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실크로드와 동서문화교류
1.1. 문화의 3대 특성과 동서문화의 교류
문화의 보편성, 개별성, 전파성은 문화의 3대 특성이다. 인류가 문화를 창조한 이래 문화 간의 교류는 부단히 지속되어왔다. 즉, 문화는 보편적으로 존재하며 교류와 전파를 통해 발전해왔다.
문화의 개별성은 문화가 자기만의 독특한 특성을 가지고 다른 문화와 구별된다는 것이다. 각 문화는 고유한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
문화의 전파성은 창조된 문화가 물리적 거리나 장애에도 불구하고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주위로 조만간 전파, 확산되었다는 것이다. 문화는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전파될 수 있다.
이러한 3대 특성을 가진 문화는 여러 요소의 결합으로 구성되며, 각 문화는 다른 문화와 결합하고 통합되는 기능을 한다. 이것이 문화복합과 문화통합체의 개념이다.
동서문화의 교류는 아시아, 아프리카 및 유럽의 광활한 지역에서 발생한 여러 문화가 시공간적 한계를 넘어서 서로 교류하고 영향을 주고받으며 상호의존적으로 발전, 풍부화되어 가는 문화과정이다. 즉, 동서양 간의 문화 교류를 통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문화가 발전해왔다는 것이다.
1.2. 실크로드의 정의와 3대간선
실크로드는 동서문화교류의 동맥 역할을 한 통로이다. 독일어로는 자이덴스트라쎈(Seidenstrassen, Seiden=비단, Strassen=길)이라 하며, 영어로는 Silk Road라 불린다. 고대로부터 유럽과 아시아, 아프리카를 서로 연결하는 동서교통로에 대한 총칭이다. 중앙아시아에 점재한 오아시스를 연결하여 이루어진 길이며 오아시스로라고도 한다.
실크로드의 범위는 유라시아대륙의 북방초원지대를 지나는 스텝로, 지중해로부터 홍해, 아라비아해, 인도양, 중국남해를 거쳐 동해로 이르는 남해로를 포함한다. 이를 3대간선이라고 하는데, 북편의 스텝로, 중간의 오아시스로, 남편의 남해로를 총괄한다. 이 3대간선을 통해 동서 문화교류가 활발히 이루어졌다.
1.3. 실크로드의 5대지선과 실크로드의 중요성
실크로드의 5대 지선과 실크로드의 중요성은 다음과 같다.
5대 지선으로는 마역로, 라마로, 불타로, 메소포타미아로, 호박로가 있다. 마역로는 남북로의 동단로로, 양대 민족 간 군사적, 사회경제적으로 큰 역할을 했다. 마가 교역되고 남북문물이 교환되었다. 라마로는 북으로는 준가리아 분지에서 시작해 여러 곳을 거쳐 남하해 인도 갠지스강 어구의 다무라리프데에 이르는 길이다. 불타로는 중앙아시아 카자흐스탄에서 출발해 여러 곳을 거쳐 중인도 서해안의 바류 가자까지 남하하는 길이다. 동서문화교류와 교역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메소포타미아로는 흑해와 카스피해 중간지대의 카프가즈 북부를 기점으로 페르시아만의 바스라 항까지 이르는 길이다. 호박로는 북방 발트해에서 시작해 콘스탄티노플과 에페수스를 지나 지중해 연안을 따라 알렉산드리아까지 남하하는 길이다. 페니키아시대부터 중요한 호박의 무역로였다.
실크로드의 중요성은 다음과 같다. 첫째, 세계사 전개의 중추적 역할을 수행했다. 둘째, 세계의 주요한 문화의 모태가 되었다. 셋째, 동서문화의 가교 역할을 했다. 실크로드는 유라시아대륙 전역에 걸쳐 발생한 여러 문화가 시공간적 한계를 넘어 서로 교류하고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상호의존적으로 발전, 풍부화되는 과정의 중심축 역할을 했다.""
2. 실크로드의 실태
2.1. 오아시스로
중앙아시아 일대에 점재한 오아시스는 실크로드라 불릴 만큼 역사적 사건이 가장 많이 일어났고 수많은 유적이 남아있는 중요한 지역이다. 실크로드를 중심으로 한 중앙아시아 지역은 대부분 건조하고 황량한 사막이지만, 그 사막 속에 흩어져 있는 오아시스는 이 지역 역사와 문화의 핵심이 되어 왔다.
