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문화행정론 개요
1.1. 문화행정의 개념과 목적
문화행정은 문화와 관련된 공공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이다. 문화행정의 목적은 공익과 공공선, 국민의 행복 추구, 그리고 국민의 전인적 행복을 실현하는 것이다. 문화행정은 정부와 공공기관이 주도하며, 문화 부문에서 발생하는 시장실패를 해결하고 문화 발전을 지원하는 것을 주요 역할로 한다. 문화행정은 예술과 문화유산뿐만 아니라 대중문화, 문화산업, 매스미디어, 관광 등 문화 전반을 포괄하는 광범위한 영역을 다루고 있다. 이를 통해 국민의 문화적 삶의 질 향상과 문화 발전을 도모하는 것이 문화행정의 핵심적인 목적인 것이다.
1.2. 문화의 개념과 분류
문화는 사회의 일원으로서 인간이 취득한 모든 능력과 습관의 총체이다. 지식, 신앙, 예술, 도덕, 법률, 관습, 풍속 등 인간의 행동과 사고방식, 감정 등을 모두 포함하는 개념이다. 문화는 특정한 지역에 사는 사람들의 공동체가 하는 것의 총체이며, 표현되거나 구체화된 의미와 태도, 가치, 상징적인 형식의 공유시스템이다.
문화를 인류학적, 사회학적 관점에서 볼 때 특정 집단이 공유하는 태도, 신앙, 도덕, 습관, 가치관, 풍습을 의미한다. 기능적 측면에서는 인간 생활의 지적, 도덕적, 예술적 측면과 관련되어 행해지는 사람들의 활동과 그 활동에 의해 생산되는 산출물을 포함한다. 또한 문화는 생활양식, 지적/예술적 활동의 산물, 상징체계 등으로 구분될 수 있다.
나카가와 이쿠오에 따르면 문화는 의식주, 경제활동 등 일상생활에서의 가치의식, 행위, 표현물, 욕구를 포함하는 생활문화(일상문화)와 비일상적이고 특화된 가치 의식, 행위, 표현물인 예술, 학술문화(비일상문화)로 구분된다. 이 두 유형의 문화는 상호작용하며 발전한다. 생활문화(일상문화)는 예술, 학술문화(비일상문화)의 발달을 통해 혁신되고 치유될 수 있다.
문화는 또한 광의의 문화와 협의의 문화로 구분되기도 한다. 광의의 문화는 공동체 구성원들이 공유하는 가치관, 태도, 관습 등 유형화된 생활양식 전체를 의미한다. 협의의 문화는 내부 감정 및 관념의 미적 표현 양식, 지적·정신적·심미적 활동 및 그 결과물을 가리킨다.
예술은 미적 가치를 추구하는 인간 활동으로, 작가의 독창적인 감정 표현이나 순수한 형식의 창작 활동으로 정의될 수 있다. 예술은 개인의 영감에 의한 창조적 활동의 소산이지만, 관객과 대중의 반응과 평가에 의해 그 의미가 부여된다. 예술에 대한 판단은 주관적이며, 사회적으로 구성된 개념이다.
1.3. 행정의 개념과 영역
행정은 공공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이다. 또한 공동선의 달성을 위한 공적 권한과 자원의 사용으로 정의된다. 행정의 목적은 공익, 공공선, 국민의 행복 추구, 전인적 행복 즉 물질적, 정신적 풍요로움을 추구하는 것이다.
행정의 주체는 중앙정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으로 구성된다. 행정의 영역은 소극적인 자유방임에서 적극적인 관여와 규제로 다양하게 나타난다. 시장의 실패, 즉 이기적 존재로서 개인이 자유로운 판단에 따라 행동하다 보면 사회적으로 바람직하지 않은 상황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행정이 해결해야 할 공공문제의 집합이 발생한다.
시장실패의 유형에는 경제적 차원, 정치적 차원, 사회문화적 차원이 있다. 경제적 차원의 시장실패에는 불완전한 시장 조건, 외부효과, 공공재, 막대한 초기비용 등이 포함된다. 정치적 차원의 시장실패는 사회집단 간 정치적 영향력의 불균등에 기인한다. 사회문화적 차원의 시장실패에는 형평성 문제, 사회질서와 도덕/윤리의 붕괴, 전통의 상실 및 문화적 퇴락 등이 해당된다.
