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 삼국통일의 의의와 한계

소개

고려대학교 인물로 보는 한국사 교양수업
제목과 같습니다. 신라 삼국통일의 의의와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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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무슨 일이든 잘 성사가 되려면, 그것이 대사일수록 더더욱 개인의 능력 이외에도 주변 상황이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흘러야 한다. 표준어는 아니지만 흔히들 아다리가 맞다고 표현을 하는 그런 운 말이다.
신라의 삼국통일 역시 단지 신라의 국력만으로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오히려 당시 삼국 중 군사력으로 보자면 신라가 가장 약했다. 수가 멸망한 뒤 들어선 당은 고구려에게 끊임없이 군사적 압력을 가했다. 이에 위협을 느낀 삼국은 국내의 권력을 집중하는 일이 필요했고, 그러한 권력의 집중을 위한 작업은 삼국에서 거의 동시에 이뤄졌다. 당은 요동을 정벌하기 위해 고구려를 공격했지만 연개소문에 의해 저지당하고, 의자왕의 신라 공격은 신라를 위태롭게 만들 지경이었다. 이렇게 어려움에 처한 두 나라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져 나당연합을 결성하게 된다. 신라는 고구려에 도움을 요청했으나 거절당했고, 당으로서는 고구려를 공격할 거점이 필요했던 것이다.
그러나 과연 신라가 처음부터 삼국통일을 염두에 두고 있었는지는 의문이다. 국가의 존립자체가 희미한 시점에 단지 백제만을 목표로 두고 당과 손을 잡았다는 것이 내 견해이다. 그러나 당이 웅진도독부를 설치하고 백제에 손을 뻗치자 연개소문이 죽은 틈을 타 평양성을 함락시키고 안동도호부를 설치해 당의 관심을 돌렸다. 고구려가 멸망한 이후, 오히려 신라는 고구려 유민의 반당운동을 지원하면서 나당전쟁에 돌입하고 당을 한반도에서 몰아낸다.
이로써 신라는 삼국을 통일하게 되는데 사실 진정한 의미의 삼국통일은 아니었다고 본다. 고구려 영토의 일부를 흡수했을 뿐이고, 고구려 유민들은 발해를 건국하기에 이른다. 통일신라 말기에 궁예와 견훤이 후백제와 태봉을 세운 것도 마찬가지다.
신라가 당의 힘을 빌린 것이 잘못이라고 생각지는 않는다. 당시 국가의 존폐가 걸린 상황에서 신라 역시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한 것이다. 당과 고구려, 백제와 관련한 신라의 전략은 굉장히 명석했다. 한반도에서 당을 몰아낸 것 역시 높이 살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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