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풍수지리의 역사와 현대인의 삶
1.1. 서론
풍수, 미신이라 치부하는 사람들도 많겠지만 믿는 사람들도 꽤나 있다. 그리고 자신이 풍수지리를 믿지 않는 사람이라도 묘, 주거입지, 건물입지 등과 관련하여 기본적인 풍수지리를 채택하는 경우가 많다. 풍수지리가 확실히 근거 없는 것이라는 점이 밝혀지지 않는다면, 아마 지속될 학문일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인기를 끌지는 못했지만, 풍수지리와 관련한 영화가 등장하기도 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명당에 대한 생각이 별로 없었다면 이러한 영화가 제작되기도 어려웠을 것이다. 본론에서는 과거부터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역사에 상당한 영향을 끼친 '풍수지리'에 대해 간단히 알아보고 풍수지리가 나아가야 할 길과 현대인과의 관계에 대해 서술해보도록 하겠다.
1.2. 풍수지리란?
풍수(風水)는 자연 환경과 인간의 삶이 조화를 이루는 것을 중요시하는 사상이다. 풍수지리(風水地理)의 핵심은 생기(生氣)를 취하는 데 있으며, 생기를 만드는 기본적인 조건은 바람(風)과 물(水)이다. 즉, 장풍(藏風)과 득수(得水)에 의해 이루어지기에 풍수(風水)라는 말이 사용되었다고 볼 수 있다.
풍수지리는 음양오행(陰陽五行)을 기초로 정리된 학문이다. 산은 움직임이 없는 정지된 존재이므로 '음'이라 하며, 물은 흐르는 움직임이 있으므로 '양'이라 한다. 이러한 음양의 조화가 잘 이루어진 곳에서 혈(穴)이 형성되게 된다.
풍수지리학은 크게 양택(陽宅) 풍수와 음택(陰宅) 풍수로 구분된다. 양택 풍수는 집과 건물의 터를 선정하는 것이고, 음택 풍수는 묫자리를 선정하는 것이다. 양택과 음택 모두 지기(地氣)의 영향을 받아 발복(發福)이 나타나는데, 음택은 발복의 속도가 느리지만 오랫동안 지속되며, 양택은 현재 거주하는 사람에게 영향을 준다.
풍수지리에서는 산의 능선을 용(龍)이라 하며, 산맥의 경우 용맥(龍脈)이라 한다. 산맥의 흐름이 내려와 생기는 곳이 혈(穴)이다. 혈에는 대혈, 중혈, 소혈이 있으며, 산은 형태에 따라 화성, 토성, 목성, 수성, 금성으로 분류된다. 혈은 용맥으로부터 공급받은 생기가 모여있는 곳이다. 사격(四格)은 혈의 전후좌우에 있는 모든 산과 바위를 말한다. 사격이 혈을 잘 보호해야만 혈의 생기가 유지된다. 또한 혈에 양기인 물이 있어야 하는데, 혈을 물이 감싸주면 최고의 조건이 형성된다고 볼 수 있다.
이처럼 풍수지리는 자연 환경과 인간의 조화를 중시하는 사상으로, 인간의 삶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왔다.
1.3. 풍수지리의 역사
1.3.1. 고대부터의 풍수지리
우리나라는 고대부터 기초 풍수지리와 관계된 주거선정이 이루어졌다. 풍수가 발달한 이유는 우리나라가 유독 산이 많은 지형인데다가 곳곳에 물줄기가 흐르기 때문이다. 고대국가가 성립되게 되면서 도읍지 선정, 왕실의 능묘 선정, 사찰선정 등에 풍수지리가 적극적으로 활용되기 시작하였다. 왕실과 귀족을 중심으로 성행하던 풍수지리는 점차 민간에까지 확대되게 되었다.
