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열패의신화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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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원 이광수를 위시한 구한말 식민지시대의 ‘실력양성파’ 논객들은 조선인의 전근대적 ‘나태’를 저주하고 ‘전문가와 사업가’가 ‘분투’해 가면서 일에 모든 열정을 바치는 문명사회의 도래를 염원했다. 오늘날 이 같은 근대 지상주의적 상상은 그들이 바라던 이상 그대로 현실화 되었다. 2007년 5월의 한국 사람은 취직, 입시, 조기 유학 등 ‘경쟁’의 홍수 속에 살고 있다. 이를 단순히 세계화의 추세를 따라가기 위한 방편 다시 말해, 사람들을 세계적 자본주의 체제의 집단적 희생자로서 이해하기에는 좀 부족한 부분이 있다. 물론 세계화를 야기 하는 자본주의 체제가 모든 지역을 ‘전투적 생활’의 장으로 만들긴 하지만 그 형태와 정도를 결정하는 것은 지역의 지배자들의 행동과 이를 합리화 하는 이념들이다. 안호상을 비롯하여 이승만, 박정희 등이 사용했던 한국적 가치 혹은 국정 목표 등에 관한 논의를 살펴보면 생존경쟁, 경제부흥 등의 ‘전투’ 적 이념을 사회의 생활방식으로 인정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경쟁’의 열풍은 1900년대 지식인의 움직임 에서 그 기원을 찾을 수 있다. 지식인 계층의 ‘힘 숭배’는 실질적인 서구사회의 체험과 사회개혁에 관한 서적을 통한 간접적 지식 습득을 통해 이뤄졌다. 이에 실질적인 바탕이 된 논리가 ‘사회진화론’이다. 이 시대의 대표적 자강론자들은 량차치오 이론의 수용을 바탕으로 사회진화론을 이해한다. 량치차오는 자유론과 신민설을 주장한다. 량치차오는 자유를 ‘강권’, 즉 ‘힘’ 내지 ‘경쟁력’의 관점에서 바라보았다. 이는 개인 자체가 국가에 자발적으로 예속되고, 강자의 약자에 대한 수탈을 정당화 하는 의미로 사용했다. 한편, 신민설은 자유지향적인 변혁을 소개하는 등 전형적인 자유주의적 주장을 펴면서도 개인의 자유는 야만의 자유일 뿐 문명시대의 자유는 단체를 위한 자유라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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