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비평] 파스타전문점(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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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최근 요식업계의 동향을 살펴보면 자본의 크기만을 앞세우던 과거와 달리 그 만의 개성을 매력으로 승화시키는 데 주력한다. 우선 20대 여성이 가장 접근하기 쉬운 공간인 카페를 보자. 자신이 다녀간 카페만 떠올려 보더라도 하나의 이미지로 집약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카페라는 카테고리 안에는 북 카페, 세미나 카페, 자연주의 카페 등 다양한 종류의 하위 요소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일견 이것들을 하나로 묶을 방도가 없어 보인다. 그러나 카페에서 제공하는 서비스의 특징에 눈을 돌리면, 어느 정도 공통된 부분을 발견할 수 있다. 바로 사교와 문화를 버무린 복합적인 놀이 공간이라는 점이다. 오갈 데 없는 젊은이에게 맛있는 음식과 놀이로 반가운 손길을 보내는 곳, 이것이 20대가 카페라는 공간을 바라보는 시각이다.
그렇다면 카페의 공간적 해석을 일반 레스토랑으로 확대해도 무방한가. 본 발표의 주제가 파스타 전문점임을 본 순간, 지금껏 다녀갔던 이탈리안 레스토랑들을 연쇄적으로 떠올렸다. 가만, 내가 파스타 전문점을 언제 갔더라. 파스타를 특출 나게 좋아하는 것도 아니면서 꽤나 즐겨 찾았던 것 같다. 그 공간에 발길을 두었던 기억들을 하나씩 꺼내어 보니 마치 한 편의 연재 스토리를 보듯 연속적인 맥락 속에 있었다.
그 맥락이란 파스타 전문점을 방문했던 기억의 대부분이 특별한 모임이나 행사, 기념일을 동반하고 있다는 것이다. 알고 보면 소개팅을 처음 했을 때에도, 크리스마스 날 친구들과 축배를 들었을 때에도 파스타를 입에 물고 있었다. 보통의 20대라면 누구라도 특별한 날 파스타 전문점에서 식사를 했던 기억을 공유할 수 있을 것이다.
과연 파스타 전문점이 20대에게 어떠한 의미가 있기에 특별한 공간으로 존재하는가. 근저에는 분명 다른 음식점들과는 차별화된 파스타 전문점만의 특징이 있을 것이다. 이를 밝히기 위해 파스타 전문점과 카페를 연결 지어 설명하고자 한다.
카페와 파스타를 묶을 수 있는 접합 점은 사교와 문화의 공간이라는 특징에 있다. 사람들은 파스타를 먹으러 레스토랑에 오는 것이 아니다. 가장 중요한 소비재는 파스타 전문점이라는 공간이 갖는 특유의 분위기이다. `분위기`라는 말로 뭉뚱그려 표현하기는 했지만, 보다 구체화시켜 말할 수도 있다. 레스토랑에서 흘러나오는 노래, 공간 디자인, 서버들의 접대 방식, 음식을 먹으러 온 사람들의 부류 등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통합체가 `분위기`인 것이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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