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적 입장에서 본 명상의 기능

서지정보

· 발행기관 : 대한신경정신의학회
· 수록지 정보 : 신경정신의학 / 46권 / 4호 / 342 ~ 351페이지
· 저자명 : 신용욱, 권준수, 함봉진

초록

서구에서 명상은 의학 연구의 대상인 시기를 지나 현재는 가장 중요한 보완요법의 하나로 인정을 받고 있다. 본 종설에서는 비교적 객관적인 방법론을 이용하여 명상이 정신-신체에 미치는 효과를 살펴본 연구들을 정리하고 이를 통해 명상이 가진 의학적 기능과 명상의 임상적 적용 가능성을 고찰 하여 보았다. 명상과 관련된 서구의 연구들을 시기적으로 살펴보면 인도 요가 수행자의 자율 신경 조절 능력 등을 생체신호를 통해 확인하려고 했던 1950-60년대의 초창기 사례 위주 연구들과 의학적 연구 방법론을 사용하여 명상의 신체적 효과를 입증하려고 노력했던 1970-80년대의 연구들, 그리고 뇌영상 연구의 방법론적인 발전과 더불어 명상을 신경과학적 입장에서 접근하기 시작한 1990년대 이후부터 최근까지의 연구들로 크게 세 시기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초기 연구들이 명상 수행자 특히 요가 수행자들의 신비한 능력을 보여줌으로써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고 한다면 70-80년대 연구들은 비교적 객관적인 방법을 사용하여 명상이 신체 기능에 미치는 영향을 입증하고자 하였다고 볼 수 있다. 1990년대 이후 명상과 관련된 뇌영상 연구들을 종합하면, 주의력에 관여하는 전두엽과 두정엽 그리고 각성과 자율신경계의 조절을 담당하는 변연계와 띠이랑등이 명상에 관여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명상의 종류에 따라 조금씩 다른 뇌의 부위가 관련되며 명상법의 방식에 따라 특정 뇌부위가 활성화 될 수도 있고 반대로 동일한 뇌부위의 활성도가 저하될 수도 있는 것 같다. 그리고 명상법은 동일하다고 할지라도 명상을 수행하는 각 개인의 능력이 다르며 개인이 명상에서 받는 영향 역시 개인마다 큰 차이를 보일 수 있기 때문에 이런 개인차를 어떻게 파악하고 연구에 고려 할 것인가의 문제가 명상과 관련된 연구에서 풀어야 할 가장 힘든 문제 중의 하나일 것이다.

본 논문에서 짧게 고찰한 바와 같이 지난 반세기 동안의 서구의 연구자들은 명상이 심장질환이나 면역계 질환, 암, 우울증 등과 같은 정신-신체 질환에 미치는 영향을 지속적으로 연구하여 왔다. 또한 최근에는 발전된 뇌영상 기법을 이용하여 어떻게 명상이 뇌의 기능을 변화시키는지에 대해서 많은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명상의 특성상 대규모 환자들을 대상으로 무작위 배정하여 그 효과를 보기 곤란하고 더구나 약물연구에서와 같은 이중 맹검법은 원리적으로 불가능하여 명상이 심혈관계나 면역계 그리고 정신현상에 긍정적인 효과를 미친다는 많은 연구 결과들에도 불구하고 명상의 고유한 의학적 효과를 결정적으로 제시하는 증거는 아직 없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암환자들이 마음채움 명상을 실시한 후 스트레스와 상실감, 불안등의 심리적 증상이 호전되고75) 통증의 경감을 경험하는 것에서 보듯이76) 방법론이 부족하다고 해서 많은 긍정적인 결과들을 외면한 채 명상이 가진 임상적인 효과를 부인할 수 없다. 우리나라는 조식법이나 국선도와 같이 임상에 활용할 수 있는 명상의 전통을 많이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명상의 신비적인 측면만 과장되어 임상가나 연구자들에게 명상이 학문적 대상으로는 부적절하다는 인상을 주어 명상에 대한 연구가 거의 없는 실정이다. 그러나 명상은 서구에서는 이미 완화요법 혹은 통합의학이라는 이름으로 명상이 치료의 하나로 자리잡고 있다. 늦었지만 우리나라에서도 명상에 대한 연구를 시작하고 우리의 의료 실정에 맞는 명상법을 개발하여 임상에 활용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