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음악과 감정
1.1. 음악은 감정의 예술
음악은 감정의 예술이다. 감정은 음악을 논의하는 그 어떤 시대, 그 어떤 맥락에도 항상 언급되어 왔다. 즉 오늘날도 흔히 통용되는 '음악은 감정의 예술이다.'라는 말은 긴 역사를 가지면서 음악과 함께해 왔다. 보통 음악과 감정의 관계는 '표현'과 '환기'라는 이중적 맥락에서 논의되면서 음악이 인간의 감정을 표현한다는 측면과 음악이 듣는 이의 감정에 영향을 미친다는 측면이 주목되어 왔다.
예를 들어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체 신화를 들 수 있다. 오르페우스는 아내 에우리디체의 죽음을 슬퍼하며 아름다운 음악을 연주하여 그의 아내를 되찾고자 하였다. 이처럼 음악이 인간의 감정을 표현하고 이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고대로부터 인식되어 왔다.
음악과 감정의 관계가 긴 역사를 갖는 만큼, 그 안에 담긴 내용은 많은 변화를 겪었다. 음악이 표현하는 감정의 유형도, 음악이 감정을 드러내고 영향을 주는 방식도 시대마다 변화해왔다. 그래서 고대 그리스부터 현대까지 논의된 음악적 감정론의 흐름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
1.2. 고대의 음악과 감정론
1.2.1. 피타고라스의 음악과 영혼
피타고라스는 동방의 오르페우스교의 영향을 받아 음악이 인간의 영혼에 가져다주는 감정적 영향력에 주목하였다. 피타고라스에 따르면 인간을 비롯한 만물의 영혼이 스스로 죄로 인해 신체의 감옥에 갇혀 있으며 여기서 해방되고자 영혼을 훈련하고 정화하고자 노력해야 한다고 믿었다. 그런데 바로 여기에서 음악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즉 오르페우스 교도들은 음악이 인간의 영혼에 가져다주는 감정적 영향력에 주목하며 인간의 교육에도 관심을 갖게 되었다. 좋은 음악은 듣는 이의 영혼에 좋은 영향을 미치고 나쁜 음악은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생각이 나타난 것이다. 음악이 감정을 모방하기 때문에 인간의 감정에 다시금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1.2.2. 플라톤의 에토스론
플라톤은 음악이 영혼이나 육체의 덕, 또는 덕의 이미지를 표현한다고 보았다. 따라서 "최고의 종류의 노래와 음악을 추구하는 사람들은 쾌적한 것이 아니라 참된 것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플라톤은 음악의 감정적 성격에 관심을 가졌지만, 이를 즐거움과 연결시키기보다는 도덕적, 윤리적 측면에서 보았다. 음악적 경험들을 국가와 사회가 필요로 하는 합리적인 인간이 되도록 하는 교육적 매개물로 보고, 인간 사회의 도덕적 윤리적인 면에서 지대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으로 보았다. 또한 음악이 조금만 그 질서로부터 벗어나도 인간의 정서를 타락시킬 수 있다고 믿었고, 음악에는 좋은 음악과 나쁜 음악이 있다고 보아서 음악을 엄격하게 검열하고 제한하였다.
1.2.3. 아리스토텔레스의 모방이론과 카타르시스
아리스토텔레스는 음악이 인간의 감정을 모방적으로 표현한다는 점에서 피타고라스와 플라톤과 유사한 입장을 보였지만, 이를 통해 인간 내부에 내재한 억압된 감정을 표출할 수 있다고 보았다. 아리스토텔레스에 따르면 음악은 관대함, 분노, 용기, 절제와 이와 반대되는 많은 특질들을 직접적으로 모방한다. 따라서 인간이 어떤 특정한 감정을 모방한 음악을 들으면 그는 이런 감정에 젖어 버리게 된다. 즉, 오랫동안 좋지 않은 감정을 일으키는 음악을 지속적으로 들으면 그 사람은 전반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