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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민주주의의 개념과 특성
1.1. 민주주의의 정의와 발전
민주주의(democracy)의 어원은 데모스(demos, 가난한 다수의 사람)와 크라토스(kratos, 권력 혹은 지배)의 합성어로, 고대 그리스 시대에는 수적으로 우세한 무식하고 가난한 사람들이 권력을 행사하는 정치체제를 의미했다. 그러나 문명이 발전하고 교육받은 인민들의 경제적 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민주주의의 의미는 긍정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이것은 링컨 대통령이 제시한 "인민의, 인민에 의한, 인민을 위한 통치"라는 정의를 통해 잘 나타난다. 이는 민주주의에서 정치권력이 인민에게 귀속된다는 주권재민의 의미를 담고 있으며, 정치권력이 인민에 의해 행사된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렇게 인민 다수의 합의를 통해 정치공동체의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것이 민주주의의 본질이다. 그러나 민주주의는 단순히 문제 해결을 위한 수단이 아니라, 자유롭고 평등하며 합리적으로 살아가고자 하는 개인의 도덕적 특성을 실현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즉, 민주주의는 그 자체로 고유한 의미와 가치를 지니고 있다.
민주주의에 대한 이해는 크게 규범적 관점과 경험적 관점으로 나뉜다. 규범적 관점은 철학자들이 제시한 이상적인 민주주의관으로, 목표 제시에 적합하다. 반면 경험적 관점은 실제로 실천되고 있는 정치적 방식으로, 실제 현실을 설명하는 데 유용하다. 이 두 관점 간의 괴리가 존재했으나, 점차 이상과 현실의 중첩을 인정하고 조화를 모색하려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이를 통해 민주주의는 현실 민주정치를 설명할 수 있는 동시에 정치개혁을 안내할 수 있는 규범성을 가질 수 있다.
1.2. 민주주의의 이상과 현실
민주주의의 이상과 현실은 서로 중첩되면서도 일정 부분 괴리가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민주주의를 이상적인 관점에서 볼 때 그것은 규범적이고 철학적인 성격을 갖게 되는데, 이는 민주정치의 원리나 규범, 가치 등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이러한 이상적 관점은 고대 아테네의 직접민주정치와 로마의 공화정에서 비롯되었다. 반면 현실적 관점에서 민주주의는 현대 국가의 정치방식으로 이해되며, 이는 경험적이고 실증주의적인 성격을 갖는다. 18세기 이후 자유민주주의가 발전하면서 경험주의와 결합하였고, 20세기 들어 실증주의적 관점에서 민주주의를 바라보는 정치학 행태주의 등이 발전하게 되었다. 대표적으로 그레이엄 왈라스는 정당이 인간 본성의 실제에 가장 효율적으로 조정된 현대적 정치제도라고 보았는데, 이는 고전적 민주주의 이론과 경험적 민주주의 이론의 가교 역할을 하였다. 이후 조지프 슘페터의 경험주의적 엘리트주의 민주주의 이론은 현대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실제 모습을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하지만 이러한 이론은 민주주의의 규범적 의미를 제거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결국 민주주의의 이상과 현실은 완전히 중첩되지도, 완전히 괴리되지도 않고 일정 부분 중첩되면서도 괴리되는 관계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민주주의 개념은 현실 민주정치를 설명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면서도 정치개혁을 안내할 수 있는 규범성을 갖추게 된다.
1.3. 민주주의와 평등한 시민권
민주주의는 공동의 문제를 논의·결정하는 과정에 모든 시민들이 평등한 자격으로 참여할 수 있음을 뜻한다. 하지만 민주정치의 발전 초기부터 모든 사람들이 평등한 시민권을 향유했던 것은 아니었으며 오히려 그 시작에서는 정치적 평등주의와 거리가 멀었다. 이렇게 소외되었던 사람들이 정치에 참여하는 자격을 획득하면서 정치의 주체로 등장하는 과정은 민주주의의 발전 과정과 일치한다고 볼 수 있다.
오늘날의 시민이란 개념은 약 500년 전 중세 말 유럽 도시에서 처음 사용되었는데, 적용 집단이 점차 확장되고 의미도 정교하게 발전하였다. 근대에 들어서도 처음에는 재력 있는 남성만 정치 참여 자격을 가지다가 미국혁명과 프랑스혁명을 거친 후 시민권 적용 집단이 크게 확장되었다. 두 차례의 세계대전으로 유럽과 아시아에 국민국가 체제가 늘어나면서 시민권도 크게 확장되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서구 국가들이 투표 자격에 엄격한 제한을 두었고 시민권이 보편적으로 주어지지는 않았다. 그리고 아직도 세계 곳곳에 분리주의적 경향, 종교적 근본주의 운동, 독재체제가 남아있어 21세기인 오늘날에도 시민권은 제한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역사를 보면 시민권의 확장과 축소에는 세 가지 교훈이 있다. 첫째, 시민권은 사회운동이 평화적·폭력적 방법으로 시민권의 확장을 요구했을 때 발전했다. 둘째, 경제 성장기나 실업률이 낮을 때는 시민권 확장 운동이 활발했고, 경제 침체기나 실업률이 높을 때는 시민권 제한이 활발했다. 셋째, 시민권은 강한 국민국가들이 식민주의를 끝내고 민주주의로 나아가려 할 때 더욱 확장했다는 것이다.
민주화의 과정은 아직도 완성되어 가고 있는 중이다. 형식적으로 시민권이 보장된 사회라 해도 실제 행사에는 많은 불평등이 존재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보다 평등한 시민권을 향유하기 위해 계속 노력해야 한다.
1.4. 민주주의와 자유주의
자유주의는 개인의 권리와 자유에 대해 큰 관심을 보이며, 이를 쟁취하기 위한 과정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