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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건설업과 제조업의 특성 비교
1.1. 건설업의 특성
1.1.1. 생산물의 성격
건설업에서 생산하는 생산물은 부동산이다. 이는 아파트, 오피스텔, 사무실, 공원, 도로, 항만, 공항 등을 포함한다. 이러한 건설 생산물은 최소한 한 번 지어지면 수십 년, 길게는 수백-수천 년 동안 지속적으로 사용된다는 점에서 (반)영구적이다. 또한 건설물은 단순한 물건이 아닌 준공공재적 성격을 띠는데, 도시의 조망, 미관, 경관에 영향을 미치고 주변 건물의 일조권과 조망권에도 영향을 준다. 더욱이 건축물은 자연 환경을 토대로 지어지기 때문에 건설 과정과 사용 과정에서 환경과 생태계에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건설 생산물은 법적 규제를 많이 받으며, 그 단위 가격이 매우 높다. 예를 들어 최근 국내 대표적인 재건축 아파트인 둔촌주공의 경우 공사비가 3조 2,294억 원에 달한다. 이처럼 건설업의 생산물은 부동산이라는 점에서 제조업과 큰 차이가 있다.
1.1.2. 생산 수요
건설 수요는 불확실하고 불안정하다. 건설기업들이 건물을 지어서 분양을 할 때 분양이 소위 말하는 '대박'을 칠지, 그렇지 않을지를 쉽게 예측하기 어렵다. 분양이 이루어질 때의 시장 상황에 따라 큰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일반 제조업의 물건들은 수요가 안정적이고 기업이 수요를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다. 분양 성과가 선행적으로 결정되는 건설업의 특성상 기업들은 개별 프로젝트에 대해 수요예측과 대응이 용이하지 않으며, 이로 인해 생산 계획 수립에 어려움을 겪는다. 반면 제조업은 사전에 생산계획을 수립하고 이에 따라 대량생산을 실시하므로 상대적으로 수요에 안정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1.1.3. 생산 방식
건설업에서 생산 방식은 선 주문-후 생산의 방식으로 지어진다. 일단 청약을 진행한 뒤에 아파트를 짓는다. 그리고 생산은 개별적으로 이루어지며, 일회적이다. 한 번 아파트를 지으면 똑같은 아파트를 또 짓지 않는다.
이에 반해 자동차를 예로 들어 보면 자동차는 기업들이 먼저 생산한 후에 소비자에게 판매한다. 자동차의 생산은 표준적 방식에 따르며, 기업은 반복적으로 같은 제품을 생산한다.
이처럼 건설업은 선 주문-후 생산의 방식으로 개별적이고 일회적인 생산이 이루어지는 반면, 제조업은 기업이 먼저 생산한 후 판매하는 표준화된 반복 생산 방식을 취한다.
1.1.4. 생산 구조
건설업의 생산 구조는 제작 공정이 매우 길고 복잡하기 때문에 공종별로 철저한 분업이 이루어지며, 분할도급이 일반적이다. 시공사가 하도급 업체를 관리, 감독하지만 여러 사업체가 협력해서 하나의 건물 생산에 참여한다. 이에 반해 일반적인 제조업에서는 대부분이 하나의 기업이 직접 생산을 한다. 기업의 관리, 감독 하에서 제품이 생산된다.
건설업의 생산 구조가 이와 같이 복잡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건물은 시공 과정이 매우 길고 다양한 공정이 개입되기 때문에 전문적인 분업 체계가 필요하다. 철근, 콘크리트, 목공, 전기, 설비 등 여러 작업 공종이 순차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므로 이를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둘째, 건설 현장에서 직접 공사를 수행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시공사가 모든 공종을 직접 수행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전문 하도급 업체에 공사를 분담시키는 분할도급 방식이 보편화되어 있다. 셋째, 공사 비용과 공기 단축을 위해 시공사는 전문성을 가진 협력업체를 활용할 수밖에 없다. 이처럼 건설업의 복잡한 생산 구조는 건물 건축이라는 특성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반면 제조업의 생산 구조는 상대적으로 단순하다. 대부분의 제조업체가 자체적으로 생산 공정을 관리하고, 필요에 따라 일부 부품이나 공정을 외주화하는 정도이다. 제품 생산을 위한 설비와 인력을 직접 보유하고 통제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제조업의 생산 구조는 건설업에 비해 수직계열화가 강하고 생산 과정이 단순하다고 할 수 있다.
1.1.5. 작업 환경
건설업의 작업 환경은 제조업과 큰 차이가 있다. 건설업의 작업은 야외에서 이루어진다. 공장에서 아파트를 지어서 그것을 옮기지 않는다. 아파트가 들어설 부지에서 직접 아파트를 짓는다. 그렇기 때문에 기후의존성이 높다. 비가 많이 오거나 날씨가 너무 춥거나 너무 추우면 작업을 할 수 없다. 다른 제조업에 비해서 생산성이 떨어지기 쉽다. 한편, 현장이 계속해서 이동한다는 점도 특이하다. 공장이 있는 것이 아니고 건설 현장이 제각각이다. 이에 반해 일반적인 제조업은 고정된 완전작업시설에서 제품을 생산한다. 옥내 생산이 대부분이어서 기후 조건과 무관하다. 현장은 고정되어 있다. 공장이 이동하지는 않으니 말이다. 따라서 건설업의 작업 환경은 옥외에서 기후의존성이 높고 공정이 이동한다는 점에서 제조업과 크게 다르다고 할 수 있다.
1.1.6. 고용 구조
건설업의 고용 구조는 국가를 불문하고 대부분의 국가에서 일용직 노동자를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는 건설업이라는 것이 현장이 이동하고, 개별적인 생산이기 때문에 노동 수요가 일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건설사들은 상주하는 직원을 두지 않고 건설 현장마다, 상황에 따라 필요한 일용직 노동자들을 고용해서 사용한다. 이에 반해 일반 제조업은 상용직을 중심으로 제품을 생산한다. 건설업은 고용이 일용직을 중심으로 하기 때문에 기업이 자발적으로 노동자들에 대해서 교육, 훈련을 하는 경우는 드물다. 그럴 이유와 필요를 못 느끼기 때문이다. 그래서 건설업 근로자들은 업무 수행에 필요한 기술과 지식을 주로 현장에서 습득한다. 근로자들마다 기술과 능력, 숙련도에 편차가 심하지만, 전반적으로 교육과 훈련의 부재로 근로자들의 역량은 떨어지는 편이다. 이에 반해 일반 제조업 종사 근로자들은 그들을 고용한 기업에서 교육과 훈련을 체계적으로 실시하기 때문에 근로자들의 숙련도나 노동생산성이 우수하다.
1.2. 제조업의 특성
1.2.1. 생산물의 성격
제조업의 생산물은 비교적 단가가 높은 자동차만 하더라도 소비재와 소모재의 성격을 띤다. 자동차는 오래 타도 십여 년 안팎으로 이용할 수 있는 물건이다. 교체 주기가 건물에 비해 짧기 때문에 건물에 비해서는 더 많이 소비되고, 그러므로 더 많이 생산해야 하는 물건이다. 단위생산물의 가격은 건물에 비해 적다. 이에 반해 건설업의 생산물은 부동산이다. 아파트, 오피스텔, 사무실, 공원, 도로, 항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