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의 오디세이아, 테오 앙겔로풀로스의 〈영원과 하루〉 (The Odyssey of Memory, focusing on Theo Angelopoulos Eternity and a Day)

서지정보

· 발행기관 : 동국대학교 영상미디어센터
· 수록지 정보 : 씨네포럼 / 44호 / 9 ~ 35페이지
· 저자명 : 김현영

초록

그리스 영화감독 테오 앙겔로풀로스에게 시간성의 문제를 경유하여 개인, 혹은 집단의 기억에 영화적으로 접근하는 일은 그의 영화 세계의 근간을 이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앙겔로풀로스는 과거를 단순히 파편적인 방식으로 보여주는 전형적인 플래쉬백의 사용을 거부하였으며, 그의 영화들에는 선형적인 시간관을 거부하고 과거와 현재의 경계를 흩트림으로써 새로운 시간성을 개척하고자하는 시도들이 꾸준히 돋보여왔다. 본 논문은 앙겔로풀로스의 다른 작품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크게 주목을 받지 못했던 〈영원과 하루〉를 통해 그가 오랜 시간 천착해온 ‘두 시간성의 공존’이라는 다소 난해한 주제의식이 어떻게 스크린 위에 펼쳐지는지 확인하고자 한다.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서 무의지적으로 찾아오는 유년기의 추억처럼, 죽음을 앞둔 시인의 여정을 다루는 이 영화에서 과거의 순간들은 시간의 경계를 넘나들며 이야기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본 연구는 〈영원과 하루〉에 나타난 기억의 양상을 사운드의 활용과 카메라 움직임을 비롯한 영화적 기법을 중심으로 분석하고자 한다. 이를 자세히 살펴보기 위해 기억의 재료로서 과거의 이미지, 이를 현재에 재배치하는 틀로서의 이미지, 둘의 간극을 연결하는 사운드의 활용, 무엇보다 과거가 남긴 선명한 흔적들을 ‘기억하는’ 카메라 움직임을 차례대로 분석할 것이다. 이를 통해 앙겔로풀로스의 영화적 스타일로 자리잡은 ‘빈공간’과 ‘죽은 시간’을 경유한 롱테이크가 영화의 주제로서 ‘시간의 시학’에 공모하는 시도로 새롭게 읽어낼 것이다. 나아가 앙겔로풀로스의 영화에서 반복적으로 드러나는 실향한 이방인의 모티프, 혹은 멜랑콜리의 시학으로 귀결되는 과거의 불완전성이 〈영원과 하루〉에서는 더욱 개인적이고 실존적인 형태로 펼쳐짐을 확일한 것이다. 이 영화에서 부재의 감각은 두 시간, 즉 과거의 이미지를 현재에 겹치게 함으로써 얻어지지만, 이는 단순히 상실의 감각을 전경화하기 위한 방법론이라기보다는 결과적으로 이러한 과정을 거쳐야만 ‘내일’을 향해 나아갈 수 있다는 감독의 말을 전한다.

영어초록

For Theo Angelopoulos, a greek filmmaker who has had a profound influence on modern Greek cinema, cinematic access to individual and collective memory through the lens of temporality is the foundation of his cinematic universe. Angelopoulos, also as the critic of cinema, had been against the the abuse of the typical flashback which simply presented the past in fragments. Furthermore, as an ‘auteur’, he attempted to create new tenses by rejecting a linear temporality and blurring the boundaries between past and present.
Eternity and a Day, which has received relatively minor attention compared to other works of Angelopoulos, brings to the screen the esoteric theme of the ‘coexistence of two temporalities’ that he has long been preoccupied with. Such as ‘involuntary memory’ in masterpiece of Marcel Proust, In Search of Lost Time, moments from the past are recounted in a sophisticated way that crosses the boundaries of time in this film.
Accordingly, this study aims to scrutinize the presence of memory in Eternity and a Day, by sheding light on cinematic languages such as sound and camera movement. In order to examine these elements in detail, we will intensively analyze in turn the image of the past as the material of memory, the images as a framework for rearranging them in the present, the use of sound to bridge the gap between the two, and, above all, the camera movements that ‘remember’ the traces left by the past. By paying attention to how these elements unfold on the screen, we will re-read Angelopoulos’s cinematic style of long takes through empty space and dead time as an attempt to contribute to the ‘poetics of time’.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