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디자인과 문화: 일본 전통공간의 현대적 해석
1.1. 일본 전통공간의 특성
일본 전통공간의 특성은 자연친화성, 초월성, 모호성, 순수성, 재생성, 비움(空), 연속성, 융통성으로 특징된다. 일본 전통공간은 일본의 자연관, 사고관, 사상과 함께 일본인 특유의 미의식과 다실 등의 형성배경을 기반으로 독특한 특성을 가지면서 발전해왔다.
구체적으로, 일본 전통공간의 자연친화성은 건축과 자연이 하나의 유기체로 융합되어 상호작용하는 모습을 보인다. 자연을 훼손하지 않고 그 속에 건축물을 조화롭게 배치하며, 건축물과 자연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
초월성은 일본인의 종교적 사고와 관련되는데, 공간 내에서 정적이고 침묵하는 분위기를 연출하여 사용자로 하여금 일상을 초월한 정신적 경지에 도달하게 한다.
모호성은 내부와 외부, 빈 공간과 찬 공간의 경계가 모호하게 처리되어 공간의 한계를 모호하게 만든다. 이를 통해 공간 내에서의 감각적 경험을 풍부하게 한다.
순수성은 건축 재료의 순수한 속성을 드러내며, 자연스러운 색채와 질감을 강조한다. 이를 통해 공간 내에서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재생성은 공간의 가변성을 의미하는데, 공간이 시간의 흐름과 더불어 지속적으로 변화하고 재생산된다. 이를 통해 공간이 정적이지 않고 역동적인 성격을 가지게 된다.
비움(空)은 공간에서 비어있는 부분을 적절히 활용하여 사용자의 상상력을 유발하고 새로운 경험을 제공한다. 비움은 곧 채움의 반대편에 위치하여 균형을 이룬다.
연속성은 공간과 공간, 건축물과 자연이 매끄럽게 이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통해 공간이 연속적으로 경험되며, 공간과 사용자 간의 상호작용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
융통성은 공간의 가변성과 밀접히 연관되는데, 공간의 용도나 기능이 유연하게 변화할 수 있는 특성을 지닌다. 이를 통해 공간이 다양한 요구와 상황에 적응할 수 있다.
이처럼 일본 전통공간의 특성은 일본인의 자연관, 종교관, 미의식 등이 반영되어 독특한 공간적 특성을 형성해왔다.
1.2. 쿠마 겐코의 공간 디자인
쿠마 겐코는 건축을 지우는 것(erase architecture)을 궁극적 목적으로 추구한다. 이는 건축물이 주변의 자연환경과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으로, 자연과 인간을 유기적 통합체로 파악하여 인간이 자연을 변형시키기보다는 자연에 순응해야한다는 자연에 대한 경외심과 더불어 일본인의 정서 및 미의식을 담은 일본 전통 특성을 표현한 것이다.
쿠마 겐코의 공간 디자인은 환경과 공간의 조화를 추구한다. 그는 공간을 표현함에 있어서 주변환경과의 대립이 아닌 최대한 공간을 그 대지에 근접하게 표현하기 위해 바로 세워 올리지 않으며, 이에 땅 속을 파서 묻는 형태를 취하거나 해당되는 공간을 최대한 낮게 형성하여 순응성을 보이면서 대지와의 조화를 형성하고자 했다. 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