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소설 연구의 검토

소개

최치원에서 금오신화를 거쳐 최척전, 주생전, 운영전까지의
한국 전기소설에 대한 연구를 검토함

목차

1. 머리말
2. 전기소설의 기점과 나말여초의 전기소설
3. 15∼16세기 - 『금오신화』를 중심으로
4. 17세기 - 「주생전」, 「최척전」, 「운영전」
5. 전기소설의 향방과 소설사적 의의
6. 맺음말
◇ 참고문헌 ◇

본문내용

1. 머리말

‘전기’라는 말은 본래 중국 당나라 때의 문인인 배형이 지은 『전기』라는 작품집에서 유래되었다. 그 후 원나라 때에는 잡극을 뜻했고, 명나라 때 와서는 북극과 구별되는 남극의 희곡에 전기라는 명칭이 사용되었다. 그러나 후대에 와서 육조시대의 ‘지괴’와 구분하기 위한 당대 문언소설의 범칭으로서 ‘전기’라는 명칭의 사용이 일반화되었다. 소재 면에서 육조시대의 지괴를 이어받으면서, 작가들이 창작의식을 가지고 당시와 고문의 문학적 성취를 겸하여 일구어낸 일군의 산문을 ‘전기’로 아우른 것이다.
우리나라 고문헌에서 ‘전기’라는 명칭은 대체로 소설 일반을 가리키는 것으로 쓰여져왔으며, 1920년대 이후 근대적인 방법론으로 우리 문학을 연구한 초기 연구자들에 의해서도 ‘전기’나 ‘전기소설’이라는 명칭은 범범히 사용되어 왔다. 그러나 당시 ‘전기소설’이라는 명칭은 특정 작품을 해제하기 위해서 사용되었을 뿐 전기소설이 가지고 있는 특성이나 의의를 밝힌 것은 아니었다.
우리나라의 전기소설이란 무엇이고 또 그것은 언제부터 시작되었는가? 우리의 전기소설 작품은 어떤 것들이 있는가? 그리고 그것들이 가지고 있는 성격은 어떠한가? 이러한 전기소설이 가지고 있는 몇몇 문제들에 대해 지금까지 여러 연구가 축적되어왔으나 아직까지도 전기소설이 시작된 시기나 구체적으로 어떤 작품이 전기소설에 속하는가에 대해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이 글에서는 그동안 이루어졌던 전기소설에 대한 연구를 정리해 보는 동시에 그동안 문제되었던 쟁점들을 진단하고, 필자의 소견을 보태 남은 문제를 제시해 보고자 한다.


2. 전기소설의 기점과 나말여초의 전기소설

(1) 전기소설의 기점
동아시아에서 전기소설은 소설 양식의 대표적인 초기형태이기에 전기소설이 언제부터 시작되었는가 하는 문제는 곧 소설의 출발 시기와 직결된다. 그리하여 우리 소설의 출발점을 『금오신화』로부터 잡을 것인가 아니면 『수이전』의 「최치원」이나 『삼국유사』의 「조신」으로 잡을 것인가에 대한 문제는 한때 학계를 뜨겁게 달구었으며, 아직까지도 논의가 결론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다. 소설의 나말여초 기원설이 나오기 전까지 『금오신화』가 우리 소설의 시작이라는 주장은 아무런 거부감 없이 받아들여졌었다. 그러나 「최치원」이나 「조신」의 소설적 가능성이 제기 되고 그러한 논의가 여러 연구자들에 의해 체계화되자 『금오신화』가 소설의 시작이라는 지금까지의 통설이 흔들리기 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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