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재일 한국인의 상황, 그리고 문학~

소개

나는 나야, 악에 받쳐 스기하라는 소리친다. GO의 후반부에서 주인공인 그가 울분을 토하듯 내뱉은 말에 우리는 여기서 마치 스기하라가 책장을 넘어 얼굴을 마주한 우리 독자들까지 겨냥해, 눈앞에서 우리 모두를 쏘아보고 있는 것 같은 인상을 받는다. 그의 눈빛을 보고 찌릿했던 건 사쿠라이만이 아니었다. 비록 다른 의미의 ‘짜릿함’일지라도, 독자는 여기서 알 수 없는 쾌감과 함께 묘한 가책을 느낀다. 전자가 속 시원하게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낸 스기하라에게서 느끼는 통쾌함이라면, 후자는 어쩌면 스기하라의 분노의 대상인 일본인 다수와 우리 한국인이 재일 한국인에게 가진 태도가 크게 다를 바 없다는 데에서 느껴지는 가책이리라.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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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나는 나야, 악에 받쳐 스기하라는 소리친다. GO의 후반부에서 주인공인 그가 울분을 토하듯 내뱉은 말에 우리는 여기서 마치 스기하라가 책장을 넘어 얼굴을 마주한 우리 독자들까지 겨냥해, 눈앞에서 우리 모두를 쏘아보고 있는 것 같은 인상을 받는다. 그의 눈빛을 보고 찌릿했던 건 사쿠라이만이 아니었다. 비록 다른 의미의 ‘짜릿함’일지라도, 독자는 여기서 알 수 없는 쾌감과 함께 묘한 가책을 느낀다. 전자가 속 시원하게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낸 스기하라에게서 느끼는 통쾌함이라면, 후자는 어쩌면 스기하라의 분노의 대상인 일본인 다수와 우리 한국인이 재일 한국인에게 가진 태도가 크게 다를 바 없다는 데에서 느껴지는 가책이리라. 한국인도 조선인도 일본인도 어느 곳에도 속하지 못한 채 경계선에 선 그가 내뿜는 분노는 경계선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안정된 영역에 속한 우리에게 일침을 가한다.
인간은 사회의 동물이니만큼 소속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 사실 소속감과 거기에서 오는 단결감 그리고 유대감은 사회를 이루는 데에 무엇보다도 중요한 요소가 된다. 문제는 사람들이 이 소속감을 경계로 나와 남을 극명하게 구분하는 데에 있다. ‘우리’가 아니면 타인이고 배척해야 될 존재며 따라서 섞이고 싶지 않아한다. 남자도 여자도 아닌 경계에 선 존재인 동성애자, 정상인이 아닌 장애인, 한국인도 일본인도 아닌 재일 한인, 우리는 얼마나 오랜 시간 누구를 분류하고 또 배척해왔는가?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