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유럽의 작은 마을부터 대도시까지
건축과 문학, 시와 예술에서 발견한 삶의 의미
지혜와 성찰로 충만한 여행을 위한
생각하는 산책자 윤재웅 교수의 특별한 인문학적 시선
“여행의 경험과 기록은 공간에 대한 단순한 관찰이 아닙니다.
감각과 지각이 만나 오래와 새로가 포옹하는 삶의 새로운 탄생입니다.“
_본문 중에서
유럽의 문화수도 역할을 했던 이탈리아, 프랑스, 스페인을 걸으며 사람들이 눈여겨보지 않던 곳, 잘 내비쳐지지 않는 인간의 숭고함을 발견해내는 신간 《유럽 인문 산책》이 은행나무에서 출간되었다. 저자 윤재웅 교수는 한국어의 아름다움을 깊게 성찰하고 시의 세계를 탐닉하는 국문학자다. 자신만의 고유한 언어로 세상을 그려내는 일을 꾸준히 해온 그는 낯선 유럽의 공간에서도 온몸의 감각을 깨우는 독특한 시선과 낱말들로 예술의 도시를 거닌다. 시냇물처럼 소살거리는 이름을 가진 살리나섬에서 시의 아름다움과 시인 네루다의 흔적을 기록하고, 이방인의 주인공 뫼르소의 빛을 아랍문화원의 조리개에서 찾아낸다. 위대한 로마의 건축 판테온에서 석굴암의 기저를 발견하고 르코르뷔지에의 필로티에서 한국 빌라촌의 안타까움을 고찰해낸다. 일상을 파고드는 문학적 성찰을 비롯해 ‘지금’ 삶에 필요한 인문학적 사유를 그의 발걸음에 옮겨 담았다.
여행은 흔히 비일상의 경험이라 말하지만, 진정한 여행은 일상을 다시 바라보게 만드는 일이라는 것을 나는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윤재웅 교수의 『유럽 인문 산책』은 단순히 유럽 여러 도시의 문화와 역사를 소개하는 책이 아니다. 그것은 고대 그리스의 아고라부터 현대 유럽의 골목길에 이르기까지, 시간과 공간을 관통하는 사유의 여정이자, 인간의 질문을 따라 걷는 인문학적 탐방이다. 그 길 위에서 저자는 삶, 죽음, 자유, 공동체, 예술, 종교, 권력이라는 오래된 질문들을 되새기고, 독자인 나 또한 그 여정에 함께 발을 디디게 만든다.
여행이란 결국 ‘나’를 만나기 위한 여정이라고들 한다. 하지만 요즘의 여행은 너무 빠르고 바쁘다. 목적지에서 사진을 찍고, 음식을 먹고, 유명한 랜드마크를 체크하며 돌아오는 일정 속에서 진짜 그 도시가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나는 무엇을 느꼈는지 돌아볼 틈이 없다.
그런 면에서 윤재웅의 『유럽 인문 산책』은 내게 완전히 새로운 여행의 감각을 열어주었다. 이 책은 단순한 유럽 여행기가 아니다. 유럽의 도시와 예술, 철학과 사유, 문학과 삶을 인문학적 시선으로 풀어낸 ‘사유의 산책기’다.
책을 읽는 내내, 나는 유럽의 골목을 직접 걷는 기분이었고, 동시에 나 자신의 내면을 천천히 들여다보는 일종의 인문 여행을 하고 있었다.
책 속에서 가장 먼저 깊은 울림을 준 것은 도시를 단지 보는 것이 아니라 ‘읽는다’는 감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