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한강 작가가 2005년 가을 무렵부터 구상에 들어가 2007년 가을부터 이듬해 가을까지 일 년 반 동안 이야기의 중반을 연재했고, 다시 일 년 남짓의 시간을 들여 처음부터 새로 고쳐 완성한 것으로 무려 4년 6개월여의 긴 시간이 투여된 작품이라고 한다. 그만큼 작가의 오랜 탐구와 삶에 관한 치열한 고뇌가 느껴지는 작품이다. 한강 작가는 언제나 책을 통하여 인간에 관하여 이야기한다. 인간에게서 절대로 떼어놓을 수 없는 삶과 죽음, 사랑에 관하여 이야기한다. 하지만 이 책은 동시에 우리에게 진정 삶을, 사랑을 이해할 수 있는가? 라는 질문을 던지는 듯하다. 그러면서 마치 한편의 스릴러 영화를 보는 듯 마지막 장까지 몰입하게 만든다.
이정희와 서인주는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함께 다닌 수유리, 같은 골목의 친구 사이다. 단거리 육상 선수였던 서인주는 병약한 외삼촌, 이동주와 단둘이 살고 있었다.
바람이 분다, 가라』는 삶과 죽음의 경계에 선 인물들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에 대한 깊은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한강 작가 특유의 섬세하고 깊이 있는 문체는 독자로 하여금 등장인물들의 감정과 삶의 파고를 생생히 체험하게 만든다. 이 소설은 단순한 이야기의 전개를 넘어 인간의 본질적인 욕망과 고통, 그리고 삶의 의미에 대해 묵직한 통찰을 선사한다.
이 작품은 두 차례의 자동차 사고와 그에 얽힌 인물들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특히, 이정희와 서인주의 관계는 소설의 중심축으로, 두 사람의 삶과 고통, 그리고 서로를 향한 애틋한 마음이 독자를 깊은 몰입으로 이끈다. 서인주의 죽음과 관련된 미스터리를 풀어나가는 과정에서 독자는 단순히 사건의 진실을 넘어, 그 이면에 깔린 인간의 내면적 갈등과 고뇌를 마주하게 된다.
한강의 『바람이 분다, 가라』는 절친한 친구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밝히기 위한 여자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이정희와 서인주는 오랜 친구사이이다. 서인주는 우주의 비밀에 관심이 많고 먹그림을 그리는 몸이 약한 외삼촌과 단 둘이 산다. 이정희가 서인주의 집에 초대받았을 때 그녀는 우주의 비밀과 먹그림, 그리고 그녀의 외삼촌에게 매료된다. 하지만 외삼촌은 죽게 되고 서인주는 부상으로 육상선수에 대한 꿈도 접게 된다. 이정희는 서인주의 외삼촌의 죽음에 망연자실해 하고 그 후로 그녀의 삶도 평탄하게 이어지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