행정의 본질은 국민의 행복한 삶을 보장하기 위한 섬김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시장실패를 예방하고 치유하며, 국민을 행복하게 하는 요인을 확인하고 제공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이때 공공성은 기술적, 형식적 차원의 공유성, 공개성, 공중성, 정부 관련성과 규범적, 본질적 차원의 공익성, 공평성, 정의 등을 포함한다. 결국 행정은 문제해결의 과정이며, 목표 설정과 수단 선택의 두 영역으로 이루어진다.
2. 문화의 가치
2.1. 문화의 본원적 가치
문화의 본원적 가치이다. 문화를 통해 인간은 오감과 두뇌의 쾌감을 느낄 수 있고, 심리적 즐거움과 만족감, 감동을 얻을 수 있다. 이는 인간의 본능적 욕구를 충족시켜주며, 동물과 구별되는 인간만의 특징이다. 문화는 내적 행복을 통해 인간다운 삶을 가능하게 해주는 핵심적 요소이다.문화는 집단 정체성 형성, 사회 연대의 기반, 역사와 전통 계승 등 사회적 차원에서 다양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문화의 공유를 통해 구성원들 간의 일체감과 공동체 의식이 형성될 수 있다. 뛰어난 문화유산은 다음 세대로 전승되어 역사와 전통을 이어나갈 수 있게 한다. 또한 문화는 창의성과 심미력 배양, 사회 안정 및 질서 유지 등의 교육적, 사회적 가치도 지닌다.
2.2. 문화의 부가적 가치
문화는 그 자체로 인간의 정신적 풍요로움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다양한 사회적 편익을 창출한다. 먼저, 문화예술 활동을 통해 구성원 간의 일체감, 응집력, 공동체 의식이 형성되어 사회 연대의 기반이 된다. 유명한 국가 상징물이나 전통 문화유산, 국기, 애국가 등은 국가와 민족에 대한 자긍심과 위상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 또한 문화예술은 창의성과 심미적 감각을 배양하여 사회의 안정과 질서 유지에 도움을 준다. 아울러 문화 교류는 국가 간 상호 이해를 깊게 하는 가교 역할을 하며, 국가와 지역의 문화적 매력을 증대시켜 관광산업 발전 등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하기도 한다. 이처럼 문화는 사회 구성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국가경쟁력 제고에 기여하는 다양한 부가적 가치를 지닌다.
2.3. 문화와 행복
문화는 인간의 삶에 즐거움을 주고, 인생에 의미를 찾게 하는 원천이다. 문화는 단순한 장식품이 아니라 인간이 인간답게 살기 위해 없어서는 안될 본질적인 것이다. 문화에 대한 공평한 접근은 시민으로서의 당연한 권리이자 행복추구권이다.
문화융성위원회에서는 문화의 가치를 다음과 같이 제시하고 있다. 문화는 국가발전과 국민행복의 선순환을 만드는 매개체이고, 인간다운 삶의 실현을 위한 전제조건이다. 물질만으로는 채워질 수 없는 삶에 만족과 행복을 느끼게 해준다. 또한 문화는 창의성과 상상력의 원천이 되어 창조경제를 촉진한다. 문화를 통해 타인과의 소통과 신뢰, 나눔과 배려 등 공동체의 가치를 기를 수 있으며, 문화선진대국의 위상을 확보할 수 있다.
UN 인권선언 제27조 1항에서는 모든 사람은 공동사회의 문화생활에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케가미 준은 문화가 인간의 삶에 즐거움을 주고, 인생에 의미를 찾게 하는 원천이라고 말했다. 즉, 문화는 인간이 인간답게 살기 위해 없어서는 안 될 본질적인 것이다.
이처럼 문화는 국가발전과 국민행복을 연결하는 매개체이자, 인간다운 삶을 실현하기 위한 필수적 요소이다. 문화에 대한 접근성 확대와 향수 기회 보장은 시민의 당연한 권리이자, 국가의 책무라고 할 수 있다.
