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문학개론] 고전문학 속의 `죽음`

소개

고전문학에서 드러나는 죽음을 유형화 한 후,
실제 작품속에서 죽음의 양상을 분석한 레포트입니다.

목차

1. 시작하며

2. ‘죽음’의 유형분류

2.1. 고난과 핍박에 저항하는 죽음
2.2. 희생/제의적 죽음
2.3. 환생을 위한 自己更新的 의미의 죽음
2.4. 사랑을 위한 죽음
2.5. 징벌로서의 죽음

3. 작품 속에서 본 죽음과 그 역할

3.1. 「숙영낭자전」
3.2. 「만복사저포기」,「이생규장전」
3.3. 「심청전」
3.4. 「장화홍련전」
3.5. 「운영전」
3.6. 「양산백전」


4. 마치며

본문내용

3. 작품 속에서 본 죽음과 그 역할

3.1. 「숙영낭자전」

「숙영낭자전」은 억울한 누명을 쓰고 자결하였던 숙영의 이야기이다.

(ㄱ) "늙으니 주착이어서 착한 며느리의 정절을 모르고 망령된 일을 저질렀으니, 내 허물은 만 번 죽어도 죄를 씻지 못하리라. 바라건대 너는 나의 용렬함을 용서하고 안심하라."

(ㄴ) 낭자는 슬피 통곡하면서, "제가 이런 누명을 씻고 세상에 머물러 쓸 데 없사오니 다만 빨리 죽어서 아황여영(娥皇女英)의 자취를 좇으려 합니다." 하였다. 백공이 위로하여 말했다.

(ㄷ) 며느리의 방에 들어가서 시체의 염을 하려고 하였다. 그러나 시체가 조금도 움직여지지 않았다. 이상하게 여겨서 여러 사람이 힘을 합해서 움직여 보려고 무수히 애를 썼으나 역시 꼼짝달싹하지 않았다. 결국 백공은 이것이 무슨 하늘의 뜻이라고 생각하고 초조하게 번민할 따름이었다.

(ㄹ) 선군이 크게 진노하여 돌이를 또 문초하니, 매월의 뇌물을 받고 매월이가 시키는 대로 행한 죄 밖에는 다른 죄가 없노라고 자백하였다. 선군이 크게 노하고 칼을 들고 뜰로 내려와서 매월의 목을 베고, 배를 갈라서 간을 꺼내어 낭자의 시체 앞에 놓고 두어 줄 제문(祭文)을 읽었다

숙영의 죽음의 과정을 살펴보자면 이렇다. 숙영은 매월의 모함으로 인해 남편인 선군이 과거를 보러 간 사이 다른 남자와 사통한 의심을 받게 되어, 이에 자신의 순결을 증명하고자 옥잠을 뽑아 자기에게 꽂히면 죄가 있는 것이고 섬돌에 꽂히면 죄가 없는 것이라 한다. 옥잠을 뽑아 던지니 옥잠이 떨어지면서 섬돌에 박힌다. 이러한 과정을 지켜본 시아버지는 비로소 숙영의 진실을 알고, (ㄱ)과 같이 말하면서 용서를 빈다.
여기까지 보게 되면 별 문제 없이 모든 문제가 해결된 것으로 보이지만 바로 다음에 나오는 숙영의 말인 (ㄴ)을 살펴보면 그렇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누명을 씻었으나 그런 일을 겪고 이 세상에 머무를 수 없으니 미리 죽겠다는 것이다. 계속 잘못했다고 용서를 비는 시아버지의 말에도 숙영은 결국 죽을 결심을 하고 가슴에 칼을 꽂아 자결하고 만다. 이것은 고난과 핍박에 저항하는 죽음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자신의 정절을 의심받은 일이 있던 것만으로도 숙영에게는 자살하기 충분한 고난이었던 것이기 때문이다. 조선시대 여성에게 정절이란 죽음과도 바꿀 수 있는 신성한 가치를 지닌 것이었다. (ㄷ)을 보면 결혼한 후 부당한 대우로 자신의 위치에 대한 불만을 보이는 숙영을 정확히 알 수 있다. 집의 며느리로서, 선군의 아내로서 정당한 권리를 누려야겠다는 마음이 드러난다. 결국 숙영은 오해를 풀기위한 죽음이 아닌, 인정받지 못하는 자신의 권리에 대한 저항의 하나로 죽음을 선택한 것이다. 문제를 회피하기 위한 죽음이 아니라, 자신의 위치를 굳건히 하기위한 수단으로서의 죽음을 택한 것이라 할 수 있겠다.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