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 속 감시: 건축적·외부적 통제에서 디지털·일상적 통제로의 전환 (Surveillance in Space: From Architectural and External Control to Digital and Everyday Control)

서지정보

· 발행기관 : 한국공간디자인학회
· 수록지 정보 : 한국공간디자인학회 논문집 / 20권 / 3호 / 475 ~ 486페이지
· 저자명 : 김재훈

초록

(연구배경 및 목적) 현대 사회에서 CCTV, GPS, 소셜미디어, 스마트시티 등의 디지털 감시 기술은 도시의 공간 환경뿐 아니라 일상생활 전반에 깊숙이 침투하며, 시민의 행동과 감정, 생활 패턴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통제와 규율의 수단으로 작동하고 있다. 이러한 기술은 단순한 관찰 장치를 넘어 권력의 구조화된 형태로 기능하며, 사회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정교한 감시 시스템으로 발전하고 있다. 특히 한국 사회는 전쟁, 분단, 군사정권, 대중을 대상으로 한 테러 등 일련의 역사적 사건들을 통해 감시에대한 사회적 수용성이 높아졌으며, 이는 도시계획의 방향성과 시민의 일상적 인식 속에서 감시의 일상화를 초래하게 되었다. 본연구는 Michel Foucault의 파놉티콘 개념과 Shoshana Zuboff의 감시 자본주의 이론을 바탕으로, 현대 감시 시스템이 도시공간의 물리적 설계와 시민의 감정 구조에 어떻게 내면화되고 있으며, 나아가 권력의 정당화 메커니즘으로 어떤 방식으로 작동하고있는지를 분석하는 것을 주된 목적으로 한다. (연구방법) 본 연구는 이론적 해석과 실증적 분석을 병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한옥의 대청 구조, 중세 성곽, 벤담의 파놉티콘 등 전통 감시지향 건축물들을 분석하고, 이를 송도를 중심으로 한 현대 스마트시티의 지능형 감시 기술과 비교하였다. 또한 최근의 여론조사 자료, 배달노동자에 대한 GPS 실시간 추적 사례, SNS 사용자 행동 통계 등 다양한 정량적 데이터를 통해 감시에 대한 시민의 이중적 태도-안전에 대한 긍정적 인식과 프라이버시 침해에 대한우려-를 실증적으로 분석하였다. 이 접근을 통해 감시가 물리적 공간, 일상 감정, 디지털 환경 전반에 걸쳐 통합적으로 작동하고있음을 확인하였다. (결과) 연구 결과, 감시는 단순히 범죄 예방이나 안전 확보를 위한 기술적 장치를 넘어, 도시의 공간 구성과사회적 행위를 규율하는 거버넌스 메커니즘으로 기능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많은 시민이 감시를 '보호'로 인식하는 동시에, 사생활 침해와 관련한 불편함과 불안을 함께 표현하고 있었으며, 실제로는 두 가지 상반된 감정이 공존하고 있었다. 실증 자료에따르면 CCTV에 대한 지지는 67.3%로 높은 편이지만, 동시에 감시 시스템 전반에 대한 불안과 불만도 45.1% 수준으로 나타났다. SNS 중독, 직장 내 위치 추적 등의 사례는 감시 자본주의가 일상 속에서 상업적·행태적 통제 수단으로 실질적으로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며, 시민들은 위험성을 인지하면서도 자발적으로 감시에 순응하는 '인지된 복종'의 태도를 드러내고 있었다. (결론) 감시가 단순한 기술이나 장비의 문제가 아니라, 도시 구조, 시민 감정, 권력 통치 방식이 복합적으로 작동하는 권력 기술임을 실증적으로 제시하였다. 특히 감시의 '보살핌' 서사와 시민의 '자발적 수용'은 감시 권력의 정당화를 가능케 하는 핵심 메커니즘으로 작용하고 있었다. 그러나 감시가 도시의 안전성을 제고하는 동시에, 시민의 자유와 프라이버시를 침식시킬 수 있는 위험도 존재한다. 따라서 향후 감시 시스템은 시민 참여형 거버넌스, 투명한 감시 메커니즘 등 균형 잡힌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영어초록

(Background and Purpose) In the digital age, surveillance technologies such as CCTV, GPS tracking, social media, and smart city infrastructure have become deeply integrated into both urban environments and the fabric of everyday life. These technologies now function as embedded mechanisms of control and governance. In South Korea, specific historical factors-such as war, national division, authoritarian rule, and public safety crises-have contributed to a culture of high tolerance for surveillance, normalizing it within both city planning practices and public perception. This study examines how contemporary surveillance systems are internalized within urban spatial design and the emotional consciousness of citizens.
Drawing on Michel Foucault's theory of the panopticon and Shoshana Zuboff's concept of surveillance capitalism, the research investigates how surveillance operates as a legitimized and institutionalized structure of power in the context of digital society. (Method) This research combines theoretical interpretation with empirical analysis. It examines traditional surveillance-oriented architecture-including the daecheong structure of Korean hanok houses, medieval fortress systems, and Jeremy Bentham's panopticon-and compares these with modern smart city environments, particularly focusing on Songdo and its intelligent surveillance networks. Quantitative data such as public opinion surveys on CCTV deployment, GPS tracking of delivery workers, and behavioral statistics from social media usage are analyzed to assess dual public attitudes toward surveillance: a sense of enhanced safety versus increasing concern over loss of privacy and autonomy. This approach reveals how surveillance systems operate through an integrated matrix of physical, emotional, and digital domains.
(Results) The findings show that surveillance functions not only as a security or safety-enhancing tool but also as a broader mechanism of governance that shapes spatial organization, public behavior, and social dynamics. While many citizens perceive surveillance as a form of "protection," they simultaneously express unease and discomfort regarding threats to their personal privacy. Empirical data indicate strong support for CCTV implementation (67.3%) alongside significant concern about its implications (45.1%). Real-life cases such as social media addiction and workplace tracking confirm the behavioral and commercial control aspects of surveillance capitalism. Citizens demonstrate "informed compliance," accepting surveillance even while recognizing its risks and long-term consequences. (Conclusions) Surveillance today blends technology with emotional and political power. It is legitimized through narratives of care and voluntarily accepted by citizens, enabling its deep integration into daily life. However, this normalization poses risks to autonomy and privacy. The study argues that surveillance must be critically examined not just as a technical issue, but as a complex structure involving urban design, social emotion, and power. Transparent, citizen-centered governance is essential to maintaining democratic oversight in a digitally monitored society.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