3. 문화의 수요와 공급
3.1. 문화예술의 수요 특성
문화예술에 대한 수요는 소득, 여가시간, 교육수준의 함수이다. 따라서 소득수준, 여가시간이 증가할수록 문화예술에 대한 수요가 증가한다. 또한 교육수준이 높을수록 문화예술에 대한 취향과 선호가 형성되어 수요가 증가한다.
문화예술은 경험재의 특성을 지니고 있다. 소비자는 매우 제한된 정보만을 보유하고 있어 직접 경험하기 전에는 품질을 제대로 분별하기 어렵다. 따라서 접촉 빈도가 증가할수록 취향과 선호가 형성된다.
문화예술에 대한 수요는 비반복성의 특성이 있다. 반복 소비에 따른 한계효용이 급격히 감소하므로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갈구하는 경향이 있다. 이로 인해 소비자의 충성도가 낮은 편이다.
또한 문화예술은 가격 탄력성과 소득 탄력성이 높은 사치품적 성격을 지닌다. 따라서 가격보다는 품질을 중시하며 "싼 게 비지떡"이라는 인식이 존재한다.
이처럼 문화예술에 대한 소비자의 수요는 유동적이고 다양한 특성을 지니고 있다.
3.2. 문화예술의 공급 특성
문화예술 생산자들은 창의성과 아이디어로 승부하는 아이디어 집약적 산업을 운영하고 있다. 문화예술 작품의 제작에 드는 비용에 비해 막대한 이익을 얻을 수 있어 '높은 위험, 높은 수익'의 사업 특성을 지닌다. 또한 한 문화 상품의 콘텐츠가 다른 매체로 이식되어 연쇄적으로 가치를 창출하는 '창구효과'가 나타난다. 즉, 하나의 원작이 영화, 방송, 애니메이션, 음반, 게임 등으로 확장되어 새로운 수익원이 되는 것이다.
이처럼 문화예술 상품은 장수산업의 특성도 보인다. 오래된 작품일수록 새로운 버전이나 리메이크를 통해 지속적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이는 문화예술이 소비자들에게 감성적 즐거움과 만족을 제공하는 '감성 산업', '행복 산업'의 특징에 기인한다.
하지만 문화예술 산업은 개인 아티스트 중심으로 운영되는 특성상 기업 브랜드의 통용이 어렵다. 또한 불확실성과 예측 불가능성이 높아 신규 투자가 어려운 '위험 산업'이다. 더불어 작품 제작 과정의 기계화와 표준화가 어렵기 때문에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기 어렵다.
한편 문화콘텐츠의 디지털화로 인해 복제가 용이해지고 저비용 대량생산이 가능해지면서 해외 시장 진출이 활성화되고 있다. 이처럼 문화예술 공급 부문은 다양한 특성을 지니고 있어 정부의 정책적 대응이 요구된다.
4. 문화예술의 시장실패
4.1. 경제적 차원의 시장실패
문화예술 활동은 완전경쟁상황이 아닌 불완전한 시장조건에 놓여 있기 때문에 경제적 차원의 시장실패가 발생할 수 있다. 첫째, 일반 상품과 달리 문화예술의 생산 및 소비에 관한 정보가 충분하지 않아 의사결정의 합리성이 제약되는 불완전정보 문제가 존재한다. 둘째, 문화예술 창작 및 생산에는 막대한 초기비용이 소요되어 독과점 가능성이 높다. 셋째, 문화예술 활동으로 인한 외부효과로 인해 시장가격이 사회적 최적 수준을 반영하지 못한다. 예를 들어 문화예술 활동은 관람객 외에도 지역경제 활성화, 공동체 의식 고양 등의 긍정적 외부효과를 발생시키지만 이를 시장가격에 반영하기 어렵다. 넷째, 문화예술의 많은 장르가 공공재적 성격을 지녀 무임승차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이처럼 문화예술 부문은 정보비대칭, 높은 초기 투자비용, 외부효과 등으로 인한 시장실패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정부의 개입과 지원이 필요하다.