1.3.2. 고려시대의 풍수지리
고려시대의 풍수지리는 후삼국 시대 말기부터 본격적으로 발달하기 시작했다. 당시 왕권의 약화로 지방 호족 세력이 크게 성장하게 되면서, 지방 호족들은 자신들의 정통성을 증명하기 위해 풍수지리설에 입각하여 자신의 근거지를 명당화하고 사상적 기반을 견고하게 다졌다. 이러한 사회적 흐름은 고려 시대로 이어지게 되는데, 고려 태조 역시 자신의 근거지인 개경을 명당으로 공표하여 수도로 삼는 데 풍수지리설을 이용하여 자신의 정당성 및 정통성을 확고히 하고자 했다. 개경은 장풍득수(藏風得水)와 내기불예(內氣不洩)의 풍수지리적 특징을 가진 곳으로 여겨졌다. 또한 고려의 '훈요십조'에는 풍수지리와 관련된 가르침이 포함되어 있어, 당시 풍수지리가 국가 정책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이처럼 고려시대 풍수지리는 왕실과 귀족들을 중심으로 성행하면서 국가 통치와 정통성 확보에 활용되었다."
1.3.3. 조선시대의 풍수지리
조선시대의 풍수지리는 새로운 왕조의 정통성과 호기로운 기세를 펼칠 수 있는 근간을 마련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조선 왕조는 풍수지리에 입각하여 궁을 건립하며 새로운 왕조의 안녕을 기원함과 동시에 조선의 정통성과 기세를 널리 알려 확고히 하고자 하였다.
풍수지리는 기본적으로 음양오행을 바탕으로 산의 능선을 나타내는 용(龍), 건물이 들어서는 장소를 뜻하는 혈(穴), 혈의 생기를 보호해 주는 산과 바위를 말하는 사(砂), 용을 다정하게 감싸 기운을 모으는 역할을 하는 수(水), 기운의 흐름을 결정하는 향(向)을 따져 명당을 선정한다.
이를 바탕으로 조선 왕실의 여러 궁에서 풍수지리적 특성을 확인할 수 있다. 영조의 잠저로 사용되었던 창의궁의 터는 백악산 줄기가 잘 감싸고 있으며 배운동천과 만리뢰의 두 물줄기가 만나는 사이에 자리 잡아 용과 수의 기운이 조화로운 곳이었다. 광해군의 잠저였던 이현궁은 응봉산의 기운을 옥류천, 원동천, 계생동천이 합류된 물줄기가 떠받드는 형상의 명당에 자리 잡고 있었다. 또한 고종의 잠저이자 흥선대원군의 거주지였던 운현궁은 응봉산 줄기가 운현고개에서 과협하여 파자교 물줄기 사이에 남향으로 위치하고 있었다.
이처럼 조선 왕실의 궁터는 전형적인 배산임수 지형으로 용맥이 불길을 만나 혈을 맺을 수 있는 진현지에 위치해 있었다. 이는 용이라 일컬어지는 산의 기운이 물길을 만나 온전히 보전되어 조선왕실이 영세와 대권을 누릴 수 있는 역할이 수행될 수 있도록 기대가 담긴 풍수지리적 위치 선정이었다.
한편, 조선시대 풍수지리는 민중의 안온한 삶을 수호하는 수단으로 그 중심을 옮겨갔다. 즉, 땅과 바람, 물의 기운을 받아 좋은 기운을 받으려 하던 다소 추상적인 풍수지리의 활용 범위가 농사가 잘되는 땅, 가뭄이 들지 않는 땅, 홍수로부터 안전한 땅 등과 같이 보다 민중의 실생활에 밀접한 영역으로 이동 및 확대된 것이다. 이처럼 좋은 땅을 연구하고 발견하는 행위가 갈지낙토사상(吉地樂土思想)으로 연결되면서 민중들 사이에서 풍수지리는 큰 화제로 떠올랐다.
한편, 전 사회적으로 뿌리 깊게 자리 잡은 조선시대의 유교사상과 풍수지리가 만나며 이제까지는 살아있는 인간의 삶을 이롭게 하는 목적의 양택풍수에서 죽은 이의 평안을 목적으로 하는 음택풍수가 성행하게 된다. 이러한 기조는 왕족, 양반, 평민의 구분 없이 전 계층에서 일어났다.
