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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건축가 김수근
1.1. 김수근의 생애
김수근은 1931년 2월 20일(음력) 함경북도에서 태어났다. 그는 당시 한국에 근무 중이던 미군 병사를 통해 처음 건축을 접하게 되었고, 건축가가 되겠다는 생각을 굳혔다. 1950년 서울대학교 건축학과에 입학하였으나, 한국전쟁의 발발로 학업을 중단하고 1951년 일본으로 건너갔다. 이후 1954년 동경예술대학교에 입학하여 스승인 요시무라 준죠를 만나게 되었다. 1960년 동경대학교 석사과정을 수료하고, 동년 국회의사당 현상설계에 참여하여 1등으로 당선되었다. 1962년 동경대학교 박사과정을 수료한 그는 1963년 최순우를 만나 한국의 미와 멋을 알게 되었고, 벽돌건축시대를 열어갔다. 1966년에는 '월간 공간(空間)'을 창간하여 발행하였고, 1969년에는 한국종합기술개발공사에 참여하였다. 1972년에는 ㈜공간그룹을 설립하였으며, 1986년 6월 14일 55세의 나이로 서거하였다."
1.2. 김수근의 건축 철학
김수근의 건축 철학은 한국의 전통미를 현대건축에 구현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는 "벽돌은 한국에서 구하기가 용이하고 또한 벽돌의 거친 질감이 한국인의 기호에 맞아 떨어진다."고 말하며, 주로 붉은 벽돌을 외장재로 사용하였다. 그의 작품에서 벽돌은 한국의 거칠고 견고한 정서를 재해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또한 김수근은 인간 중심의 공간을 강조하는 건축 철학을 구축하였다. 그의 중기 건축 작품에서는 전통 가옥의 인간적 규모를 현대건축에 적용하였으며, 매개공간과 전이공간의 성격을 잘 드러내어 전체적인 공간 경험을 극대화하고자 하였다. 특히 콘크리트, 벽돌, 목재 등의 재료가 지닌 질감과 색감을 통해 공간의 분위기를 효과적으로 연출하였다.
더불어 김수근은 건축에서 사용자의 감각적 경험을 중시하였다. 그의 후기 작품에서는 볼륨, 세그먼트된 공간, 비어있는 공간 등을 통해 사용자에게 직접적인 감각 자극을 제공하고자 하였다. 또한 재료의 질감과 색감을 통해 따뜻하고 내밀한 분위기를 연출하거나, 낯설고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하여 공간 경험을 극대화하고자 하였다.
종합적으로 김수근의 건축 철학은 한국의 전통미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고, 인간 중심의 공간을 추구하며, 사용자의 감각적 경험을 중시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1.3. 김수근의 작품 세계
1.3.1. 초기 건축
김수근의 초기 건축은 표현적이고 조형적인 건축어휘를 구사하여 대표작품들을 선보였다. 1960년대에 그는 국회의사당, 자유센터, 워커힐 등을 설계하였는데, 이 시기의 작품들은 강한 이미지와 기념비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다. 그는 주재료로 노출 콘크리트를 사용하여 거친 질감과 강렬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