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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자살에 대한 사회학적 접근
1.1. 자살에 대한 개인적 vs. 사회적 견해
우리는 자살에 대해 주로 두 가지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다. 첫 번째는 개인적인 차원의 자살이다. 예를 들어 어떤 아내가 남편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인해 큰 충격을 받아 우울증에 걸리게 되고, 그 결과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며 자살하게 되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이러한 관점에서는 자살을 개인의 내적 문제나 심리적 요인에 의한 것으로 이해한다.
두 번째는 사회적인 차원의 자살이다. 어떤 재수생이 자신의 시험 성적이 낮게 나오자 대학 진학이 어렵게 되었다는 것을 비관하여 자살하게 된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이러한 관점에서는 자살의 원인을 개인적인 것이 아닌 사회적인 요인에서 찾는다. 즉, 입시 중심의 경쟁적인 교육 현실이 자살의 배경이 되었다고 보는 것이다.
이러한 두 가지 시각은 자살을 어떻게 바라보는가에 따라 달라진다. 전자는 자살을 개인의 문제로, 후자는 사회적 문제로 보는 것이다. 이에 대해 프랑스 사회학자 에밀 뒤르켐은 저서 『자살론』을 통해 자살의 원인은 사회적인 것에 있다고 주장한다. 그에 따르면 자살은 사회적 사실이며, 개인적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다.
즉, 뒤르켐은 자살이 단순히 개인의 선택이나 심리적 요인에 의한 것이 아니라, 사회적 요인에 의해 결정된다고 보았다. 현재 자살에 미치는 사회적 요인이 중요하다는 점은 인정되고 있지만, 과연 자살을 사회적인 것으로만 볼 수 있을까? 개인의 영향력은 사회에 비해 미미한 것일까? 이에 대해서는 좀 더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1.2. 자살의 유형: 이기적, 이타적, 아노미성 자살
뒤르켐은 자살을 개인적인 문제가 아닌 사회적인 문제로 바라보며, 자살의 유형을 이기적 자살, 이타적 자살, 아노미성 자살로 구분하였다. 이기적 자살은 사회적 통합이 불충분한 경우에 발생하며, 개인주의적 성향이 강한 사회에서 나타나는 자살 유형이다. 개인이 사회로부터 고립되고 유리되어 있을 때 이기적 자살의 위험이 증가한다.
반면 이타적 자살은 사회적 통합이 지나치게 강한 경우에 발생한다. 개인의 삶이 집단 속에 완전히 잠식되어 개인의 자율성이 상실되면 이타적 자살이 일어날 수 있다. 자신의 생명보다 집단의 이익을 더 중요하게 여기게 되어 자신을 희생하는 모습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아노미성 자살은 사회적 규범과 질서가 붕괴된 상황에서 발생한다. 급격한 사회변동으로 인해 도덕적 기준과 규범이 부재한 상태에서 개인이 극단적 선택을 하게 되는 것이다. 경제적 위기나 사회적 혼란 속에서 개인이 무력감과 좌절감을 느끼며 자살로 이어지는 경우가 아노미성 자살에 해당한다.
이처럼 뒤르켐은 자살의 유형을 사회적 통합도에 따라 구분하며, 개인적인 차원을 넘어서 사회구조적인 요인이 자살에 미치는 영향을 강조하였다. 이는 자살에 대한 기존의 심리학적 관점을 거부하고, 사회학적 관점에서 자살을 설명하고자 한 그의 노력이 반영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1.3. 자살과 사회적 요인의 관계
자살과 사회적 요인의 관계는 매우 밀접하다. 자살은 단순히 개인의 선택이나 정신적 문제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복잡한 사회적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