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세기 개성 유자(儒者) 한순계(韓舜繼)의 상업 활동 (16th Century Confucian Scholar Han Sunkye(韓舜繼) and His Commercial Activities in Kaesŏng)

서지정보

· 발행기관 : 한국사연구회
· 수록지 정보 : 한국사연구 / 190호 / 117 ~ 149페이지
· 저자명 : 박평식

초록

이 연구는 16세기 개성 유자 한순계의 시전에서의 상업 활동을 규명한 논문이다.
조선 왕조의 개창과 그에 이은 한양 천도로 개성은 타격과 위축을 피할 수 없었다. 그러나 3만 5천여의 인구를 가진 개성은 여전히 전형적인 도회지였고, 태종 9년(1409) 개성 시전의 개시가 다시 허용되면서 고려의 전통을 이은 개성상업의 복구와 새로운 전개를 맞이하고 있었다. 반면 개성의 양반 사회는 반(反)조선왕조의 지역 사회 분위기에, 국초 조정의 과거(科擧) 응시 금지와 금고(禁錮) 조처로 인해 전반적인 쇠락과 동요를 거듭하고 있었다.
한순계(1530∼1588)는 상업도시 개성에서 유자(儒者)로서 시전에서 유기를 제조하여 판매하는 공상업에 평생 종사한 인물이었다. 노모를 모시기 위해 시전에서의 생업을 계속하면서 유자로서의 풍모를 잃지 않았던 그는, 서경덕과 이이 등 당대 명사들과 교유하면서 ‘시은선생’으로 호칭되고 있었다. 그의 사후에 문집 『시은집』이 두 차례에 걸쳐 간행되었고, 후손과 개성 유림의 노력의 결과 숙종조의 정려(旌閭) 조처와 영조조의 사헌부 지평 증직이 뒤이어졌다.
한순계는 일생을 시전에서 상업에 종사하면서, (1) 근면과 성실의 태도 (2) 정직과 신용 (3) 공존의 가치관, 그리고 (4) 국가와 사회에 대한 투철한 책임의식 등을 여러 일화를 통해 뚜렷하게 보여주었다. 특히 그의 5∼6대의 종계 후손들 역시 가업으로서 시전의 유기 판매업을 이어가고 있어 더욱 주목된다. 곧 한순계의 가계는 유자의 정체성을 지니면서도 상인으로서의 생업에 또한 충실하였던 개성상인의 전형이자, ‘조선유상(朝鮮儒商)’의 한 시원적 모습이었다 하겠다.

영어초록

Although Kaesŏng was weakened and dwindled after the establishment of Chosŏn Dynasty, the city was still a typical metropolis with the population of approximately 35 thousand. Later its markets, carrying on the tradition of Koryŏ, were restored and were led to a different form of development. On the other hand, its yangban(兩班) society faced turmoil and deterioration, due to the region’s general atmosphere against the new dynasty and the state’s prohibition on National Civil and Military Examination(科擧).
Han Sunkye(1530～1588) was a confucian scholar who engaged in producing and selling of brassware for his living. He was referred to as ‘Mentor Shi-eun(市隱)’ among the confucian figures of his time, as he remained a noble confucian scholar with his occupation at the state-licensed market(市廛). A collection of his literary works Shi-eun Jip(市隱集) was published after his death. He was also commended and was awarded an honorary position by the government, with the efforts of his descendents and other regional scholars.
Han Sunkye lived his life with (1) diligence and sincerity, (2) honesty and integrity, (3) emphasis on coexistence with others, and (4) a strong sense of responsibility towards the State and society. His descendents also continued to succeed the family occupation of producing and selling brassware after six generations. In conclusion, the family of Han Sunkye was typical Kaesŏng merchants who devoted themselves to their occupation while remaining confucian scholars, later on to be recognised as one of the origins of Chosŏn confucian merchants(朝鮮儒商).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