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하 조선시대 당론서 연구－『甲乙錄』ㆍ『黨議通略』을 중심으로－ (Factional Political Treatises from the Chosŏn Dynasty Published during the Japanese Colonial Period)

서지정보

· 발행기관 : 조선시대사학회
· 수록지 정보 : 조선시대사학보 / 113호 / 403 ~ 448페이지
· 저자명 : 윤민경

초록

일제시기 조선시대 당론서는 조선이라는 국가가 역사 속으로 사라지며 붕당 문제에 가해지던 제약이 無化되고 신식 인쇄 기술의 도입으로 출판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진 새로운 환경에서세상에 나왔다. 일제시기 활자로 간행된 조선시대 당론서는 10여 종에 이른다. 이 책들은 공통적으로 조선시대 필사본에서 근대 간행본으로의 변화를 경험하였으되, 같은 조선시대 당론서라 할지라도 개별 도서가 겪었던 변화의 내용에는 차이가 있었다.
1925년 윤증의 후손이 간행한 윤광소의 『갑을록』은 후손가에서 출판을 주도하고 동일 당색 인사의 보조로 수행된 당론서 출판의 경우로, 대체로 전통적인 고서 출판의 경로를 따르고있었다. 이러한 유형의 당론서 출판은 신식 인쇄 방식을 택하더라도 통문으로 출판 보조를 촉구하고 관련 인사들에게 책을 분배하는 등 제한적으로 출판이 이루어졌다.
1912년 조선광문회가 간행한 이건창의 『당의통략』은 조선시대 당론서가 근대 출판 시장의상품으로 변모한 사례로, 저자의 가족 구성원이 간여하고 전문 출판 업자가 주도하여 출판이 수행되었다. 이러한 유형의 당론서 출판의 경우 특정 당색의 관점에서 구성된 조선시대 정치사像 을 대중에 소개하고자 하는 의도를 견지하였으되 내용 면에서는 문제적 문구의 수정과 세련화가, 외형 면에서는 책 디자인과 편집이 가미되고 판매를 위한 광고와 홍보가 이루어졌다.
그 결과 조선시대 당론서는 20세기라는 새로운 시간대에서 새로이 읽히게 되었다. 조선시대에는 특정 붕당 구성원 사이에서만 제한적으로 통용된 책이 한문 독해가 가능한 독자 대중의조선 정치사에 대한 갈증을 해소해주는 역사 교양서로 재탄생한 것이다. 조선시대 유산의 존속과 변화를 보여주는 일제시기 당론서의 존재는 고서의 근대적 출판이라는 당대의 일반적인 흐름과 결을 같이 하면서도 동시에 붕당 간의 첨예한 대결 의식을 담은 당론서의 성격적 특수성을지닌 결과물이었다.

영어초록

During the Japanese colonial period, factional political treatises from the Chosŏn Dynasty were published in a new environment shaped by two major changes: the collapse of the dynasty, which lifted previous constraints on faction-centered political discourse, and the introduction of modern printing technology, which increased accessibility to publication. However, the nature of these publications varied depending on the identity of the publishers, their purposes, and the characteristics of each text.
As seen in the case of Gabeullok, when the publication was led by the author’s descendants and family lineage—with support from individuals affiliated with the same political faction—the process largely followed traditional modes of classical book production. In contrast, as exemplified by Danguitongnyak, when the author's descendants were involved but the initiative was primarily driven by professional publishers, the factional political treatise was transformed into a commercial product within the modern publishing market.
Originally read only among members of particular factions during the Chosŏn Dynasty, these treatises were reborn in the early 20th century as popular historical texts aimed at a general readership. This transition brought about significant changes. In terms of content, problematic or controversial passages were revised and refined; in terms of form, modern design and editorial practices were employed. These texts were printed using modern techniques and actively promoted through advertisements.
The existence of these factional political treatises—published during the colonial period—demonstrates both the continuity and transformation of Chosŏn’s intellectual legacy. They embody the broader trend of modernizing classical texts while simultaneously preserving the intense factional consciousness that originally defined them.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