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포스티노

소개

일포스티노 감상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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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이 영화를 아무 생각없이 봤더라면 어땠을까? 시작부터 ‘은유’에 초점을 맞추어 감상했던 이 영화는 장면 하나하나에 주의를 기울였던 만큼 작품을 다 보고 난 후에도 오래도록 가슴 속에 남는 게 많았다.
주인공인 마리오는 이탈리아의 작은 섬마을에서 태어났다. 과묵한 그의 아버지는 어부였고, 어부 외에는 할 일이 없는 가난한 마을이기에 주인공도 그의 아버지를 따라 어부의 길을 따라갈 뿐이었다. 영화 전반부에 잠깐 비쳐지는 주인공의 삶은 하루하루가 무료함 그 자체였다고 말할 수 있다.
영화는 세계적인 시인 파블로 네루다가 주인공이 살고 있는 이탈리아의 작은 섬마을로 망명해 오면서 본격적으로 전개된다. 네루다에게 매일 몇 십통씩 배달되는 편지들 때문에 작은 섬마을에서는 집배원을 새로 구하게 되고, 마리오는 매일 네루다에게 편지를 배달하는 집배원이 된다.
네루다는 그의 낭만시 때문에 그를 사모하는 많은 여자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었으며, 매일 그에게 도착하는 편지의 모두는 여자들로부터 온 것이었다. 주인공은 처음에 단순히 여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싶어서 시를 배우려 한다. 그는 밤마다 네루다의 시집을 읽고, 네루다에게 의도적인 접근을 한다. 그러나 주인공의 이런 의도는 음흉하다기보다 순박함으로 나타난다. 처음에는 계속 네루다를 관찰만 하다가 시집에 서명을 받기도 하고, 그의 손에 묻은 이물질을 자신의 옷에 비벼 제거해주기도 한다.
주인공의 노력이 가상해보였는지 네루다는 주인공에게 ‘은유’ - 메타포 - 를 가르쳐주게 되는데, 주인공이 ‘은유’에 대해 스스로 깨닫도록 하는 장면은 매우 인상깊었다. 주인공은 시집에서 이해가 안 가는 구절에 대해 질문을 하지만 네루다는 설명을 해주지 않는다. 시는 읽는 이로 하여금 직접 그 구절을 느끼게 하는 데 목적을 둔다고 네루다는 말한다. 고등학교 때 시문학 수업 시간을 회상해보면, 시어에 밑줄을 긋고 그 밑에 시어가 갖는 의미를 빼곡히 적었던 것이 생각난다. 시인의 의도를 느껴보려고 애쓰기 보다는 지식으로써 암기하기에 급급했다. 그랬기에 주인공이 은유에 대해 깨닫고, 스스로 은유적 표현 - 아버지의 서글픈 그물, 배가 단어들로 튕기는 것 같다 - 을 만들어 낸 장면은 무척 감동적이었다.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