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 데뷔 40주년!
고다이 쓰토무가 시작하는 새로운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 데뷔 40주년!
진실을 찾는 눈, 진심을 향한 걸음
고다이 쓰토무가 시작하는 새로운 시리즈
“이 소재를 작품으로 쓸 날은
오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 히가시노 게이고
‘오늘의 일본을 대표하는 작가’이자 일본 내 ‘단행본 판매 누계 1억 부’ 돌파라는 전대미문의 쾌거를 거둔 히가시노 게이고의 장편소설 『가공범』이 종합 출판 브랜드 북다에서 출간되었다. 1985년 데뷔하여 2025년 작가 데뷔 40주년을 맞이한 그는 『백조와 박쥐』에 한차례 등장한 고다이 쓰토무를 주인공으로 내세움으로써 새로운 시리즈의 시작을 알렸다. 고다이는 예리한 관찰안과 부지런한 발을 지닌 인물로 기존에 작가가 그려 온 천재형 탐정 캐릭터들과는 차이가 있다. 유능함보다는 성실함이 큰 장점인데 긴 시간 묵묵히 미스터리 장르에 헌신해 온 히가시노 게이고와 가장 닮았다.
불에 탄 저택에서 유명 정치인과 전직 배우 부부의 시체가 발견된다. 화려한 삶을 살아온 이들에게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두 사람은 무슨 비밀을 끌어안고 있는 것일까? 고다이 형사는 좀처럼 풀리지 않는 사건의 실마리를 풀기 위해 일본 전역을 동분서주 돌아다닌다. 이 과정에서 그가 느낀 사소한 의심이 쌓여 마침내 사건이 품고 있던 엄청난 비밀이 밝혀진다. 천재 캐릭터나 기상천외한 범죄 없이도 여러 번 숨을 멎게 하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매력이 더욱 빛을 발하는 작품이다. 『가공범』은 일본 출간 후 이례적으로 빠른 증쇄와 2024년 베스트 미스터리 선정, 2025년 일본미스터리문학 대상 수상, 일본 최대 서점 체인 기노쿠니야·출판 유통사 토한 종합 1위 등의 성과를 거두며 히가시노 매직이 더욱 강력해졌음을 증명해 냈다. 과거의 열정과 현재의 명성에 안주하지 않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가 인생 40년이 담겼다.
『가공범』은 제목부터 이중적인 의미를 품고 있다. ‘가공(假共)’은 ‘거짓으로 함께한다’는 뜻이며, ‘범’은 범죄자를 뜻한다. 즉, ‘거짓된 공범’이라는 역설적인 조합 속에 이 작품의 핵심 주제가 담겨 있다. 히가시노 게이고는 이번에도 인간의 내면을 집요하게 파헤치며, 선과 악의 경계가 얼마나 흐릿한지를 보여준다. 소설은 한 살인사건으로 시작된다.
피해자는 평범한 남성이지만, 그 주변 사람들은 결코 평범하지 않다.
경찰은 유력한 용의자를 추적하지만, 사건의 실마리는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용의자의 친구, 가족, 연인 등 여러 인물의 시점을 오가며 전개되는 구조는, 마치 조각난 거울을 하나씩 맞추어가는 느낌을 준다.
파울로 프레이리의 『페다고지(Pedagogy of the Oppressed)』는 단순한 교육 철학서가 아니다. 그것은 삶을 관통하는 통찰이며, 우리가 지금까지 당연시해온 교육 방식과 인간에 대한 시선을 근본적으로 흔드는 강력한 문제 제기다. 책을 읽으면서 나는 나의 학창 시절, 군대, 직장, 그리고 현재의 삶까지 되돌아보게 되었다. 프레이리는 말한다. “교육은 억압을 강화하는 도구가 될 수도 있고, 해방을 위한 실천이 될 수도 있다.” 이 문장은 내게 강한 충격을 주었다. 나는 그동안 내가 받아온 교육이 정말 ‘해방’이었는지, 아니면 또 다른 ‘통제’였는지를 스스로 묻지 않을 수 없었다.
프레이리는 우리가 익숙한 교육 방식을 “은행 저금식 교육(Banking Model of Education)”이라 비판한다. 교사는 지식을 가진 자, 학생은 아무것도 모르는 빈 그릇으로 간주되고, 교사는 그 그릇에 지식을 ‘저금’한다는 것이다.
설정 자체는 진부하고 예전 일본 추리소설 느낌이 물씬 났다. 히가시노 작품 중에 고다이가 나오는 다른 소설을 보지는 않았고 다 읽고 나서 이 소설이 시리즈물의 일부라는 걸 알게 됐다. 범인 자체가 스스로 경찰에게 접근하고 결국 그 존재 자체도 나중에 의심하게 되는 뻔한 구도가 이어졌다.
히가시노 게이고는 일본 현대 추리소설의 거장으로, 탁월한 스토리텔링과 인간 심리 묘사로 많은 독자의 사랑을 받아왔다. 그의 작품 『가공범』은 단순한 범죄 소설을 넘어, 사회가 감추고 싶어 하는 어두운 진실과 인간 내면의 복잡성을 섬세하게 다룬 작품이다. 이 소설은 범죄와 법, 정의와 도덕 사이에서 흔들리는 인간 군상의 모습을 통해 우리 사회가 직면한 여러 문제를 고민하게 한다.
1. 사회와 법 사이에서 흔들리는 인간성
히가시노 게이고의 『가공범』은 단순한 추리소설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 이 작품은 사회의 기본 질서와 법적 시스템이 개인의 삶과 어떻게 충돌하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인간성이 얼마나 복잡하게 흔들릴 수 있는지를 치밀하게 탐구한다.
소설은 여러 인물들이 얽히고설키며 벌어지는 연쇄 사건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그러나 이야기의 초점은 단지 범죄 그 자체에 있지 않다. 오히려 법이 규정하는 ‘정의’와 실제 인간 사회에서 체감하는 ‘정의’ 사이의 간극에 집중한다. 법은 객관적이고 일관된 기준을 제시하는 듯 보이지만, 현실에서는 다양한 사회적, 문화적, 심리적 요인들에 의해 그 의미가 끊임없이 변주된다. 『가공범』은 바로 이 미묘한 경계와 균열을 드러내며, 독자로 하여금 법이 항상 완전하지 않다는 사실을 직면하게 한다.
"만약 당신이 하지도 않은 일로 온 세상의 비난을 받는다면, 당신은 스스로의 무고함을 끝까지 믿을 수 있는가?" 소설 『가공범』은 이처럼 섬뜩한 질문을 던지며 시작한다. 평범한 회사원이었던 주인공 '김민준'은 어느 날 아동 성추행 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된다. 명확한 증거는 없지만, 자극적인 언론 보도, 성급한 경찰의 수사, 그리고 분노한 대중의 '마녀사냥' 속에서 그는 순식간에 파렴치한 범죄자로 낙인찍힌다. 이 소설은 단순히 억울한 누명을 쓴 한 남자의 이야기를 넘어, 진실이 힘을 잃고 편견과 확증 편향이 지배하는 현대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파고드는 날카로운 심리 스릴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