이러한 오아시스는 중국의 서방에서 바라보면 "하서지방", "하서주랑", "하서회랑", "하서통랑"이라고 불렸다. 중국에서 보았을 때 이는 황하의 서쪽 지역을 가리키는 명칭이었다. 이 지역은 실크로드의 가장 중요한 통로였으며, 역사적으로도 많은 사건이 일어났던 곳이다.
오아시스는 실크로드를 따라 동서로 이어지며 교통과 교역의 거점 역할을 수행했다. 특히 투르판, 카라샤르, 쿠차, 악스, 톰슉, 카슈가르 등의 오아시스는 천산북로를 따라 위치하고 있었고, 누란, 니야, 단단위릭, 호탄 등의 오아시스는 천산남로를 따라 있었다. 이렇듯 실크로드의 주요 노선이 오아시스를 경유하며 동서문화교류의 중심지 역할을 했다.
이와 같이 오아시스는 중앙아시아 일대에서 역사적으로 가장 중요한 지역이었다. 사막 한가운데 위치한 이 오아시스 도시들은 동서문화교류의 핵심 거점으로 기능했으며, 중앙아시아 역사의 전개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고 할 수 있다.
2.2. 천산북로변과 천산남로변의 유적
천산북로변과 천산남로변의 유적은 실크로드의 주요 지역으로 역사적으로 많은 사건이 일어나고 수많은 유적이 남아있는 곳이다.
천산북로는 하미에서 길이 둘로 나뉘어 천산산맥의 북방으로 나가 북록을 서진하여 이리에 달하는 길이다. 이 길을 따라 투르판, 카라샤르, 쿠차, 악스, 톰슉, 카슈가르 등의 유적이 남아있다. 한편 천산남로는 곤륜산맥의 북록을 따라 서진하는 길로, 누란, 니야, 단단위릭, 호탄 등의 유적이 있다.
투르판은 실크로드 주요 교차로로 오랫동안 거대한 잿더미에 묻혀있다가 20세기 초 독일의 고고학자 알베르트 그륀베델과 프랑스의 폴 펠리오에 의해 발굴되었다. 발굴 결과 투르판에는 당대 최고의 문명과 문화가 꽃피웠음이 밝혀졌다. 쿠차 역시 천산북로변에 위치한 대표적인 오아시스 도시로, 수많은 불교 유적이 발견되었다.
한편 천산남로변에는 호탄이 중요한 지위를 차지하고 있었다. 호탄은 실크로드 중국 영역의 서쪽 관문이자 동서문화교류의 거점이었다. 이곳에서는 수많은 벽화와 조각품, 불경 등이 출토되어 당시의 번영을 짐작케 한다.
이처럼 천산북로와 천산남로는 실크로드의 주요 간선이자 동서문화교류의 중심지였으며, 발굴조사를 통해 당시의 화려한 문화유산을 확인할 수 있었다.
2.3. 이란북도와 이란남도
이란북도와 이란남도는 실크로드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지역이었다. 중국으로부터 중앙아시아를 거쳐 서진하는 길은 모두 이란에서 합류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란북도는 카비르사막과 루트사막의 북방을 지나는 길이다. 메셰드로부터 시작하여 시아파의 성자의 묘가 있다. 메셰드로부터 서진하는 길은 남북의 두 길이 있다. 그리고 테헤란으로부터 서진하는 길은 카즈빈에서 둘로 나뉜다. 타브리즈를 거쳐 터어키에 달하며 고도를 거쳐 앙카라에 이르고 이스탄불에 달하여 그리이스제도시를 거쳐 로마에 도달한다. 이란북도의 주요 유적지로는 보아즈쾨이, 괴레메, 위츠히사르, 에게해 등이 있다.
이란남도는 카비르사막과 루트사막의 남방을 지나는 길이다. 이 길은 라피스라줄리나 향료, 약품의 중요한 수송로이었다. 이 때문에 "약의 길"이라고도 불렸다. 페트라, 제라슈, 다마스커스, 팔미라, 발베크, 알레포 등이 동서와 남북을 잇는 문명의 십자로 역할을 해왔다. 이란남도의 주요 유적지로는 파사르가다에, 나크슈이로스탐, 페르세폴리스, 크테시폰, 고도바빌론, 사마라, 앗슈르, 님루드, 니네베, 하트라 등이 있다.
이처럼 실크로드에서 이란북도와 이란남도는 중국으로부터 서진하는 길들이 모두 합류하는 가장 중요한 지역이었으며, 그 위에 수많은 중요한 문화유적들이 남아있어 실크로드 연구에 있어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할 수 있다.
