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羅之記録』의 구상과 변경의 심성 (Shillanokiroku, A Chronicle of Northern Frontier in Early Modern Japan)

서지정보

· 발행기관 : 영남대학교 인문과학연구소
· 수록지 정보 : 인문연구 / 80호 / 201 ~ 246페이지
· 저자명 : 이세연

초록

본 논문은 ‘홋카이도의 기기(記紀)’라고 불리는 『新羅之記録』의 구상을 검토하고, 이를 바탕으로 마쓰마에(松前) 가문의 자타인식과 윤리의식을 고찰한 논고이다.
『新羅之記録』의 저자는 마쓰마에 가문의 혈맥이 천황가와 연계 되는 것이라는 점을 드러내고 강조함으로써 동 가문의 통치 정당성을 확보한다는 구상을 지니고 있었다. 마쓰마에 가문의 선조로 상정된 ‘新羅三郎’=미나모토노 요시미쓰(源義光) 이래의 계보는 물론, 미나모토 가문의 씨신(氏神)으로 추앙받던 하치만 대보살(八幡大菩薩)의 기원까지 상세히 해설하는 등, 『新羅之記録』은 마쓰마에 가문이 일본열도의 중앙권력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음을 강조했다. 그러나 『新羅之記録』이 북방세계 고유의 계보를 무시했던 것은 아니었다. 즉, 마쓰마에 가문의 직접적인 선조인 노부히로(信広)를 중세 북방세계의 패자 안도(安東) 가문의 사위로 설정함으로써, 마쓰마에 가문을 중앙권력뿐만 아니라 지역권력의 고귀한 혈맥도 수렴한 변경의 실력자로 자리매김했다.
이 같은 두 가지 혈맥의 설정에서도 알 수 있듯이, 마쓰마에 가 문의 시선은 중앙과 지역으로 분산되어 있었다. 마쓰마에 가문은 애초에 ‘문명’ 세계와 ‘야만’ 세계에 걸쳐 있는 경계인이었다.
『新羅之記録』에서 마쓰마에는 ‘부상국’, ‘화국’, ‘히노모토’ 등으 로 불린 일본과는 격절된 독자적인 세계로 설정되었다. 단, 마쓰마에와 일본이 대등한 관계로 인지된 것은 아니었다. 마쓰마에 가문의 입장에서 일본은 ‘풍아’함을 지닌 ‘문명’ 세계이자 동경의 대상이었다.
이에 반해 마쓰마에 가문의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접해야 했던 에조는 실용적인 차원에서 부득이 교류해야 하는 상대, 위태로운 공존의 상대로 인지되었다.
한편 위태로운 변경에서 상업을 통해 생계를 유지하는 존재였던 만큼, 마쓰마에 가문의 사람들이 생각한 ‘弓馬之道’, 즉 무사로서 걸어가야 하는 길은 실용과 생존을 우선시하는 성격의 것이었다. 에조와의 전투에서 구사된 기만전술은 거리낌 없이 기록에 남았으며, 전투의 추이를 살펴가며 거취를 결정하는 다분히 기회주의적인 행위는 다름 아닌 ‘궁마지도’의 이름으로 정당화되었다.

영어초록

This paper examines the mentality of the Matsumae(松前) family who ruled northern frontier of the Japanese archipelago in the early modern age by analyzing the Shillanokiroku(新羅之記録).
As the title of Shillanokiroku symbolizes, the people of the Matsumae family emphasized the bloodline associated with the Emperor as the basis of their ruling legitimacy. However, Matsumae family did not ignore the genealogy inherent in the northern world. For example, in Shillanokiroku Takeda Nobuhiro(武田信広), a direct ancestor of the Matsumae family, was established as the son-in-law of the Ando(安東) family, the hegemon of northern world in medieval Japan.
As can be seen from the discourse on the bloodline, the Matsumae family had compound eyes. From the standpoint of the Matsumae family, the world of civilization was spread across the Tsugaru(津軽) Strait, and the world of barbarism was spreading backward. Japan, in a narrow sense, was a world of civilization and a target of longing. On the other hand, Ezo(夷狄) was perceived as a companion against dangerous coexistence.
Kyubanomichi(弓馬之道) or Bushido of Matsumae family was of a nature to prioritize pragmatism and survival. The deceptive tactics used in the battle with Ezo was recorded abandonedly, and the wait-and-see policy of Matsumae family in battlefield was justified in the name of Kyubanomichi.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