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서론
패혈증(Sepsis)은 감염에 대한 비정상적이고 생명을 위협하는 숙주 반응이다. 미생물이 혈액 내로 침투하여 전신적인 염증 반응을 유발하고, 이로 인한 장기 기능 장애가 발생하는 심각한 질환이다. 패혈증은 높은 사망률과 이환율로 인해 주목받고 있으며, 사회적 부담도 크다. 최근 국내에서도 패혈증 관련 통계가 우려스러운 수준이다. 2022년 국내 패혈증 사망률은 10만 명당 13.5명으로 11위를 차지했으며, 실제 사망자 수도 2021년 6,429명에서 2022년 6,928명으로 7.8% 증가했다. 이처럼 패혈증은 심각한 질환으로, 이에 대한 이해와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한 실정이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패혈증의 정의, 병태생리, 유형 및 원인, 증상과 진단, 치료, 합병증 및 예후 등 패혈증에 대한 종합적인 문헌고찰을 수행하고자 한다. 나아가 패혈증 환자의 사례를 토대로 효과적인 간호 중재를 제안하고자 한다.
2. 패혈증 정의와 병태생리
2.1. 정의
패혈증이란 감염에 대한 숙주의 생명을 위협하는 장기 기능 장애를 유발하는 조절되지 않는 반응이다. 이 정의는 2016년 제3차 국제 패혈증 및 패혈성 쇼크 합의 회의에서 제시된 것으로, 기존의 전신 염증 반응 증후군 기준에 비해 보다 임상적인 중요성을 강조한다. 즉, 단순한 염증 반응을 넘어 감염으로 인한 장기 기능 부전이 발생해야 패혈증으로 간주한다. 여기서 핵심적인 개념은 '생명을 위협하는 장기 기능 장애'이다. 이는 급성 생체 기능 평가(SOFA) 점수가 감염으로 인해 2점 이상 증가하는 경우로 판단한다. SOFA 점수는 호흡, 응고, 간, 심혈관, 중추 신경계, 신장 등 6가지 장기 시스템의 기능을 평가하는 지표로, 각 시스템의 기능 부전 정도에 따라 점수를 부여한다. 또한, '조절되지 않는 숙주 반응'은 패혈증의 병태생리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요소이다. 일반적인 감염에 대한 면역 반응은 감염원을 효과적으로 제거하고 조직 손상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조절되지만, 패혈증에서는 이러한 조절 능력이 상실된다. 그 결과, 염증 매개체가 과도하게 분비되고, 혈관 내피 세포 기능 장애, 미세혈관 혈전 형성, 미토콘드리아 기능 부전 등 다양한 병태생리학적 변화가 발생한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들은 최종적으로 세포 및 조직 손상을 야기하고, 이는 다발성 장기 부전으로 이어진다.
2.2. 병태생리
패혈증의 병태생리는 감염에 대한 숙주의 조절되지 않는 반응으로 인해 생명을 위협하는 장기 기능 장애가 발생하는 복잡한 과정이다.
정상적인 면역 반응은 감염원을 제거하고 조직 손상을 최소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지만, 패혈증에서는 이러한 조절 능력이 상실된다. 이로 인해 전신적인 염증 반응이 과도하게 활성화되고, 이는 결과적으로 다양한 장기의 손상으로 이어진다.
초기 감염이 발생하면 병원체 관련 분자 패턴 또는 손상 관련 분자 패턴이 패턴 인식 수용체에 의해 인식된다. 이는 단핵구, 대식세포, 호중구와 같은 선천 면역 세포를 활성화시키고, 염증성 사이토카인을 분비하게 한다. 이러한 사이토카인 폭풍은 혈관 내피 세포의 활성화를 유도하여 혈관 투과성을 증가시키고 백혈구 부착 및 이동을 촉진한다.
혈관 투과성의 증가는 혈관 내 유체 손실을 초래하여 부종을 유발하고 조직 관류를 저하시킨다. 동시에, 응고계와 섬유소 용해계의 불균형이 발생한다. 전염증성 사이토카인은 혈관 내피 세포에서 조직 인자의 발현을 증가시켜 외인성 응고 경로를 활성화시킨다.
이는 미세혈관 내 혈전 형성을 촉진하고, 혈소판 감소증과 함께 파종성 혈관 내 응고를 유발할 수 있다. 미세혈관 혈전은 혈류를 차단하여 조직 허혈을 악화시키고, 결국 다발성 장기 부전을 초래한다. 동시에 항응고 인자 활성은 감소하고 섬유소 용해는 억제되어 혈전 형성 경향이 더욱 강화된다.
