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육제의 기원과 변천과정 연구 2－기독교화 이후의 사육제－

서지정보

· 발행기관 : 한국독일어교육학회
· 수록지 정보 : 외국어로서의 독일어 / 20호 / 113 ~ 132페이지
· 저자명 : 양도원

초록

르네상스와 유럽 전성기의 화려한 축제들이 많이 사라져 버렸지만, 사육제만 유독 사라지지 않고 살아남은 것은 그 풍습의 가치를 알고 그것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가진 사람들 덕분이다. 사회적인 변혁과 혁명과 전쟁이 일어나던 시대에 도시민들이 한가롭게 의식적인 행사를 치를 여유가 없었던 것이다. 19세기에는 사육제의 모습이 특히 많이 변했는데, 전통과 자발성의 부분들이 많이 사라졌다.
고대 시골에서 위세를 떨치던 숭배의 마력은 도시민들에게 그 힘을 상실했지만 의식에 대한 욕구는 사람들의 영혼 속에 계속 살아있었다. 유럽의 각 지역에 있는 사육제 위원회는 이미 열기가 식어버린 옛 의식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으려고 노력했다. 비록 그들은 순수한 옛 의식의 복원 필요성을 인식하기도 했지만, 무엇보다도 그것을 확산시키고 재미있게 만들어야 할 필요성이 더 절실했던 것이다. 그들이 여러모로 노력한 결과가 바로 오늘날의 사육제 모습이다.
성공의 모습은 다양했다. 도시 사육제는 대부분 변형되었고, 대규모 사육제는 아예 모습이 사라지고 말았다. 중세 교회가 간섭하면서 사육제의 모습이 변한 것과도 유사하다. 살아남은 사육제는 많은 관중을 끌어 모으는 축제가 되거나 옛 의식이 없어진 민중축제로만 살아 남았다. 사육제는 독일의 쾰른, 마인츠, 뒤셀도르프와 뮌헨 등에서 볼 수 있고, 이태리에는 비아레지오, 프랑스에서는 니자에서나 볼 수 있다. 유럽의 전 지역에서 요즈음도 볼 수 있는 작은 규모의 민속적 사육제는 그렇게 많이 변하지 않았다. 물론 축제에서 옛 의식은 새로운 형태와 혼합되었지만 옛날의 문화적인 요소들은 분명하게 알아볼 수가 있다.
옛날 의식이 거의 원형으로 보존된 축제는 외떨어진 지역에서 주로 볼 수 있는데, 유럽의 산악지역의 작은 마을에는 수 백년 동안 거의 변하지 않고 그대로 지켜진다. 그 곳에는 여전히 숭배의식이 진지하게 실행되고, 옛 풍습이 세대를 이어서 다음 세대로 전달되고 있다. 피레네 산맥이나 스위스 알프스, 바이에른 알프스, 이태리의 티롤 지방, 그리고 동유럽의 많은 시골마을에서는 오늘날도 고대 의식을 관찰할 수 있다.
최근에는 사육제가 다시 회생하는 추세이다. 매년 축제에 참가하는 사람들의 숫자가 늘어날뿐 아니라, 심지어는 종교개혁의 발원지인 취리히까지도 사육제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
오늘날 사육제는 성격이 많이 바뀌었다. 과거의 봄 축제가 제(祭)였다면 오늘날의 그것은 축(祝)이다. 과거축제에서 현실의 부정적 상태가 축제 속으로 이입되어 이 문제들을 초월적 능력의 힘으로 해결 극복하려고 노력한 반면, 오늘의 축제는 현실의 부정성이 더 이상 개입되지 않고, 이승적인 방법으로 즐기는 것이 끝이다. 그것은 지금의 축제에는 고대축제의 동기이자 목적이며 성패의 관건인 초월성이 더 이상 없기 때문이다. 오늘의 축제는 현세적, 구체적, 감각적이다. 사람들은 “지금 여기서” 무엇을 찾고 구현하려하는 것이다.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