3. 서역개통
3.1. 장건의 서역대장정
장건의 서역대장정은 중국 한 무제 때 이루어진 사행(使行)으로, 중국과 서역 간의 최초의 공식적인 외교적 접촉이라는 점에서 역사적 의의가 크다. 장건은 무제의 명을 받아 100여 명의 수행원과 함께 서쪽으로 출발했다.
장건은 감숙성에 이르렀을 때 흉노에 의해 체포되어 10년간 억류되다가 도주에 성공했다. 이후 대월지, 강거, 대하 등 여러 나라를 거쳐 마침내 기원전 126년 장안에 도착했다. 장건의 사행은 전후 13년이 걸렸으며, 생환한 이는 장건과 수행원 감부 한 명뿐이었다.
비록 대흉노 공수동맹 결성이라는 직접적인 목적은 달성하지 못했지만, 장건은 이 사행을 통해 흉노를 비롯한 서역제국에 관한 많은 정보와 지식을 얻을 수 있었다. 그가 알아낸 주요 사항을 보면, 대월지는 신독에서 다양한 물품을 수입하고 있는데 신독이 대월지의 동남쪽 수천 리 외곽에 위치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이후 무제는 기원전 125년 장건을 사천에 파견해 촉도 개척을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그러나 장건은 서역에 관한 지리지식을 활용하여 위청의 흉노 토벌전에 큰 공헌을 했다. 나아가 기원전 119년 위청과 곽거병이 두 차례의 격전 끝에 흉노를 고비사막 북쪽으로 몰아낸 뒤에는 장건을 서역에 파견하여 오손을 유인, 흉노에 타격을 주려 했으나 이 역시 실패로 돌아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건의 사행은 서역에 대한 중국의 경영 기초를 마련했고, 동서 접촉과 교류의 중요한 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역사적 의의가 크다고 할 수 있다.
3.2. 서역개통의 의의
서역개통의 의의는 다음과 같다.
첫째, 서역개통으로 인해 동서 접촉과 교류의 가교가 놓이게 되었다. 수천 년간 단절되어 있던 동서문명 간의 장벽이 허물어지고 상호 교류가 이루어질 수 있게 되었다. 이로써 유럽과 중국, 인도 등 주요 문명권이 서로 연결되어 문화적·경제적 교류가 활발히 이루어질 수 있게 되었다.
둘째, 중국의 대서역 관계 측면에서 볼 때 경영의 기초가 마련되었다. 한제국의 장건 사행을 계기로 중국은 서역에 대한 지리적·정치적 정보를 습득하고, 이를 바탕으로 본격적인 서역 경영에 나설 수 있었다. 이는 이후 수·당대 중국의 서역 지배력 확대로 이어졌다.
셋째, 서역개통을 계기로 서역에 관한 지식이 중국을 비롯한 동방에 전해지게 되었다. 장건의 보고서와 후속 사행을 통해 중국은 서역 각국의 위치, 문화, 자원 등에 대한 지식을 습득할 수 있었다. 이는 이후 중국의 서역 경영과 동서 교류 확대의 토대가 되었다.
넷째, 서역개통이 갖는 거대한 역사적 의의는 동서문화 교류의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하였다는 점이다. 그간 단절되어 있던 동서 문명권 간의 접촉이 이루어지면서 사상과 기술, 문화가 상호 교류·융합되는 새로운 국면이 열리게 되었다. 이는 세계사적으로 큰 전환점이 되었다고 볼 수 있다.
종합적으로 볼 때, 서역개통은 동서 교류의 단절을 해소하고 중국의 서역 경영과 지식 습득을 촉발하는 등 세계사적으로 중대한 의미를 지닌다고 할 수 있다.
3.3. 서역문물의 동점
서역문물의 동점이다.
장건의 서역대장정으로 시작된 동서문화교류를 통해 중국에는 많은 서역문물들이 유입되었다. 대표적인 서역문물로는 식물, 로만글라스, 말과 마구, 악기, 역법과 점성술, 의약 등이 있었다.
식물의 경우 포도, 참깨, 오이, 누에콩, 마늘, 호두, 석류, 완두콩, 당근 등이 중국으로 들어왔는데, 무제 황제는 이러한 외래 식물들을 이궁과 별관 주위에 직접 재배하여 자랑하기도 했다.
로만글라스도 서역으로부터 중국, 한국, 일본까지 전래된 문물 중 하나로, 중국의 전통유리와는 성분이 달랐다. 중국에서는 나트륨, 칼슘계 유리가 발굴되어 이집트로부터 전래되었음을 시사한다. 로만글라스는 비단육로뿐만 아니라 남해로를 통해서도 전파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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