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론과 오규 소라이 - 자연과 작위 개념을 중심으로 (Civilizations and Ogyu Sorai - Nature and Invention)

서지정보

· 발행기관 : 한국중국학회
· 수록지 정보 : 중국학보 / 98호 / 303 ~ 319페이지
· 저자명 : 이장희

초록

동아시아 문명을 흔히 ‘유기체적 세계관(organic worldview)’으로 표현된다. 이러한 성격 규정에서 흥미로운 점은 그것이 서구인들에 의해 발견되고, 규정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서구인들의 동아시아 특히, 중국문명에 대한 규정은 동아시아 지식인들이 동아시아적 전통의 전근대성을 극복하고자 할 때 기본적 나침반과 같은 역할을 하였다. 우리는 그 대표적 예의 하나로 동아시아의 사상 일반을 거시적인 문명론적 시각에서 접근한 마루야마 마사오(丸山眞男, 1914-1996)의 『일본정치사상사연구(日本政治思想史硏究)』에서 발견할 수 있다. 이 저작에서 마사오는 중국사상을 헤겔적인 시각에서 바라보면서 중국문명이 서구의 근대적 관점에서 볼 때 매우 미성숙한 상태에 있음을 지적하는 것으로 논의를 시작한다. 그리고 이러한 미성숙성의 핵심에 자리 잡고 있는 특징을 한편으로는 정치를 도덕의 차원에서 다루는 것과 다른 한편으로 자연과 작위의 구분 또는 단절이 없는 세계관을 거론한다. 주자학적 세계관의 전근대적 성격에 대한 강조를 배경으로 마사오는 일본 에도시대의 유학자인 오규 소라이(荻生徂徠, 1666-1728)가 정치에서 도덕적 논의를 배제하고, 자연과 구분되는 성인(聖人)의 작위의 독자성을 주장함으로써 일본사상의 근대적 지평을 개척한 사상가임을 주장한다.
이 글은 이런 문명론적이고 거시적인 시각이 개별 사상가의 내재적 맥락에 대한 충분한 고려보다는 문명론적 시각에 의해 투사된, 실체와는 유리되고 과장된 이해로 나아가게 되는 과정을 마사오의 눈에 비친 오규 소라이의 사상 그 중에도 특히 그의 자연과 작위의 관계에 대한 주장을 순자의 ‘천인지분(天人之分)’의 사상과 대조해 봄으로써 살펴볼 것이다.

영어초록

East Asian Civilization is often characterized in terms of its “organic” worldview. What is interesting about this characterization is that it i was discovered and defined by Westerners. And these Westerners' understanding of the East Asian, particularly Chinese civilization, has served as a basic compass when the East Asian intellectuals tried to overcome the pre-modernity of East Asian traditions. One of the representative examples can be found in Maruyama Masao's Studies in the Intellectual History of Tokugawa Japan, which approaches the East Asian thought from a macro-civilizational perspective. In this work, Masao begins the discussion with the critical examination of Chinese thought from a Hegelian point of view and concludes that Chinese civilization has never reached maturity. And central features that lie at the heart of this immaturity are said to be the following: firstly, dealing with politics as a moral dimension, and secondly, the worldview that does not make a clear distinction between nature and human invention. Against the background of emphasis on the pre-modern nature of Neo-Confucain worldview, Masao portrays Sorai Ogyu (荻生徂徠, 1666-1728), a Confucian scholar of the Edo period in Japan as a thinker who pioneered the modern horizon of Japanese thought by claiming the independence of politics from morality and the status of a sage as distinct from nature.
This article aims to examine the civilizational and macroscopic perspective - ‘organic worldview,’ or ‘nature vs. invention’ - that, more often than not, pays an insufficient attention to the intrinsic context of individual thinkers: as reflected in Masao's view of Ogyu Sorai’s thought. In particular, I will examine Masao’s understanding of Sorai’s idea of the relationship between nature and invention by contrasting it with Xunzi's idea of '天人之分'.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