이처럼 조선시대 풍수지리는 양택풍수뿐 아니라 음택풍수까지 아우르고 있다는 점에서 그 특징이 뚜렷하다. 또한 풍수지리가 민간에까지 넓게 보급되면서 방대한 수요자가 생성되고 이에 다양한 논리와 학설이 정확한 근거와 배경 없이 지속해서 제기되면서 풍수지리설에 관한 이론의 체계가 무너지는 결과를 초래하게 됐다.
1.4. 현대의 풍수지리
1.4.1. 풍수지리에 대한 인식
역사를 좀 아는 사람들이면 풍수지리가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역사에 끼쳐온 영향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을 것이라 본다. 그렇기에 풍수지리에 대해 인지하고 풍수지리에 다소 어긋나는 것 같은 것은 다소 꺼리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이러한 사람들은 극소수에 불구하다. 사실, 집값이 천정부지로 오른 이때에 풍수지리까지 고려해가면서 집을 구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또한, 아파트나 건물 등을 짓는 건축사가 풍수지리적 요건을 모두 고려해 건축을 하게 된다면 기일도 늘어나고 돈도 많이 소요될 것이기에 행하지 않을 것이다. 이처럼 풍수지리에 대한 인식은 최하에 가깝다.
1.4.2. 부자들의 풍수지리
부자들이 집을 살 때 특별히 신경 쓰는 것이 풍수지리이다. 풍수가 좋은 부동산이 부와 성공을 부른다는 것을 알았던 옛 선인들의 지혜가 현재까지도 입지 선정에 있어 중요한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 실제 전두환 대통령이 집권하던 지난 1981년 청와대(과거 경무대) 관저 건물의 현관이 서쪽에서 남쪽으로 바뀌었다. 국내 대표 대기업 삼성도 이병철 회장 때부터 풍수를 중요하게 다뤄왔고, 2008년 11월 서초동 삼성타운으로 사옥을 이전한 데에도 풍수적인 여건이 고려됐다고 전해진다. 특히 한남동은 재물이 모이고 훌륭한 후손이 나오는 터로 평가받는 곳으로, 국내 굴지기업의 재벌가들이 모여 살고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또한 한남동에 위치한 '한남더힐'은 최근 몇 년간 서울 최고 거래가 아파트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대동풍수지리 고제희 대표는 "대기업 오너 가족들의 묏자리는 물론 사옥과 사업장 터, 집무실의 물건 위치까지 풍수지리학적으로 좋은 기운의 터를 물어보는 부자들이 많다"라고 전하며, "특히 서울에서도 강북은 한강 너머로 바라보이는 관악산의 관(冠)이 '갓 관'이듯 관운이 높은 터로, 출세를 통해 귀인이 되기에 탁월한 입지"라고 말한 바 있다. 부자들이 풍수지리를 얼마나 믿는지 모르겠지만, 풍수지리가 상당히 중요하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풍수지리를 중요하게 생각하기에 거금을 들여 구조를 바꾸고 전문가를 초빙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1.4.3. 인테리어 풍수
인테리어 풍수는 실내의 가구 배치와 공간 구성을 풍수지리학적 원리에 따라 설계하는 것을 말한다. 최근 들어 일반 가정과 사무실에서도 인테리어 풍수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인테리어 풍수에서는 주로 침대의 방향, 현관문 위치, 서쪽과 동남쪽의 식물과 조명 배치 등을 중요하게 여긴다. 예를 들어 침대의 위치를 바꾸거나 현관문을 깨끗이 관리하는 것, 거실에 서쪽과 동남쪽에 관엽식물이나 조명을 배치하는 것 등이 대표적인 인테리어 풍수 방법이다. 이러한 행위들은 주거 공간 내 기의 흐름을 원활하게 하여 거주자의 건강과 운을 개선할 수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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