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 중학생 수필 모음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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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팔 깁스
2. 짝사랑
3. 꿈
4. 나의 기억 속 엄마
5. 나의 상처
6. 다시 가고 싶은 야영
7. 왕따 상담
8. 밤 공장
9. 상처
10. 설렘과 아쉬움의 수련회
11. 손에 있는 상처
12. 생의 첫 수학여행
13. 높은 산
14. 흉터 
15. 사촌 동생
16. 싹둑
17. 미안하지만 고마운 추억
18. 원수 오빠
19. 나의 친구
20. 피아노와 나
21. 어린아이
22. 스트레스
23. 야영

본문내용

팔 깁스
예전에 팔에 깁스를 한 적이 있었다. 팔에 실금이 갔다는 이유로 통 깁스를 한 달 가까이하고 있었는데, 아직도 그때의 기억이 생생하게 떠오른다. 초등학교 6학년 늦가을 때에 일어난 일이다. 점심시간에 애들이랑 놀고 있다가 내가 운동장 위쪽으로 올라가서 뛰고 있었는데 뛰다가 발을 헛디뎌서 넘어졌다. 그 뒤에 헛디딘 발은 금방 나았지만 넘어지는 순간에 짚은 왼쪽 팔목이 금방 낫지 않고 계속 욱신거리며 아파서 병원에 가보기로 했다. 병원에 가서 엑스레이를 찍고 검사를 받았는데 병원에서 내 팔이 단순히 삐끗한 게 아니라 뼈에 조그마한 금이 갔다고 내가 통 깁스를 감아야 한다고 말했다. 뼈에 금이 갈 정도로 그렇게 격하게 논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고 동시에 깁스에 대한 궁금증과 걱정이 생겨났다. 깁스는 어떻게 하는 건가, 아프지는 않을까 등 수많은 생각을 하고 있던 중에 나를 불러서 깁스를 하러 들어갔다. 깁스는 내 생각과 달리 아프지도 않고 수월하게 감은 것 같았다. 팔에 붕대를 팔꿈치 조금 위까지 붕대를 감은 후에 정식 명칭은 모르지만 매우 촘촘한 초록색 그물망 형태의 것을 물에 적신 다음에 그것을 붕대 위에 감았다. 물에 적신 것은 아마도 접착 용도로 적신 것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팔을 지탱해 주는 보호대를 목에 맸다. 그 상태로 나왔는데 기분이 낯설고 마치 내 팔이 내 팔이 아닌 것 같았다. 이 붕대에 물을 묻히면 안 되고 보호대는 항상 매고 있는 게 좋다고 했다. 그리고 이 붕대를 풀려면 최소 몇 주는 감고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깁스를 하고 집에 왔지만 낯선 기분은 사라지지 않았고 깁스 때문에 불편한 점도 적지 않았다. 씻을 때는 붕대에 물을 묻히면 안 된대서 왼팔을 부자연스럽게 들고 씻었고 잘 때는 조금 심한 편인 잠버릇 때문에 자고 일어나면 팔이 욱신거렸다. 학교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글씨를 쓰거나 지우개를 쓰면 책이 움직이고 무엇을 들고 옮기거나 할 때 오른손으로만 다 들어야 했다. 왼손을 예전처럼 쓸 수 없다는 게 불편했지만 어찌할 방법이 없으니까 그런 불편함을 감수하고 깁스를 풀 날만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가 졸업사진을 찍게 되었는데 나는 깁스를 한 채로 찍었다. 그래서 깁스를 한 흔적은 내 졸업사진 안에 남아있게 되었다. 깁스에는 내 친구들이 한 낙서도 남아 있을 것이다. 깁스를 한 자기가 한 달이 다 되어가서 병원에 깁스를 풀러 갔다. 깁스를 자를 때 전기톱으로 잘라서 그럴 일은 없겠지만 내 팔이 잘리진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붕대도 풀고 나서 보이는 내 팔이 하얗고 얇았다. 한 달 동안 햇빛을 못 봤으니 그럴 만도 하겠지.라고 생각하며 깁스를 풀고 나서도 보호대 하나를 차고 나왔다. 확실히 왼팔에 힘이 안 들어가는 게 느껴졌다. 왼팔에 깁스를 풀고 나니 다시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어졌고 힘이 안 들어가던 왼팔도 이제 힘이 어느 정도 들어가는 것 같았다. 그런데 문제가 하나 더 생겼다. 보호대도 하고 다녀야 한다고 해서 차고 다니다가 무심코 보호대를 풀었는데 눈에 보이는 광경은 조금 징그러운 면이 있었다. 내 손등부터 팔꿈치까지 털이 자란 것이다. 그것도 짧은 털이 아닌 난생처음 보는 긴 털이었다. 분명 깁스를 풀은 직후에는 내 팔이 깨끗했는데. 털을 본 내 친구들은 나와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다행히 털은 점점 빠졌고 처음과 똑같은 모습으로 돌아오는 데 성공했다. 지금은 이미 졸업을 해서 초등학교를 떠났지만 깁스를 한 경험은 초등학교 때 추억 중 일부로 남을 것이다. 그리고 또 깁스하는 일이 없도록 나에게 교훈을 주는 일화일 수도 있다.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