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문화질서 - 유럽문화의 기원과 발전

소개

유럽을 문화적인 차원에서 규명한다는 것은 한편으로는 그리스 로마 문화에서 그 원류가 찾아지는 휴머니즘 전통, 유럽 보편의 문화유산으로서 기독교, 그리고 지리상의 발견과 더불어 싹튼 ‘유럽 문명인’의 개념을 파악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기독교 분파들의 형성과 관련되어 있는 유럽 각국의 형성 과정과 그 민족의 문화를 이해하고, 이들이 유럽통합이라는 역사의 진행 속에서 상호 얽혀있는 관계를 인식하는 일입니다. 이런 규명 작업은 유럽통합의 방향과 성격 그리고 그 통합의 정도를 가늠하게 하는 좋은 길잡이가 될 것입니다.

목차

I. 머리말

II. 유럽문화의 기원과 발전: 그리스 로마의 고전문화

III. 중세 유럽과 기독교 문화

IV. 근대문화의 탄생: 르네상스와 종교개혁

V. 민족 주권국가의 문화

VI. 결론

본문내용

II. 유럽문화의 기원과 발전: 그리스 로마의 고전문화

그리스 문화는 곧 폴리스 (polis)의 문화라 할 수 있습니다. 자유 시민으로 구성된 공동체국가인 폴리스의 성립이 갖는 역사적 의의는 그것이 전체 유럽역사와 전체 유럽문화, 더 나아가서 전체 서양역사와 서양문화의 진정한 시작을 의미한다는 데에 있습니다. 비록 그리스 문화는 에게문명을 꽃피운 동방의 오리엔트 문화의 영향과 자극 아래 개화하였으나, 오리엔트와는 근본적으로 성격이 다른 독창적인 폴리스문화를 창조하고 발전시킴으로써 오늘의 유럽문화의 참된 원천이 되었던 것입니다. 다시 말해 서양문명의 독특한 과학과 철학, 역사와 정치학, 시와 연극, 건축과 조각, 법 개념 및 자유로운 정치제도 등은 그리스 시대에 뿌리를 둔 것이었습니다. “유럽적 이념과 아시아적 이념간의 차이 및 서양문명의 자율성에 관한 뚜렷한 감각은 그리스인과 더불어 형성되었습니다.”고 크리스토퍼 도우슨 (Christopher Dawson)은 말하지 않았던가요? 그리스인들이 유럽의 고대문화를 일으킨 사람들이었다면, 로마인들은 그것을 완성하고 다음 시대에 넘겨준 사람들이었습니다. 로마의 위대성은 이와 같이 정복한 민족을 정치적으로 통일한 것에 있지 않고, ‘영원의 도시’ 로마가 이룬 불후의 업적인인 보편적 그리스-로마문화의 영역 확대에 있었습니다. 그러나 로마는 단순히 문화 매개의 역할만을 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로마는 기독교를 유럽화하였으며, 로마법 사상을 통해 법과 권리의 개념을 체계화하였습니다. 로마법은 로마시민을 위한 시민법으로부터 시작되었으나 결국은 지역과 민족을 초월한 보편적인 자연법 관념으로 발전하여 인간의 자유와 평등을 뿌리내리게 하는 지적 기반이 되었습니다. 기독교는 로마의 국교로 인정되기까지 박해와 순교를 거듭하였으나 끝내는 전지중해 세계를 지배하는 종교로 성장하였습니다. 로마 멸망 후 기독교는 유럽세계의 혼란 속에서 영도력을 발휘하여 정신적으로 유럽을 통합할 수 있었습니다. 이같이 종교와 법의 분야에서 로마문화가 했던 창조적인 역할은 아무리 강조되어도 지나치지 않을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로마의 문화는 당시 유럽의 중심부였던 지중해 세계의 통일을 완수하고 그것을 유지하려는 그들의 노력의 소산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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