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세금, 토지제도부터 과학과 문학까지
12명의 전문가가 총체적으로 들여다본 실학의 실체
실학은 18세기 조선의 역사를 이해하는 중요한 키워드다. 하지만 실학의 위상과 의미에 대해서는 다양한 관점이 존재한다. 실학의 정체성 논란에 대한 해답을 찾아 12명의 전문가가 다양한 시각으로 실학의 진면모를 조명해보았다.
먼저 이 책은 실학의 정의가 무엇인지, 실학의 개념이 등장한 시기부터 실학에 대한 논쟁의 역사를 간단하게 살펴본다. 이어 실학자들이 국가체제와 신분제, 토지제도, 세금제도를 어떻게 개혁하고자 했는지 알아보고, 실학자들의 국경인식, 역사인식은 어떠했으며 역사지리학이 학문으로 자리 잡아나간 과정을 살펴본다. 그리고 중국 연행, 서양 과학의 전래와 영향, 실학자의 여성관과 여성 실학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제로 조선 후기 실학의 실체에 다가가 본다. 이 책을 통해 독자는 실학이라는 학풍을 총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으며, 인물 중심이 아닌 ‘실학’이라는 학문을 통해 역사를 살펴보는 기회를 갖게 될 것이다.
조선 후기 사회는 오랜 평화가 끝나고, 외침과 내부 모순으로 큰 변동을 겪던 시기였다. 그 혼란의 한가운데에서 기존의 유교적 명분론과 양반 중심 사회질서에 의문을 제기한 이들이 있었다. 이들은 조선 사회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기 위한 새로운 학문과 사고방식을 모색했으며, 그것이 바로 실학이다. 나는 이 책 『실학, 조선의 르네상스를 열다』를 통해 실학자들이 단순히 실용을 강조한 사람들이 아니라, 사회 개혁과 현실 개선을 위해 치열하게 고민한 사상가였음을 깨달았다. 실학은 시대의 문제를 인식하고 이를 개선하고자 하는 적극적이고도 체계적인 사유였다.
단지 옛 사상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변화를 모색했던 그들의 태도는 오늘날에도 유효한 의미를 지닌다. 책을 읽기 전, 나는 실학에 대해 막연히 "현실적인 학문" 정도로만 알고 있었다. 그러나 이 책을 통해 실학이야말로 조선 후기 지식인들이 당대 문제를 직시하고 해결하고자 했던 고뇌의 산물임을 알게 되었다. 특히 실학자들이 경제, 정치, 과학, 예술 등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며, 지식의 실질적 활용을 고민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