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형도 시의 아이러니 양상과 효과 (The Aspects and Effects of Irony in Gi Hyeong-do’s Poetry)

서지정보

· 발행기관 : 우리문학회
· 수록지 정보 : 우리문학연구 / 85호 / 381 ~ 412페이지
· 저자명 : 하재연

초록

이 글에서는 기형도 시의 구조화 원리와 미학적 의미를 이해하고 규명하기 위한 방법론의 하나로, 기형도 시에 나타난 아이러니의 양상과 효과를 분석하였다. 기형도 시에 나타나는 어조의 아이러니는 단일화되지 않는 목소리의 복수화(複數化) 전략으로써, 우리를 둘러싼 세계에 은폐되어 있는 것들을 관통하여 사물의 실상을 바로 볼 것을 요구한다. 서로 교차하거나 스며들고, 시적 주체의 목소리마저 겹쳐지는 중층화된 발화로 표현되는 어조의 아이러니를 통해 시인은 삶의 확실성에 대한 믿음을 흔든다. 기형도의 시가 미결정의 아이러니를 통해 표현하고자 한 것은, 죽음의 비극성 자체가 아니라 의미와 무의미가 불명하게 섞여 있고 희망과 절망 어느 쪽으로도 확정할 수 없는 세계의 모순적 실재이다. 기형도의 시가 구조화하고 있는 미결정의 아이러니적 형식은, 삶의 모순적 실재와 냉엄한 무의미를 재현한다. 기형도의 시는 극적 전환의 아이러니를 통해 현실의 무의미를 인식론적으로 전환하려는 하나의 시도를 보여준다. 기형도의 시적 주체는 인식의 전환을 통해, 죽음과 삶 그리고 절망과 희망이 동시적으로 뒤섞여 실재하는 삶의 논리를 자각하고, 새로운 의미의 가능성을 발견한다. 현실의 불가능을 미학적으로 지양하고자 하는 시 쓰기의 (불)가능성을 방법론적으로 구현한 기형도의 시들은, 한국 현대시가 도달한 현대성의 구체적 선례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영어초록

In this study, as a methodology for understanding and clarifying the structural principles and aesthetic meanings of Gi Hyeong-do’s poetry, I analyze the aspects and effects of their irony. The irony of the tones that appear in his poetry is a strategy for pluralizing voices that are not unified, requiring us to see the reality of things through an ambiguous world. From the irony of the tones is expressed as a layered utterance that intersects or permeates each other, and even when the voice of the poetic subject overlaps, the poet shakes his belief in the certainty of life. What Gi intends to express through the suspensive irony of his poetry is not the tragedy of death itself, but the reality of the world’s ambiguity, which cannot be confirmed by either meaning or meaninglessness or hope and despair. In his poetry, the ironic form is a structured representation of life’s contradictory reality and is meaningless. His poetry is an attempt to epistemologically transition the meaninglessness of reality through the irony of a dramatic turn. The poetic subject realizes the logic of life in which death and life, despair, and hope are simultaneously mixed through the transformation of perception and discovers the possibility of a new meaning. As a methodology for the aesthetic rejection of impossible reality with poetic (non)possibility, his poetry is a vivid precedent of Korean poetic modernity.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