4.2. 정치적 차원의 시장실패
문화예술계 내부의 정치적 영향력이 균등하지 않다. 특정 장르, 집단별 정치적 영향력의 불균등으로 인해 정책결정과정에서 이해관계가 균등하게 반영되지 않는다. 이에 따라 특정 문화예술 분야나 집단에 유리한 방향으로 정책이 편향될 수 있다. 또한 국정 운영에 있어서 문화예술의 우선순위가 낮아 문화예술 분야에 대한 예산 배분이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문화예술 발전을 위한 충분한 정부 지원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정치인들은 자신의 지지기반을 확보하거나 이미지 개선을 위해 문화예술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따라 문화예술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특정 집단이나 정치인의 이해관계에 따라 이루어져 문화예술의 공정한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
이처럼 문화예술 분야에서의 정치적 영향력의 불균등과 문화예술에 대한 정부의 낮은 우선순위로 인하여 문화예술의 공정한 발전을 저해하는 정치적 차원의 시장실패가 발생한다.
4.3. 사회문화적 차원의 시장실패
문화예술 활동을 둘러싼 사회문화적 맥락에서의 시장실패는 형평성 문제와 문화적 정체성 훼손 문제로 나타난다.
첫째, 문화예술 생산과 소비의 형평성 문제이다. 문화예술 분야에서는 소득 및 교육수준에 따른 문화예술 접근기회의 불균형이 존재한다. 또한 문화예술 기반시설의 지역별 불균형으로 인해 전국 단위의 문화 서비스 균등 제공이 어렵다. 더불어 일부 문화부문에 대한 편중된 지원으로 인해 장르 간 문화향유의 불균형이 발생한다. 이는 문화 양극화와 문화 격차를 초래하여 사회적 형평성을 저해한다.
둘째, 외래문화의 일방적 유입으로 인한 고유문화의 약화와 문화주권 훼손 문제이다. 세계화 시대에 문화의 교류와 융합은 불가피하지만, 특정 지배적 문화가 다른 문화체계를 지배하거나 대체하는 문화적 동질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는 고유한 언어, 역사, 가치 등이 반영된 자국의 문화정체성 약화로 이어져 결국 문화주권의 침해로 귀결된다. 국가와 민족 고유의 문화적 다양성이 저해될 경우 인류 공동의 문화유산 보존에 대한 위협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이처럼 문화예술 분야의 사회문화적 시장실패는 형평성과 문화주권 훼손이라는 문제를 야기한다. 따라서 정부는 문화예술에 대한 균등한 접근과 향유 기회를 제공하고, 고유문화의 보호와 문화다양성 증진을 위한 정책적 개입이 필요하다.
5. 문화행정의 개념과 대상
5.1. 문화행정의 개념
문화행정이란 문학과 예술을 포함하여 국민의 정서적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활동을 지원하고 문화전통을 승계하기 위한 행정이다. 문화발전이라는 목표를 향하여 공권력의 배경 하에 문화예술정책을 형성하고 이를 능률적이고 효과적으로 집행하는 합동적 행위이다. 국가가 공권력에 의거하여 문화와 관련된 공공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문화행정의 대상은 문화예술, 문화산업, 문화상품 등 다양한 문화적 요소들을 포함한다. 과거에는 주로 예술과 문화유산에 초점을 맞추었으나, 점차 대중문화, 문화콘텐츠산업, 미디어, 관광 등으로 그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문화는 사회나 사회 구성원의 고유한 정신적/물질적/지적/감성적 특성의 총체를 의미하므로, 문화행정의 대상 또한 점차 광의의 개념으로 발전하고 있다.
정부는 문화 부문에서 발생할 수 있는 시장실패를 방지하고 문화예술의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개입하게 된다. 문화 분야는 경제적, 정치적, 사회문화적 차원에서 시장실패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이를 해결하고 문화의 공공성과 형평성을 제고하기 위한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 또한 세계화와 디지털 혁명 등 문화 환경의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도 문화행정이 필요하다. 결국 문화행정은 국민의 문화적 권리를 보장하고 문화발전을 도모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정부 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5.2. 문화행정의 대상
문화예술, 문화산업, 문화콘텐츠산업이 문화행정의 대상이다. 문화예술은 문학, 미술, 음악, 무용, 연극, 영화, 연예, 국악, 사진, 건축, 어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