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글
"시 비평문"에 대한 내용입니다.
목차
1. 윤동주의 시에 나타난 기독교적 시어
1.1. 복음의 역설 - 『돌아와 보는 밤』, 『팔복』
1.2. 창조설화를 통한 세계탐구 - 『태초의 아침』, 『또 태초의 아침』
1.3. 십자가의 의미 - 『십자가』
2. 서정주 시 세계의 변모양상
2.1. 야성과 혼돈으로부터의 탈피, 영원에의 동경 - 『추천사』
2.2. 전후의 변모양상 - 『신라초』, 『동천』
2.3. 연륜이 만들어낸 놀라운 신화 - 『상가수의 소리』
본문내용
1. 윤동주의 시에 나타난 기독교적 시어
1.1. 복음의 역설 - 『돌아와 보는 밤』, 『팔복』
『돌아와 보는 밤』에서 화자는 불을 켜두는 상태를 낮의 연장이라는 이유로 피로한 것으로 여긴다. 이러한 화자의 고백에서 낮과 밤, 빛과 어둠의 의미가 뒤틀린다. 이는 기독교의 세계관에서 볼 수 있는 역설과 유사하다. 기독교에서는 세상권세를 누리던 자가 지옥에 가고, 세상으로부터 핍박받던 자가 천국에 간다는 역설적 관점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화자에게 어둠은 여전히 불편한 것으로 다가온다. 2연에서 바깥이 여전히 어두운 것을 보며 환기를 원하지만, 그것이 쉽지 않음을 토로한다. 이처럼 화자의 낮과 밤에 대한 양가적이고 모순된 감정은 3연에서 해소된다. 화자는 눈을 감으며 어둠 속에서 사상이 저절로 익어가는 것을 발견한다. 이는 어둠이 마음속에서 빛으로 승화되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결국 복음의 역설은 화자의 내면 속에서 도약을 이루었다고 볼 수 있다.
『팔복』에서도 복음의 역설은 깊이 있게 나타난다. 성서에 등장하는 팔복 중 "애통하는 자에게 복이 있다"는 말이 화자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다. 이는 현세의 관점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역설적인 선언이기 때문이다. 화자는 이 역설에 깊이 사로잡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팔복』에서는 이 팔복을 모두 "슬퍼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로 대체한다. 이는 화자 자신이 너무나도 슬펐기 때문일 것이다. 그의 슬픔은 내면의 갈등에서 비롯되었을 수도 있고, 시대 상황에서 비롯되었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는 슬퍼하는 자에게 복을 주는 복음에 깊이 매료되어 있었다.
마지막 행에 가서 반전이 일어난다. 성서의 내용과는 달리 『팔복』은 슬퍼하는 자에게 영원한 슬픔을 준다. 그러나 이는 영원한 복을 얻기 위해 영원히 슬퍼하는 역설을 드러낸 것이라 할 수 있다. 슬픔으로써 복을 얻고, 그 영원한 복을 위해 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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