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문]탁류

목차

없음

본문내용

“․ ․ ․ ․ 이렇게 에두르고 휘돌아 멀리 흘러온 물이 마침내 황해 바다에 다가 깨어진 꿈이고 무엇이고 탁류째 얼려 좌르르 쏟아져 버리면서 ․ ․ ․ ․ .”라는 구절로 소설이 시작된다.
채만식의 <탁류>은 깊은 뜻을 내포한 배경의 설정과 작가의 탁월한 문장력으로 군산을 무대로 한 당시 도시 형태론의 제시와 그 속에 살고 있는 잡다한 사람들의 생활양식이 서로 서로 어떻게 얽혀 있는가를 심도있게 보여주며, 동시에 초봉이란 기구한 여인의 일생을 그러내고 있다.
서두에서 무심히 읽어 넘겼던 금강의 흐름은 작품을 읽어 나감에 따라 초봉이의 기구한 일생과 일치해 나갔고 단순한 지리적 배경으로서가 아닌 작가가 의도적으로 설정한, 상징적인 금강임을 알 수 있었다.
처음에는 맑던 강물이 탁류로 변하는 것은 ‘정주사’의 몰락과 그의 딸 초봉이의 민생 전략 과정을 담고 있다. 또, ‘백제 흥망의 꿈자취를 더듬는다’고 하여 우리나라가 피지배민족이 된 역사적 한도 담고 있다. 또 한 탁류는 민족의 피땀과 보람을 앗아가는 일제의 수탈을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아마도 군산을 탁류의 흐름이 다하는 곳에 설정하고 ‘미두장’에 초점을 맞춘 것도 ‘미두장’이 미곡을 수탈하려는 일제의 제도적 장치였기 때문에 벌어지는 민족적 한과 수난을 초봉이나 정주사 등을 통해 그리려 했던 것이 아닌가 싶다. 이렇게 상징적인 배경 설정을 통해 빈곤에 허덕이는 대다수 사람들의 생을 현실성 있게 보여 준 채만식의 의도는 정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주인공들의 생애는 식민지 생활로 일본인들이 사는 거리와 조선 민족이 사는 거리가 판이하게 차이나는 어지럽고 탁한 시대속에서 시작된다.
정주사는 한말 개화기 식민지 시대로 이어지는 역사적 ․ 사회적 변동기를 거치면서 도시 하층민으로 전락한 전형적인 인물이다. 노후에 접어들어 도태를 당하고 군산으로 와 시대의 탁류 속에 휩쓸려 은행원, 미두 중매점 사원, 미두꾼, 하바꾼으로 몰락을 거듭해 결국 입만 가졌지 손발이 없는 사람으로 전락했다.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