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처음 이 소설을 펼쳤을 때 느낀 건 이해가 아니라 현기증에 가까운 감각이었다. 문장이 아닌 덩어리의 시간들이 연속해서 밀려왔고, 인물은 같은 이름을 달고도 전혀 다른 순간의 표정을 하고 나타났다. 나는 이야기를 따라가기보다는, 나를 앞지르며 흘러가는 시간의 틈을 붙잡으려 애쓰는 처지였다. 곧 알게 된다. 『소리와 분노』에서 ‘이해’는 줄거리의 해명이 아니라, 시간의 균열 속에서 세계를 감각하는 법을 배우는 일이라는 것을. 이 과정이 고통스러웠지만 역설적으로 나는 소설에 더 깊이 붙들렸다. 고통은 억지로 끼워 맞출 수 없는 것을 억지로 맞추려 할 때 생기지만, 여기서는 오히려 그 어긋남 자체가 의미가 되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다가온 건 언어가 감각의 순서를 뒤집는 방식이었다. 벤지의 세계에서 시간은 직선이 아니라 냄새와 손길에 의해 뒤집히고, 과거가 현재의 촉발점으로 솟아오른다. 퀜틴의 내면에서는 시계가 감정의 고문 기계처럼 작동한다. 제이슨의 문장은 부드러운 회상을 허락하지 않는 장부의 줄과 같다. 그리고 딜시는 마치 집이 무너지지 않도록 기둥을 떠받치는 사람처럼, 자신의 언어를 최소한으로 사용하면서도 서사 전체에 윤리의 골격을 남긴다. 이 서로 다른 언어들이 한 집 안에서 마찰하며 발생시키는 소음과 침묵이 바로 이 소설의 호흡이다. 나는 그 호흡을 따라가다 보니 어느 순간 줄거리보다 호흡을 먼저 듣고 있었다. 그리고 그 순간부터 읽기는 덜 난폭해졌다.
이 소설을 읽는 동안 가장 자주 떠오른 단어는 ‘몰락’과 ‘부재’였다. 몰락은 단지 가문의 경제적 추락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것은 시간과 의미의 연결고리가 끊겨 나가며 발생하는 근원적 붕괴를 가리킨다. 특히 캐디의 존재는 이 붕괴를 역설적으로 붙잡는 중심으로 작동한다. 그녀는 이야기의 무대에서 직접적으로 말하지 않지만, 누구에게나 결정적이다. 누이의 부재가 형제들의 현재를 규정하고, 부재의 모양이 각자의 언어를 만들었다는 사실에서 나는 묘한 섬뜩함과 슬픔을 동시에 느꼈다.
I. 서론
윌리엄 포크너의 <소리와 분노 The Sound and the Fury>는 난해한 소설이다. 다양한 실험적인 글쓰기 기법이 많이 사용되었고, 시간 순도 엉켜 있어 처음 읽을 때는 혼란스럽기만 한다. 그래서 내용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느껴진다. 포크너는 세 번이나 읽었는데도 내용을 이해할 수 없다는 독자에게 한 번 더 읽어 보라는 일화도 있다.
있다.
이 자료는 윌리엄 포크너의 <소리와 분노 The Sound and the Fury>을 읽고 난 소감과 주요 담론을 기술한 것이다.
II. 본론
1. 줄거리 및 주요 등장 인물의 관계
<소리와 분노>는 가상의 소도시인 미시시피주 요크나파터파 Yoknapatawpha County를 무대로 하며, 제퍼슨 농장의 컴프슨가 3형제의 독백 형식으로 씌어진 네 개의 섹션으로 구성되어 있다. 외동딸인 캐디는 처녀성을 잃고 집안 체면을 위해 다른 남자와 결혼하지만, 결국 이혼당여고 아이마저 빼앗기고 친정에서도 받아주지 않는 채 살아가는 방식을 축으로, 남부 명문가의 붕괴가 선명하게 그려낸다.
이 집안은 술주정뱅이 아버지, 막장 어머니, 똑똑하지만 자살한 쿠엔틴, 헤픈 캐디, 태어날 때부터 정신지체아인 벤지, 세상을 삐뚤어진 시각으로 바라보는 제이슨이 주요 인물이다.
첫 번째 부분은 심각한 지적 장애를 가진 33세의 벤지 컴프슨의 관점에서 비선형적인 방식으로 시간을 경험한다. 이는 벤지가 과거와 현재의 사건을 구별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그의 과거의 기억이 현재의 경험에 자주 개입한다. 이야기는 단편적이고 분열되어 있어 벤지의 혼란스럽고 혼란스러운 관점을 보여준다.
인간의 오감 중에서 가장 수동적인 감각은 단연 청각이다. 순간적으로 어떻게든 막을 수 있는 다른 감각과 달리 소리가 들리지 않도록 막는 재주는 없다. 우리를 가장 화나게 하는 감각도 청각이다. 정확히 말하면 다른 인간들의 언어인데 말도 못하고 귀담아 들어야 한다면 계속 쌓여가는 분노는 어떻게 감당해야 할까. 이 책 "소리와 분노"는 천재 벤지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그는 사고와 판단을 할 줄 모른다. 그러므로, 감각만이 치열하게 살아있다. 골프 코스의 빨간 깃발을 보고 캐디의 몸에서 나무 냄새를 맡으며 수많은 캐릭터들의 대화를 들어보면 그는 감각에 달라붙는 정보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르지만, 이 감각은 그의 감정이 된다. 벤지는 흘러가는 가족들의 온갖 우스꽝스러운 대화에 무방비 상태로 귀가 노출되고, 그 결과 끊임없이 울부짖으며 분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