방어적으로 만든 자본주의와 가부장제. 우리의 적은 보이지 않는다. 뜯어보면 같은 처지인 사회 구성원들을 어떻게 하면 적으로 돌리지않고 더 나은 사회를 도모할 지 생각해보아야 하는 것처럼 말이다. 놀랍게도, 구조를 고민하기 시작하면 개인적인 분노와 슬픔도 조금은 치유되는 이상한 현상이 일어난다. 모두가 앓고 있는 병이라면 연대를 통해 어떻게든 타파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묘한 희망이 생겨서 일까. 아니면 자신을 고통으로부터 지켜내려는 이성적 방어 기제가 발동한 것일까. 혹은 그들을 함부로 원망하고 싶지 않은 나의 착한 마음씨 때문일까. 어느 쪽이든 간에 존재만으로도 가해자가 되는 자들의 비애를 조금이나마 이해해보고 싶었음은 분명하다. 나도 언제든지 그 위치에 갈 수 있음을 염두에 두면서 말이다.
    독후감/창작| 2023.01.30| 2페이지| 2,500원| 조회(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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