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문화]사사무애의 논리

소개

그렇다면 본래성의 교설로서의 『화엄경』은 어떠한 논리 구조로 되어 있는가? 이미 보았듯이 만기만상이 무한한 다양성 아래 서로 장애하고 유동하면서 존재하는 현실계를 본래적 위상 그대로 반영하고 포섭하는 별교일승의 세계에서는 삼승의 직선적 합목적성의 논리가 거부된다. 일상의 단조로운 논리로 현실계를 구획하여 작위와 왜곡을 가하게 되면 본래의 여실한 상이 은폐되어 본래성과 현실성 사이에 만회할 수 없는 단층이 생기기 때문이다. 단일의 논리, 부동의 원칙, 고정된 개념, 불변의 목적을 중생해 에 들씌워 질서를 확립하는 것, 이러한 일에 일승이란 이름을 붙이는 것만큼 진위를 어지럽히는 일은 없다.

목차

없음

본문내용

징관은 무장애의 법계를『화엄경』의 본뜻이라고 보았다. 그런데 참으로 무장애가 되기 위해서는 장애의 세계에 철저함으로써 현실계의 존재방식을 정확하게 이해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어떠한 작위나 후득적 논리를 적용해서도 안 된다. 무진무한하게 전개되는 현실계를 이해하는 논리는 상상을 뚜렷이 반영하여 각 사물이 모두 스스로의 위에 만족하면서도 서로 다른 사물들을 장애하는 일이 없게 하는 본래적 무진의 논리여야만 한다. 일승교가 자기를 한정함으로써 삼승교가 존립의 의의를 지닐 수 있다는 사실은, 여타의 논리들은 무진의 논리의 화도적․유입적 의미를 떠맡아서 형성된 것 일뿐 그 자체가 실리를 지니고 있지는 않다는 점을 드러낸다. 무진의 논리는 모든 후득적․대경적 논리를 산출하는 근원적 모태이며, 선악과 미추, 고하와 대소를 그대로 포섭하는 포용의 논리이다.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