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와 형평? —라드브루흐 법철학을 통한 일고찰— (Justice and Equity Revisited in Light of Radbruch’s Legal Philosophy)

서지정보

· 발행기관 : 안암법학회
· 수록지 정보 : 안암법학 / 69호 / 393 ~ 439페이지
· 저자명 : 박석훈

초록

정의와 형평은 법원의 재판에서 정당화 논거 또는 판단 기준으로 빈번히 사용된다. 하지만 정의와 형평의 관계는 여전히 해명을 기다리는 법철학적 주제이다. 본 논문은 구스타프 라드브루흐의 법철학을 통해 정의와 형평의 관계를 고찰하려는 시도이다. 라드브루흐는 정의와 형평을 서로 다른 가치가 아니라 통일된 법이념에 도달하기 위한 두 가지 방법으로 이해한다. 양자는 궁극적으로 일반화를 지향하는 하나의 법이념이라는 것이다. 라드브루흐의 이론 구성에서 정의/형평과 대립하는 이념은 합목적성이다. 본 논문은 라드브루흐가 발표한 1932년의 『법철학』, 1936년의 「국제 관계에서의 정의와 형평」, 1937년의 「법의 목적」, 1948년의 『법철학 입문』을 순차적으로 검토함으로써 정의와 형평의 관계에 대한 라드브루흐의 이해가 일관성을 가지고 전개되었음을 밝힌다. 그리고 이러한 이해를 이끄는 근본적 원인을 법이념의 요소들 가운데 법적 안정성이 원칙적 우위를 차지한다는 점에서 찾는다. 법적 안정성을 중시함으로써 법관의 자의적 판단을 배제하려는 구상을 포함하는 라드브루흐 법철학에서 형평이 독점하는 공간은 찾을 수 없다.

영어초록

Justice (Gerechtigkeit) and equity (Billigkeit) are frequently cited as grounds or criteria in judicial decisions. However, their relationship remains a jurisprudential question in need of further clarification. This paper examines this relationship through the perspective of Gustav Radbruch's legal philosophy. Radbruch views justice and equity not as separate values but as two methods for achieving a unified idea of law, both ultimately converging toward the same idea of law that strives for generality. In Radbruch's theoretical framework, expediency (Zweckmäßigkeit) stands as the counterpart to justice and equity. Through a sequential analysis of Radbruch’s major works — Rechtsphilosophie (1932), “Justice and Equity in International Relations” (1936), “Der Zweck des Rechts” (1937), and Vorschule der Rechtsphilosophie (1948) — this paper demonstrates that his interpretation of the relationship between justice and equity remained consistent. The fundamental reason for this consistency lies in Radbruch’s prioritization of legal certainty (Rechtssicherheit) as a core component of the idea of law. By emphasizing legal certainty to guard against arbitrary judicial judgments, Radbruch’s legal philosophy ultimately does not afford equity an independent position.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