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성화의 균형 있는 이해
1.1. 과거의 균형 잃은 성화론
과거에는 성화에 대한 균형 잃은 견해가 존재했다. 성화에 대한 두 주요 명제는 "성화는 하나님이 하신다"와 "성화는 인간의 역할과 책임이 필요하다"이다. 그러나 이 두 부류 중에서 상당수가 어느 한 편에 치우치는 불균형을 보였다.
일부는 성화가 전적으로 하나님의 몫이라고 강조하다 보니 인간의 역할과 책임을 경시하는 경향이 있었다. 반면 다른 이들은 성화에 있어서 인간의 노력을 강조하다 보니 하나님의 역할을 간과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처럼 성화에 대한 편향된 견해들이 오랜 기간 존재해왔던 것이다.
이러한 불균형은 종교개혁 이전부터 계속되었고, 심지어 근현대에도 이어져 왔다. 성화에 대한 하나님의 주도성과 인간의 책임성이라는 두 요소가 제대로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에 따라 성화에 대한 바른 이해가 필요했던 상황이었다고 할 수 있다."
1.2. 성화의 명제
성화의 명제는 크게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성화는 하나님이 하신다"는 것이다. 성화의 주체는 오직 하나님이시며, 인간의 노력만으로는 참된 거룩함에 이를 수 없다는 것이다. 인간은 전적으로 타락한 상태에 빠져있기 때문에 스스로 거룩해질 수 없고, 오직 하나님의 은혜로만 성화될 수 있다. 둘째, "성화는 인간의 역할과 책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비록 성화의 주체는 하나님이시지만, 인간 또한 성화의 과정에 중요한 역할과 책임을 가지고 있다. 즉 하나님의 주도하에 인간의 순종과 노력이 함께 작용하여 성화가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이처럼 성화의 명제는 하나님의 절대적인 주권과 인간의 협력이라는 두 축을 균형있게 제시하고 있다. 하나님의 주도성과 인간의 책임성이 함께 강조되는 것이 성화의 명제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균형잡힌 성화론을 위해 매우 중요한 개념이다.
1.3. 로마 가톨릭 성화론
1.3.1. 트렌트 공의회 교령과 법령
가톨릭교회에서 자기개혁운동이 펼쳐지는데 이를 "반종교개혁"이라고 한다. 그 결과가 "트렌트 공의회"이다. 트렌트 공의회에서는 성화론에 대해 다음과 같이 밝혔다.
먼저 트렌트 공의회는 믿음만으로는 불경건한 자가 의화 될 수 없고, 의화의 은혜를 얻기 위해서는 협력해야 할 것이 있으며, 자신의 의지를 움직여 준비를 하며 성향을 갖추는 일이 필요하다고 선언했다. 이는 인간이 반드시 자신의 의지를 미리 움직여서 의화에 합당한 성향과 욕구를 갖추어야 하며, 이는 하나님의 선행적 은총으로 하나님과 협력 아래 가능하게 된다고 본 것이다. 이를 통해 로마 카톨릭교회에서 인간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또한 트렌트 공의회는 하나님이 베풀어주신 "은총"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은총을 받기 전에는 본래적으로 부여된 자연적 능력으로 행하는 것이 가능하며, 은총을 받기 위해 준비하는 단계와 세례를 받은 후 주입된 은총을 받아 "상존은총" "성화은총"으로 완전한 자가 되어 공로의 보화를 쌓을 수 있게 된다고 본다. 이처럼 은총을 받는 선택을 한 능동적 선택이 공로가 된다는 점에서 로마 가톨릭교회는 "신인협력 사역"을 강조한다고 볼 수 있다.
이처럼 트렌트 공의회를 통해 알 수 있듯이, 로마 가톨릭교회에서는 인간의 의지와 역할이 성화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고 보며, 하나님의 은총과 인간의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한다고 할 수 있다.
1.3.2. 로마 가톨릭교회의 인간론
로마 가톨릭교회의 인간론은 타락 전과 타락 후의 인간 상태를 어떻게 규정하는지에 따라 성화의 가능성 및 성질이 결정된다. 아퀴나스에 의하면 하나님에 의해 창조된 인간은 인간본성 자체가 지닌 모든 자연적 능력과 기능을 하나님으로부터 아낌없이 부여받았다. 이를 "자연적 의"라고 부르고 이것이 곧 하나님의 형상이다.
타락 후 인간은 어떤 상태가 되었는가? 아퀴나스는 타락 후 인간 본성의 순결성을 유지시켜 주고 있던 신적 호의를 박탈당하게 되었다고 한다. 인간 본성의 순결성=자연적인 의, 신적 호의=덧붙여진 선물을 의미한다. 아퀴나스에 의하면 타락해도 인간 본성과 결부되어 존재하는 자연적 의는 상실되지 않은 채 여전히 존재한다. 타락의 여파는 덧붙여진 선물에만 영향을 미친다.
이것은 인간 자체를 "낙관적"으로 보는 시각을 낳게 된다. 타락했으나 여전히 자연적인 의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인간 타락의 부패로부터 자유로운 부분이 생기게 된다. 즉 로마 카톨릭의 인간성은 전적타락이 아닌, "부분박탈"이다.
반면 종교개혁 신학은 로마 가톨릭과는 다르게 인간의 전적타락과 전적 부패를 강조한다. 전적 타락이 하나님의 형상의 파괴되어 없어진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인간에게 남아있는 것은 끔찍하게 썩어버린 하나님의 형상이라는 의미에서 전적타락/부패이다.
이처럼 로마 가톨릭교회의 인간론은 타락 전후의 인간 상태에 대해 낙관적으로 바라보며, 인간이 여전히 자연적 의를 가지고 있다고 보는 반면, 개혁신학은 인간의 전적타락과 전적 부패를 강조하는 관점의 차이를 보인다.
1.3.3. 로마 가톨릭교회의 준비적 의지론
로마 가톨릭교회의 준비적 의지론은 인간의 역할과 책임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만약 누구든지 믿음으로만 불경건한 자가 의화 되며, 의화의 은혜를 얻기 위해 협력해야 할 것은 아무것도 없으며, 자신의 의지를 움직여 준비를 하며 성향을 갖추는 일이 필요 없다고 말하는 자는 저주가 있을지어다. 이는 로마 가톨릭교회에서 인간이 반드시 자신의 의지를 미리 움직여서 의화에 합당한 성향과 욕구를 갖추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인간은 반드시 자신의 의지를 움직여 준비하고 성향을 갖추어야 하며, 이는 하나님의 선행적 은총으로 가능하게 된다. 그래서 인간은 하나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