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문]여성성의 신화- 이갈리아의 딸들을 읽고

소개

이갈리아의 딸들을 읽고 쓴 독후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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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흔히 소설을 꾸며낸 이야기 혹은 허구적인 이야기라고 정의 내리고는 한다. 실제로 일어난 일은 아니지만 우리 주변에서 있을 법한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것. 그것을 소설이라고 하고 또 그 과정을 소설 쓰기의 과정이라고 한다.
「이갈리아의 딸들」은 그런 의미에서는 정통 소설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왜냐하면 이 소설은 꾸며낸 이야기이긴 하지만 있는 그대로 현실을 반영하고 있지는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이 소설에서는 남성성과 여성성이 뒤바뀐, 어찌 보면 엽기적이라고도 할 수 있는 여러가지 장면 등이 등장한다. 그리고 바로 그렇기 때문에 이 소설은 굉장히 특별해진다. 나는 이 소설을 읽으면서 무척이나 오랜만에 이야기 자체에 몰입할 수 있었다. 무슨 말인가 하면 전공이 전공인 만큼 소설 한편을 읽어도 주제, 시점, 소도구, 복선, 시간 변조 등등을 분석해가며 읽는 것에 인이 배겨 있었는데 정말 오랜만에 그런 것들을 따지지 않고 읽을 수 있었다는 얘기다.
첫 번째 이야기-브램 장관과 그녀의 가족을 읽을 때, 나는 여자와 남자의 성역할이 뒤바뀐 재미있는 설정을 보고 어떻게 이야기를 끌고 나갈까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여자들이 보면 통쾌한 이야기, 남자들이 보면 이가 갈리는 이야기‘ 라는 선생님의 말씀을 떠올리니 더욱 그랬다. 일단 이 소설에서는 우리가 너무나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남성성과 여성성의 개념이 뒤바뀌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움이라고 불리는 여성들의 보호를 받는 존재 즉, 소설 속 맨움들은 현실 속에서 여성들의 성역할이라고 규정되어지는 여러 가지 행동 패턴들을 보인다. 하늘거리는 치마를 입고 수다를 떨며 페호라고 불리는-여성들의 브라에 해당하는-옷을 입는 남자. 그들은 여성보다 더 덩치가 크거나 힘이 세면 여성들에게 선택받을 수 없다는 사회적인 관습에 얽매여 사는 존재들이다. 나는 이러한 설정들을 보면서 표면적으로 드러나 있지는 않지만 ’어떤 남자에게 선택되어지냐에 따라 여자의 운명이 결정된다‘ 라는 식의 가부장적 사고가 얼마나 우리 사회에 뿌리 깊게 퍼져 있는 가를 알 수 있었다. 일단 여자인 나부터가 이 소설을 읽으면서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면에 확립되어 진 여성성이 사실은 학습되어 진 것이라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또한 이 책에서 나오는 대로 모든 여자들이 이러한 사고와 행동을 보인다면 지금까지 내가 여성스러움이라고 생각했던 모든 것들을 통째로 뒤집어야 하기 때문에 엄청난 혼란이 따를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예를 들면 내가 여자이기 때문에 어느 부분에서는 남자들보다 더 우월하다고 믿는 몇 가지 개념들 -모성애, 이해심, 인내력- 은 학습되어 진 것이라기보다는 천성적으로 타고난 것이라는 생각을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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