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현대 사회에서 영화가 지니는 사회적 영향력
1.1. 영화 - 대중문화와 사회적 이념의 매개체
현대 사회에서 영화는 단순한 오락을 넘어, 대중문화의 핵심으로 자리 잡으며 정치, 경제, 문화뿐만 아니라 개인의 의식과 행동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과거 소수의 엘리트가 주도하던 문화 생산과 소비의 흐름이 대중으로 옮겨 오면서, 영화는 대중의 일상에서 중요한 문화적 생산물로 기능하고 있는 것이다.
영화는 시청각적 매체로서 관객의 감정과 사고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강력한 매체이다. 특정 사회적 이슈를 다루는 영화는 그 문제를 새롭게 인식하게 만들고, 이를 통해 대중의 행동 변화를 유도할 수 있다. 예를 들어, 2006년에 개봉한 다큐멘터리 영화 'An Inconvenient Truth'는 기후 변화 문제를 다루며 환경 보호의 중요성을 대중에게 각인시켰고, 이는 대중이 자신의 생활에서 에너지 절약이나 탄소 배출 감소를 위한 노력을 시작하게 만들었다. 이처럼 영화는 대중이 수동적으로 정보를 받는 것이 아니라, 능동적으로 문제에 참여하고 변화를 이끌어 나가는 주체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게 한다.
또한 영화는 사회적 대화를 촉발하는 기능도 한다. 영화 'Spotlight'는 미국 보스턴 가톨릭교회에서 발생한 성추행 사건을 다룬 언론의 이야기를 통해 언론의 역할과 책임에 대해 생각하게 만들었다. 이 영화는 언론이 사회적 정의를 실현하는 데 얼마나 중요한지를 상기시키며, 관객들에게 언론의 책임과 중요성에 대해 논의할 기회를 제공했다. 이러한 영화들은 단순한 사건 재현을 넘어 사회적 책임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고, 변화의 필요성을 일깨우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영화는 특정 사회적 사건이나 상황을 재조명하거나 사회적 갈등과 문제를 반영하여 이를 극복할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는 매체로 기능한다. 예를 들어,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과 같은 작품은 빈부격차 문제를 상징적으로 표현하며 전 세계 관객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러한 영화들은 특정한 사회 문제에 대한 공론화를 촉진하고, 그 문제에 대해 사람들이 더 많이 생각하고 논의하도록 만들어 사회적 변화를 위한 첫걸음을 내딛게 한다.
이처럼 영화는 다양한 관객층이 공통의 사회적 이슈에 대해 생각하고 서로의 의견을 나누는 장을 제공함으로써, 사회의 변화를 촉진하는 데 중요한 매개체가 된다.
1.2. 대중영화의 나와 타자 구도
영화 속에서 '나'와 '타자'의 구도는 관객으로 하여금 자신의 정체성을 형성하고 타자에 대한 인식을 구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영화는 주요 인물과 대립되는 타자를 설정함으로써, 관객이 자연스럽게 주인공과 동일시하도록 유도한다. 이를 통해 관객은 특정한 사회적 가치관이나 집단적 정체성을 내면화하게 된다.
이준익 감독의 영화 «황산벌»은 지역 감정이라는 사회적 문제를 다루면서, 서로 다른 지역 출신의 인물들 간 갈등을 통해 관객의 타자 인식을 비판적으로 성찰하게 만든다. 관객은 영화 속 주인공들이 겪는 갈등 과정에서 고정된 지역 감정이나 집단적 고정관념을 반성하게 된다.
또한 «왕의 남자»에서는 천민 주인공과 양반 계층의 대립 구도를 통해, 관객이 기존의 사회적 위계질서에 의문을 제기하도록 유도한다. 주인공과 동일시된 관객은 억압적인 사회 질서를 거부하고, 자신과 다른 계층을 타자로 인식하는 관점을 비판적으로 성찰하게 된다.
이처럼 영화 속 '나'와 '타자'의 대립 구도는 관객의 정체성 형성과 타자 인식에 큰 영향을 미친다. 영화는 주인공과 타자 간의 관계를 통해 관객 자신과 사회의 관계를 재정의하게 만들며, 나아가 타자에 대한 포용 또는 거부의 관점을 형성하는 데 기여한다.
1.3. 집단적 정체성의 형성
영화는 과거의 기억을 되새기고 이를 현재의 시각으로 재해석함으로써, 개인이 속한 집단적 정체성에 큰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도구로 기능한다. 영화는 특정 사건이나 기억을 스크린에 담아냄으로써 이를 재해석하고, 이를 통해 관객에게 개인적 또는 집단적 정체성을 새롭게 구성할 기회를 부여한다. 예를 들어, 곽경택 감독의 영화 '태풍'은 탈북자 가족의 비극적인 삶을 그리며, 아시아 각 지역에 여전히 존재하는 냉전의 잔재와 그로 인한 갈등을 보여준다. 이 영화는 개인과 가족, 국가의 경계를 넘나드는 서사를 통해 냉전의 유산이 오늘날에도 여전히 남아 있는 현실을 환기하며, 관객들에게 과거와 현재가 긴밀히 연결되어 있음을 일깨운다. 태풍은 단순히 탈북자의 고통을 묘사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비극적 삶의 뒤에 있는 사회적, 역사적 배경을 설명함으로써 관객으로 하여금 그들의 고통을 더욱 공감할 수 있게 만든다. 이를 통해 영화는 과거의 기억과 상처가 현재의 집단적 정체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주며, 탈북자뿐만 아니라 그들과 연관된 모든 사람들의 기억이 곧 집단적 정체성의 중요한 부분임을 드러낸다. 또한, 정지영 감독의 영화 '부러진 화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