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내 괴롭힘, 갑질 등의 그 이면을 살펴보면 잘못된 사고방식이 고쳐지지 않고 편향, 즉 편견으로 자리 잡아 무의식중에 작용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러한 무의식적 편견을 하나씩 사례를 들며 살펴보고, 편견에서 벗어나는 방법에 관해서도 정리한다. 이 책으로 나를 지배하고 있는 무의식적 편견을 고찰해보자!
내가 다른 나라에서 살아본 것은 아니지만, 여러 언론과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말들만 종합해보더라도 대한민국이야말로 무의식적 편견의 천국이라 할 만 하다. 무의식적 편견이 뭘까? 간단하다. 이름 그대로 이해하면 된다. 명백한 자료나 증거 없이 우리가 일상적으로 가지고 있는 편견. 대표적으로 '이과생이 문과생보다 공부를 잘한다' 같은 것들이 있다.
2021년 2월 3일, 모리 요시로 도쿄 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 회장이 일본올림픽위원회 임시 평의원회에서 다음과 같이 발언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여성이 많으면 이사회 회의에 시간이 걸린다.’
‘여성은 뛰어나긴 한데 경쟁의식이 강하다. 누구 한 사람이 손을 들고 나서면 자기도 지지 않으려 한다. 그래서 다들 발언을 하는 것이다.’
‘말을 많이 하면 신문에 날 테니까. 어쨌든 여성의 숫자를 꼭 늘려야 한다면 발언 시간을 어느 정도 규제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회의가 끝나지 않아 곤란하다.’
해당 발언이 보도되자 국내외에서 비판이 쏟아졌다. 인터넷에는 모리 씨의 처우를 재검토하고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하는 서명 활동이 벌어졌다. 도쿄 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 운영의 투명성 확보를 요구하는 제안서까지 포함하면 15만 명 이상이 서명에 참여했다. 모리 씨는 하루 만에 사과와 함께 발언 철회를 표명했지만, 이후에도 여론의 비판이 끊이지 않자 조직위원회 회장직을 사임했다.
근래 들어 여론이 효과적으로 작용한 하나의 예이기는 하나, 이 같은 발언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고 있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모리 씨만 해도 사임 후 얼마 되지 않은 3월 26일에 비슷한 실수를 또다시 저질렀다. 정계의 파티 석상에서 ‘여성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나이가 들었지만 ···’이라는 말로 한 여성을 소개한 것이다. 아무리 구면이라고 해도 공적인 자리에서 입에 담기에는 적절치 않은 표현이다. 이런 발언이 되풀이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자신이 자각하지 못하는 사이에 무의식적으로 발현되는 편견, 무의식적 편견(Unconscious Bias) 현상이다. 편견이 무의식적이라는 말은 자신도 그것이 잘못된 것임을 알아차리지 못한 채 생활한다는 뜻이다. 자신이 잘못을 깨닫지 못하니 개선될 방법도 없다. 유일한 방법이라야 다른 사람들이 있는 자리에서 공언했다가 비판을 받고서야 비로소 알아차리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