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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철학 개념의 역사적 발전
1.1. 경험론과 관념론
경험론과 관념론은 서양 근대철학의 대표적인 두 주류 사상이다. 경험론은 지식의 원천을 감각 경험에서 찾는 반면, 관념론은 지식의 기원을 인간의 이성에서 찾는다는 점에서 대조된다.
경험론자들은 인간의 지식은 오직 감각 경험에서만 비롯된다고 주장한다. 대표적인 경험론자로는 로크, 버클리, 흄 등이 있다. 그들은 인간의 마음은 태어날 때 백지 상태인 '타블라 라사'와 같아서, 감각 경험을 통해 얻은 단순한 관념(impression)들이 점차 복잡해져 지식이 형성된다고 보았다. 예를 들어 붉은색, 단단함 등의 단순 관념이 결합하여 사과라는 복잡한 관념이 만들어지는 식이다. 따라서 경험론자들은 인간의 지식은 경험을 넘어설 수 없다고 주장한다.
반면 관념론자들은 인간의 이성이 지식의 원천이라고 믿는다. 대표적인 관념론자인 데카르트는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Cogito ergo sum)"라고 말하며, 이성을 통한 자기 인식이 모든 지식의 기반이 된다고 주장했다. 또한 칸트는 경험 자체는 감각적 요소와 선험적 요소가 결합한 결과물이라고 보았다. 즉 시간과 공간이라는 선험적 직관 형식을 통해 대상을 인식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관념론자들은 인간의 이성이 대상 세계를 구성한다고 믿었다.
이처럼 경험론과 관념론은 지식의 기원을 각각 감각 경험과 이성에서 찾는다는 점에서 대립적인 입장을 취한다. 하지만 이후 철학자들은 양자의 절충을 시도하여 새로운 철학적 지평을 열어나갔다.
1.2. 근대 철학의 발전
근대 철학의 발전은 경험론과 합리론의 대립 속에서 이루어졌다. 데카르트의 합리론은 인간의 이성이 진리를 발견할 수 있다고 주장했지만, 흄의 경험론은 우리가 어떤 절대적 진리도 알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대립 속에서 칸트는 양측의 장점을 종합하여 새로운 철학을 제시했다.
칸트는 전통적인 형이상학을 비판하고, 인간 이성의 한계와 역할을 규명하고자 했다. 그는 우리가 인식할 수 있는 대상은 우리 자신의 감성적 직관과 지성의 범주에 의해 구성된 현상 세계라고 주장했다. 즉, 대상 자체(물자체)는 우리가 인식할 수 없는 영역이며, 우리가 인식할 수 있는 것은 현상세계일 뿐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인식론에 기초하여 칸트는 우리가 당연한 진리라고 믿었던 것들도 사실은 우리 자신의 인식 능력에 의한 구성물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같은 칸트의 견해는 이후 독일 관념론의 발전에 큰 영향을 주었다. 피히테, 셸링, 헤겔 등 독일 관념론자들은 칸트의 문제의식을 계승하면서도 보다 체계적이고 포괄적인 철학 체계를 구축하고자 했다.
피히테는 칸트의 초월적 자아 개념을 발전시켜 절대적 자아를 주장했다. 그에 따르면 세계는 절대적 자아의 산물이며, 자아는 스스로를 창조해 나가는 능동적 존재이다. 셸링 또한 자연과 정신의 동일성을 주장하며, 예술을 통해 절대자를 직관할 수 있다고 보았다.
헤겔은 피히테와 셸링의 견해를 종합하여 변증법적 체계를 구축했다. 그는 정신의 발전 과정을 변증법적으로 설명하면서, 절대정신의 실현 과정이 곧 역사의 진보라고 주장했다. 이를 통해 그는 보편적 이성의 체계인 철학을 구축하고자 했다.
이처럼 근대 철학의 발전은 경험론과 합리론의 대립에서 시작되었지만, 칸트와 독일 관념론을 거치면서 점차 체계화되고 포괄적인 철학 체계로 발전해 나갔다고 볼 수 있다.
2. 주요 철학자들의 미학 이론
2.1. 칸트의 미학
칸트의 미학은 『판단력 비판』에서 자세히 다루어지고 있다. 칸트는 인간의 인식과 실천, 경험과 판단에 있어 감정의 중요성과 의미 등을 주목하고 있다. 특히 인간이 무엇을 바라고 느끼는가에 대한 문제에 주목하는데, 이는 현실과 이념의 상관관계 하에서 느낌과 정서적 이해가 성립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칸트의 미학은 예술품 또는 자연 대상물에 대한 미적 판단이 아니라, 대상물의 표상과 오성이라는 개념 사이의 관계를 판단하는 것이다. 여기서 오성이란 대상을 파악하고 인식하는 능력이며, 이성은 눈에 보이지 않는 무언가를 추구하는 것이자 경험의 이면을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이다.
칸트에 따르면 지각 현상은 외부로부터 주어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