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럼독 밀리어네어-감상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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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몽주의는 인간의 이성을 중심으로 한 “세계의 탈(脫)신비화(고봉준, 2008:455, 재인용:베버)”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소크라테스부터 서구의 사고를 지배해 왔던 이분법적 논리가 대부분의 다른 서양 사상에 영향을 끼친 것처럼 계몽주의에도 침투했다. 문명과 야만, 두 편으로 나뉜 세계는 어느 한쪽의 ‘계몽’을 다른 한쪽이 일방적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구조로 변해갔다. 이후 등장한 포스트모더니스트들은 당시 계몽주의의 주체였던 서구 열강의 자기 합리화적 세계관을 해체해버렸다(고봉준, 2008:461). 뿐만 아니라 계몽주의를 현대적인 의미로 재해석하려는 시도 또한 있었다. 푸코(M. P. Foucault, 1926 ~ 1984)는 저서 『계몽이란 무엇인가』에서 “현재와 우리 자신에 대한 비판적 탐구”를 계몽의 새로운 정의로 규정했다. 이제부터 푸코의 계몽에 대한 정의를 바탕으로 슬럼독 밀리어네어(Slumdog Millionaire, 2008)에서 구체적으로 묘사되어 있는 인도사회를 바라보려 한다. 또한 현대적 의미로 재탄생한 계몽주의를 현대사회에 어떻게 적용해야 하는지 알아보고자 한다.

지독한 담배연기로 가득 차 있는 취조실. 위압감 넘치는 경찰이 자기 몸에 반도 되지 않는 소년을 노려보며 마주 앉아 있다. 그리고 유신 때 볼 수 있을 법한 고문들이 가해진다. 자밀이라고 불린 소년은 바로 전날 유명 퀴즈 쇼에서 천만 루피를 타낸 '퀴즈 신동'이다. 그러나 부정행위를 했다는 MC의 말 한마디에 자밀은 체포되어 경찰서로 끌려가게 된다. 그는 빈민가 출신에 정규교육도 받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사기죄 혐의를 뒤집어쓴다. 증거가 없는 상태에서 물고문, 전기 고문이 서슴없이 이어진다. 용의자에 대한 인권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었다면 일어날 수 없는 일이다. 또한 용의자가 피의자가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증거 확보가 전제되어야 한다. 이는 오늘날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용의자 인권 보호법’의 내용 중 하나이다. 따라서 용의자의 인권 보장에 대한 권리나 증거주의 등을 인도 경찰에게 계몽시킬 필요가 있다. 이처럼 계몽주의가 현대사회에서 다시 힘을 얻기 위해서는 몇 가지 선행조건을 갖추어야 한다. 먼저 세계인권선언(Universal Declaration of Human Rights, 1948) 등 세계 각국의 인증을 받은 선언문과 비교했을 때 어느 누가 보아도 고쳐야 할 악습이어야 한다. 다음으로 기존의 악습을 대체할, 계몽으로 확립될 새로운 사상 또한 전 세계에서 효력을 발휘할 수 있는 선언문의 검증을 받은 것이어야 한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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