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광, <나무는 간다> 시집에 대한 분석 및 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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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현대 시론의 과제로 8개의 시집 목록이 주어졌다. 나는 이 8개의 시집 중에서 하나를 선택해야 했다. 내가 시집을 고르는 방법은 꽤 단순하다. 먼저 마음에 드는 제목의 시집을 선택한 다음에 그 제목을 검색해서 시를 찾는다. 대부분의 시집은 시집의 제목이 시집 속에 실려 있는 시의 제목이고 또 이 한편의 시는 전체 시집의 의미를 아우를 수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나는 제목에 해당하는 시들을 모조리 읽어 보았다. 그리고 그 중에 가장 마음에 들었던 시를 골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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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들은 가야만 했다. 나무는 뒤틀리고 솟구치면서 애를 쓰지만 민달팽이만큼 솔방울만큼 밖에 움직이지 못했기 때문에 결국 부자유하고 고독한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나무들은 이런 한계를 깨닫고 질주를 멈추고 그대로 숲으로 변한다. 이런 나무의 모습은 저녁은 모든 희망을 에서 더욱 확연하게 드러난다.
저녁은 모든 희망을 에는 두 명의 등장인물이 있다. 화자 ‘나’와 내가 관찰하는 대상 ‘그’이다. ‘나’는 ‘그’에 대해 시종일관 비판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으며 냉소적인 어조이다. 그는 병들었고 버르적거리며 침을 흘린다고 묘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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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고 죽이는 약육강식이라는 것이 세상의 본모습이라고 화자는 결론을 내린 것 같다. 그리고 그 세계 속에서 살고 있는 자신조차 개구리의 모습과 다를 바가 없다고 생각한 화자는 자신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자꾸 목덜미를 쥐는 나무 그림자들을 거미줄처럼 뜯어내며 나는 내가 무섭다더라, 하지만 삶은 삶도 죽음도 두려움도 아니다.’라는 시구에서 화자는 자조적인 어조로 자신에 대한 두려움과 삶에 대한 두려움을 동시에 표출한다. 그리고 화자는 이런 끔찍한 현실을 잊기 위해 새우깡을 안주삼아 술을 마시지만 꿈속에서 조차 결국 세계는 새까만 개구리의 울음으로 가득 찬다. ‘지구만한 개구리 눈알 속에 갇혀있다’라는 은유적인 표현으로 개구리 지옥의 범위는 인간의 터전인 세계 전체로 확장되고 이런 피할 수 없는 부정적인 현실 하에서 화자는 미쳐버려야지만 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참고자료

· 이영광, ｢나무는 간다｣, 『창비시선 366 나무는 간다』, 창비, 2013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