또한, 패혈증은 미토콘드리아 기능 장애를 유발하여 세포 에너지 생산을 저해한다. 염증 매개체와 산화 스트레스는 미토콘드리아의 전자 전달계를 손상시키고, 이는 ATP 생산 감소와 활성 산소종의 과도한 생성을 야기한다. 세포는 에너지 부족 상태에 빠지고, 이는 세포 사멸을 촉진하며 장기 기능 장애를 가속화한다.
특히 심근 세포의 미토콘드리아 기능 장애는 심근 수축력 저하를 초래하고, 이는 저혈압과 조직 관류 부전을 더욱 악화시킨다. 면역계의 조절 이상은 염증 반응의 과도한 활성화뿐만 아니라 면역 억제 상태로도 이어진다.
초기 염증 반응 이후, 숙주는 면역 마비를 겪게 되는데, 이는 면역 세포의 기능 저하와 세포 사멸 증가로 나타난다. 대식세포는 병원체를 효과적으로 제거하지 못하고, 림프구는 기능 부전을 보여 이차 감염에 취약해진다.
이러한 면역 억제 상태는 환자가 병원 내 감염이나 재발성 감염에 노출될 위험을 높이며, 패혈증의 장기적인 예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결론적으로, 패혈증의 병태생리는 감염에 대한 과도하고 조절되지 않는 면역 반응, 혈관 내피 세포 기능 장애, 응고계 이상, 미토콘드리아 기능 부전, 그리고 면역 억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발생하는 복잡한 과정이다.
이러한 다각적인 기전들이 상호작용하여 전신적인 염증, 조직 손상,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다발성 장기 부전을 초래한다.
3. 패혈증 유형 및 발생 원인
3.1. 감염원에 따른 유형
세균이 패혈증의 가장 흔한 원인균이다. 그람 양성균 중에서는 황색포도알균과 폐렴알균이 흔하며, 이들은 피부 및 연조직 감염, 폐렴, 심내막염 등을 통해 패혈증으로 진행될 수 있다. 황색포도알균은 병원 내 감염의 주요 원인균이기도 하여, 입원 환자에게서 중심정맥관 관련 혈류 감염이나 수술 부위 감염 등으로 패혈증을 유발할 수 있다.
그람 음성균 중에서는 대장균, 녹농균, 폐렴막대균 등이 주요 원인균으로, 요로 감염, 복강 내 감염, 폐렴 등을 통해 패혈증을 일으킨다. 특히 대장균은 요로 감염의 가장 흔한 원인균이며, 중증 요로 감염은 패혈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녹농균은 면역 저하 환자나 인공호흡기 관련 폐렴 환자에서 흔히 발견되며, 다제 내성을 보이는 경우가 많아 치료가 더욱 어렵다.
세균 외에도 진균, 바이러스, 기생충 등 다양한 미생물이 패혈증을 유발할 수 있다. 진균 감염에 의한 패혈증은 주로 면역력이 심하게 저하된 환자, 예를 들어 장기 이식 환자, 항암 치료 환자, 장기간 광범위 항생제 사용 환자 등에서 발생한다. 칸디다 알비칸스와 아스페르길루스 등이 대표적인 원인 진균이다.
바이러스에 의한 패혈증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에볼라 바이러스, 뎅기 바이러스 등 중증 바이러스 감염 시 발생할 수 있으며, 특히 면역 체계가 바이러스에 과도하게 반응하여 전신 염증 반응을 유발하는 경우 나타난다. 최근에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중증 환자에서도 패혈증과 유사한 병태생리가 관찰되기도 했다.
기생충 감염은 상대적으로 드물지만, 중증 말라리아와 같은 경우 심각한 전신 염증 반응을 유발하여 패혈증으로 진행될 수 있다.
따라서 패혈증을 유발하는 감염원은 다양하며, 이에 따라 감염 부위와 증상이 다양하게 나타난다고 볼 수 있다.
3.2. 감염 경로 및 발생 원인
패혈증은 신체의 거의 모든 부위의 감염으로부터 시작될 수 있다. 가장 흔한 감염 경로는 폐렴, 요로 감염, 복강 내 감염, 피부 및 연조직 감염, 혈류 감염(균혈증) 등이다.
폐렴은 패혈증의 가장 흔한 원인 중 하나로, 폐 조직에 염증이 발생하고 감염이 혈류로 퍼져 나가는 경우 발생한다. 특히 고령 환자, 만성 폐 질환 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